여행 파워블로거이자 우리나라 최초 여행 시인

꽃과 하나가 되어/서로 무아지경에 흠뻑 빠져 있노라면/세상이 다 꽃밭이 되는 삼매에 든다. 애써 삼매경에 빠지려 하지 않아도/봄은 나를 감싸고 세상 시름 다 털어내/잃어버린 나(眞我)를 되찾아 나서게 된다./(배 선희 作 꽃순이 中에서)  지난 2월, 여행 파워 블로거이자 우리나라 최초 여행 시인으로 등단한 배 선희 시인이 5월에 펴낸 ‘페이지의 시 여행’이란 시집에 실린 시의 한 자락이다. 

그는 누구인가? 
태고종 종립 동방불교대학 1기 출신의 독실한 불자, 학술세미나에서 중국어를 동시통역할 정도로 중국어에 능통한 인재이자 중국 전역을 돌아 본 3인중 1인이자 중국유학 1호, 37년간 198개국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 기록을 블로거에 담아 지난 2013년 네이버가 선정하는 한국여행 부문 파워블로거, 대한민국 1호 파워블로거 등단시인이며, 여류 여행 시인 1호, 그가 배 선희다. 그는 최고의 문화 외교관을 꿈꾸며 아직도 전 세계를 떠날 채비를 준비하고 있다. 

블로그의 의미
배 작가는 종교와 자연, 두 가지를 인생에서 자신이 꾸준히 알아야 할 것으로 생각해 불교공부와 여행을 시작했다. 불교공부를 하다 보니 한문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중 수교가 되기 전인 1990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대학에서 유학을 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또 동방불교대학에 1기로 입학해 불교공부를 파고들기도 했다. 시인이기에 앞서 21세기 여행가로 전 세계 198개국을 순회하며 여행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감성을 블로거에 기록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단지 여행이 좋아 길을 떠났고 지금도 길에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자신의 여행 경험을 일반인들과 나누고자 블로거를 만들었다. 2011년 4월 18일부터 5년 3개월 동안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여행 지도를 만들면서 여행 중 보아온 하늘과 땅, 사람(천. 지. 인)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왔는데 그것을 시로 옮기면서 페이지의 시 여행이 발간되게 되었다. 페이지의 시 여행은 배선희 작가가 월간 모던포엠 에서 시인으로 등단을 하게 되면서 펼쳐낸 시집으로 작가의 블로그 닉네임인 페이지를 그대로 사용하여 시집을 내었다. 페이지란 닉네임의 뜻은 매일매일 내 인생의 역사 페이지를 열어서 섬섬 옥수 수를 놓듯이 하루를 살자는 뜻으로 하루하루의 여행기를 작가는 역사를 기록하듯 현재도 블로그에 담고 있다. 

여행의 힘
“길 위의 사람이 돼 여행을 다닌 이유는 노년을 고민했기 때문이다. 한 영화에서 쓸쓸히 벤치에 앉아 있는 노년의 한 장면을 봤다.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정답이 없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종교와 자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여행가가 아닌 여행자로 불러 주기 바란다. 여행가는 직업이지만 여행자는 자유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순수한 여행자로 남고 싶기 때문이다. 그가 37년간 198개국을 여행하며 17년 동안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잃지 않았던 건 이 정신이다. 그가 지금까지 책을 쓰지 않고 SNS를 통해 소통한 이유도 돈으로 인해 자신의 의미가 퇴색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상의 목표를 지구를 한바퀴 돌아보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여행은 불교를 실천하고 자연과 만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여행은 자신을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시집의 특징 
그가 우리 강산 곳곳을 다닌 지는 5년 3개월째다. 그는 문화재가 있는 전통사찰 973개를 중심으로 여행을 설계하고, 그 지역의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들을 기록하고 있다. <페이지의 詩 여행>은 여행을 하면서 품고 새긴 말들 39편을 모은 책이다. 이 가운데 낙산사 해수관음상을 으뜸으로 꼽았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관음상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책에 모두 담지 못한 말과 사진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책 속에 남겼다. 모든 시의 페이지 상단에는 독자의 스마트폰을 그의 블로그 해당 콘텐츠로 연결해주는 QR코드가 새겨져 있다. QR코드를 넣어 블로그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시에 담지 못한 이야기와 사진,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시는 나눔의 한 방편이므로 더 많은 것들을 시를 계기로 나누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QR코드를 넣은 것이다. 매일 많게는 8만 여명이 방문하는 소통의 공간에서 시는 시집과 연결돼 수많은 댓글들을 양산한다. 자신의 여행 경험을 전달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러한 결실로 나타났다. 처음 발표한 39편의 시는 천지인으로 나누어 “하늘은 시인이다. 땅은 광명이다. 사람은 눈물이다.”는 부재를 달고 사진과 삽화,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시화집이다. 과거에 문인들이 시를 지으면 시에 맞추어 문인화를 그려 넣어 시화집을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시집은 21세기 시화집이라 말할 만하다. QR코드로 작가와 소통코자 하는 그의 철학은 향후 모든 장르의 책에서 구현하려고 한다. 그는 책을 문화의 상생과 융합으로 그리고 종합예술로 본다. 그가 대표로 있는 도서출판 세상만사 http://www.sesangmansa.net의 가 출판계의 혁신을 가져올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는 지난 2000년 고성 건봉사 땅 700만평을 찾아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재를 털어 지적미복구지역을 지적복구를 하였고, 소송을 통해 땅을 찾아 건봉사 소유로 등기를 해줬다. 이 때 건봉사가 되찾은 토지 700만평은 건봉사 사방 10리 크기이다.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 산2번지~7번지, 거진읍 탑현리 산1번지~4번지 일대 임야 500만평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563번지 일대 임야·대지·전답 200만평이다. 그는 “조계종 종법에 따라 되찾아준 망실토지 30%를 보상 받을 수 있다. 700만평의 30%를 노린 승려들로부터 칼침을 맞고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지금도 늑골이 온전치 않지만 원망은 않는다”고 했다. 그 찾은 토지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좋은 취지로 사용되기를 기원했다. 
 그의 시집 59페이지에는 ‘푸른 연꽃 한 송이’라는 제목의 낙산사 방문 후의 소감을 절절히 기록한 시가 있다. / 시공을 돌고 넘어 삼라만상을 눈으로 담아내는 / 세상만사 체험여행길, 오늘도 길 위로 나섰습니다./ 겨울 찬바람에 몸을 감고 구름에 가린 해거름 길가, / 낙산사 해수관음상 앞에 이르로 합장을 하자 / 먹구름 몰아 두 날개를 펼쳐들고 다가오시더니 / 시방정토 가시는 길에 한줄기 빛으로 내리시어 / 관음 석상에 황금빛 옷을 입혀 형상을 나투시다니! / -하략- 

언제나 그의 왕성한 활동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행보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