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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결국 수술대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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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2  16: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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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결국 수술대 오르다 


정부와 여당이 전기요금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논란이 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뿐 아니라 산업용·일반용·교육용 등 용도별 요금의 적정성도 검토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요금 당정 태스크포스(TF)’ 출범 회의에서 “TF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시대 변화에 맞지 않거나 불합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살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누진제는 물론 누진제 집행 과정의 문제점, 더 나아가 용도별 요금체계의 적정성과 형평성에 이르기까지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전기요금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9일까지만 해도 산업부는 누진제 개편은 물론 한시적 완화도 시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는 가구가 늘면서 누진제발(發)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 산업부는 7~9월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전기료 부담을 일부 줄여주기로 했다. 이어 요금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으면서 정책 방향은 채 열흘이 못 되는 사이 180도 선회했다. 사실상 ‘정책 판단 미스’를 인정한 셈이다. 주 장관은 이날 “전기요금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한 TF는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과 손양훈 인천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이현재·추경호·곽대훈·윤한웅 의원과 우태희 산업부 차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소비자단체 대표 등 13명이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우선 검토 대상은 가정용에만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단계를 축소하고 누진율을 줄이는 방안이다. 현행 누진제는 사용량이 매 100㎾h 증가할 때마다 6단계로 단가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구조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 전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된 영향이다. 다만 누진제 폐지를 비롯해 산업용 전기요금 등을 아우르는 전기요금체계 전반의 개편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돌려 로드맵 정도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누진단계 축소도 전체 단계를 낮출지, 원가보다 낮은 1∼2단계를 위 단계로 통합할지 등을 둘러싼 격론이 불가피하다. 전기요금 당정 TF는 첫 회의 후 기자회견문을 내고 “그간 주택용 누진제는 누진단계, 누진배수 등 측면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면서 “이번에 주택용 누진제를 포함해 전기요금 체계상 불합리한 사항을 국민 시각에 맞춰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현재 6단계인 누진 구간이 3단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정은 2013년에도 누진제 논란이 일자 3단계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한 바 있다. 지금도 이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도 누진 구간을 3단계로 줄이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정부와 한전도 원칙적으로 누진제 개편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한다는 것은 최저구간 대비 최고구간의 전기요금 누진율을 현재 11.7배에서 크게 완화한다는 얘기다. 2012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검토한 보고서에 따르면 누진제를 3단계, 최고 3.6배로 조정할 경우 6단계 가구의 월평균 요금은 4만4804원, 4단계 가구는 4060원씩 각각 내려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체 구간을 일률 통합해 단계를 낮출지, 전기요금 원가보다 낮은 1∼2단계를 통합해 높일지 등에 따라 요금 인하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전체 구간이 통합되면 상대적으로 요금이 높은 구간의 소비자들의 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크다. 다만 이 경우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대신 현재 원가보다 낮은 1∼2단계를 통합해 올리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이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등 별도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당정은 누진제와 함께 산업용·일반용 등 전반적인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검토하기 위해 TF 내에 용도별 요금체계반, 누진체계 개편반 등 2개 작업반을 구성했다. 그러나 전기요금체계 개편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인 전력공급체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정 TF도 “용도별 요금 부담의 형평성과 전력수급 영향, 소득재분배 효과, 경제적 효율성, 에너지 신산업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원료비 연동제 등도 검토하지만 전기는 원료가 원전·석유 등으로 나뉘어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시간별 차등 선택요금제 등도 스마트전력량계(AMI)가 모든 가정에 보급돼야 하기 때문에 일러도 2022년은 돼야 가능하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누진단계를 3단계, 누진율을 3배로 할 때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의 요금은 다소 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의 요금은 크게 줄어든다. 예컨대 한 달 전기사용량이 601kWh(1.5kW 에어컨을 하루에 13시간 20분씩 한 달간 틀 수 있는 전력량)인 가구는 요금이 6단계에선 21만8150원이지만 3단계에선 15만7319원으로 25.9% 줄어든다. 반면 50kWh를 쓰는 가구는 3910원에서 6936원으로 2배가량으로 요금이 늘어난다. 구간이 합쳐지면서 kWh당 요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누진단계 축소에 따른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쿠폰) 발행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과 일반용, 교육용 전기요금 개편 작업은 중장기적인 과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큰 방향은 주택용보다 저렴하고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는 산업용이나 일반용 전기요금의 상향 조정이다. 주택용과 형평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기업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비용 부담이 늘어나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오히려 요금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칠 수 있는 만큼 당정 TF를 통해 요금체계를 다각도로 검토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전압, 시간 등 조건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선택요금제를 가정용 전기에도 적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선택요금제는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봄가을과 심야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현재 산업용 및 일반용 전기는 선택요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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