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남 암살, 정권 유지 위해 피붙이까지 없애다
잔혹한 북한 정권, 국제사회가 함께 응징해야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였던 김정남이 피살되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은 김정일과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집권한 뒤로는 북한에 돌아가지 못한 채 해외를 전전했다.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꼽혔던 김정남은 2001년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 이후 권력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이번 김정남 피살사건은 북한이 사주한 국제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반인권·반인도주의적인 공포정치로 권력유지를 꾀하는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는 듯하다. 

글:편집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2월 13일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2명의 여성에게 독침을 맞고 살해당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다국적 청부 암살단'의 공격으로 살해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용의자들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월 17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 온라인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살해 용의자들이 사건 발생 전날인 12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청사에서 범행 장소 주변을 서성이며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중문지 <동방일보>는 현지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용의자 6명이 모두 살인 청부를 받은 암살단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 번째로 체포된 시티 아이샤가 쿠알라룸푸르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일해 왔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도와주면 100달러를 주겠단 제안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중국은 관련 소식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반북 감정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북·중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중국의 속내가 보도 통제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보도를 통제하지 않으면 한국과 서방의 김정남 관련 뉴스가 쏟아져 들어와 북한에 대한 중국 내 감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 사건이 북·중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것을 최대한 막는 동시에 한·미·일이 김정남 살해 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활용하는지를 감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정권의 잔학성, 국제 사회의 대응책 시급 
한편, 북한 정권은 지난 2월 15일 2011년 사망한 김정일의 75돌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한 ‘대를 이은 충성’을 독려했다. 며칠 전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이국 땅에서 암살됐지만 북한 내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세습 왕조에 대한 충성 맹세를 했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북극성 2형)을 발사하고, 다음 날 김정남이 피살되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모르는 불안한 북한 정권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기류다. 
최근 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암살만 보더라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국제 공조는 ‘전략적 인내’가 답이 아니다. 한·미·일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동북아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도발을 철저히 응징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해 더욱 실효적인 제재조치를 검토해야 할 때다.
이번 김정남 피살은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입증해 준다.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피붙이까지 제거한다는 것은 북한 정권이 그만큼 불안정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어떻게 도발할지 걱정된다. 정부는 북한이 벌일 다각도의 일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제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반인권적 북한 정권의 처리 문제를 주요 국제 안보의제로 올리는 데도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 김정남 피살과 관련한 반인권적·반인륜적 범죄 혐의를 들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추가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