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재기획(31) 풍수지리 정일균 선생

풍수지리 그 증험적 진실을 밝힌다.
증험사례지로 떠나는 풍수기행 14

유명 문예인(文藝人)들의 生家 기행
3. 모후산인 오지호(吳之湖)의 생가
이번 풍수기행의 목적지는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독상리 둔동마을의 모후산인 오지호 화백의 생가 양택이다.
간산의 목적은, 모후산인을 배출시킨 유명 화백의 생가탐방을 통해서 그 터가 인걸지령의 요인을 지닌 양택의 명당인가를 분석, 평가하는데 있다.

그러나 국가사회의 동량재로서 역사에 남는 인재를 탄생시키는 중요한 변인은 조명의 각도에 따라서 다양하게 구명되는 것이라는 명제를 놓고 그 윤곽에서 풍수지리의 요인도 함께 밝혀나가는 논리 체계를 갖추려고 한다.
왜냐하면 사물을 탐구하는 방법이나 방향이 어느 한 가지로 치우쳐 사시적이고 편견에 경도되는 것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하나의 논리주장은 설득력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필자의 열린생각 때문이다.

오지호 생가에 서 있는 필자

흔히 어느 지역 어느 집안에서 한분야의 특출한 인물이 나고보면 그에 대한 배경을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찾으려고들 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사회인식이다.
그 배경의 하나는 ‘그 집안의 내력(來歷)’이고, 그 둘은 ‘그 집안의 환경’이다.
먼저 그 집안의 내력(來歷)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집안의 내력이란, 한 집안의 대물림되는 어떤 요인의 자취를 말한다.
이를 다른 말로 ‘부전자전(父傳子傳), 피는 못 속인다, 왕대 밭에 왕대 난다.’등으로도 표현하여 인구에 회자된다.
여기서는 한 집안의 인재 배출과 가업(家業)이 대(代)를 이어나가가는 것으로 해석 주제에 접근하려고 한다.

오지호 생가

그 대표적인 집안을 5代째 화가(畵家)가 배출되어 한국 최고의 예맥(藝脈)을 이어 온 전남 진도(珍島)의 양천 허(許)씨 집안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 집안은, 필자가 본주제인 ‘유명 문예인들의 생가 기행’에 맨 먼저 챙겨서 쓰고 싶었던 곳이다. 그러나 生家터를 정확히 적시하는데 따른 정보를 취득치 못해 훗날을 기약하기로 하고 아쉬움을 접었었다. 왜냐하면 ‘운림산방’은 1857년 소치가 50세되던때 고향인 진도에 돌아와서 지은집이어서 생가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허씨집안의 예맥은 한국 뿐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리 흔치 않을 것 같다.
1代 소치(小痴) 허련(許鍊), 2代는 미산(米山) 허형(許瀅), 3代는 남농(南農) 허건(許楗)과 그 동생인 임인(林人) 허림(許林), 4代는 임인의 아들인 임전(林田) 허문(許文; 1941~), 5代는 남농의 손자인 허진(1962~ )이다.
허진 이외에도 같은 5代 항렬로 허재, 허청규, 허은 등이 화가의 길을 지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무등산 춘설헌(春雪軒)의 의재(毅齊) 허백련(許百鍊) 역시 진도 태생인 양천 허씨 집안이다. 허씨 집안에서 배출된 이제까지의 화가는 어림잡아 30여명에 이른다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지호 작가의 대표작 남향집

조용헌은 그의 저서「명문가 이야기, 2005  , 백왕인쇄」에서 이토록 허씨 집안에서 5代에 걸쳐 유명 화가들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을 역사와 인문적 측면에서 밝히고 있다.
즉 “조선시대 유배지로 유명한 진도(珍島)는 주로 붓을 다루는 정치범 중 文人들이 유배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소신을 가질정도의 철학과 고집, 그리고 인문학적 교양을 갖춘 인물들이 많았으나 정치적 출세길이 막힌 이들이 선택하는 탈출구는 통상 두 가지가 될 수 있는데 첫째는 예술이고, 둘째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현재 진도에는 도전이나 국전 입상자를 기준해서 약 160여명의 지역출신 화가들이 활동하고 있다니 인구 34,000여명의 섬에서 이 정도의 화가가 배출되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그래서 진도에는 “개도 붓을 물고 다닌다.”
“진도에 가서 글씨, 그림, 노래자랑 하지말아라.” “許씨들은 빗자락 몽데이만 들어도 명필이 나오고 , 文씨들은 짜구만 들어도 목수가 나온다.”는 유행어가 있다.

이제 ‘그 집안의 환경이다.’
한 집안의 인물 배출의 배경을 ‘그 집안의 환경’에서 구명할 때 통상 다음 두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지

적한다.

하나는 집터를 中心에 두고 4면8방으로 에워싼 자연환경이고, 또 하나는 가족을 비롯한 인적, 물적환경들이 그것이다. 세분하면 3개 요소인 셈이다. 지리적 환경, 인적, 물적환경이다.
예술가는 미(美)를 통해서 자유인이 되기를 갈망하는 인간이다.
자유인이 되려면 먼저 물적(物的)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여기서 물적이란 곧 의식주를 충족하게 갖춤을 뜻한다.
이는 철학(哲學)의 어원이 스콜레(schole)와 테오오리아(theoria)에서 도출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한가(閑暇:스콜레)와 관상(觀想;테오오리아)은 생활의 여유와 한가함에서 생성하는 철학의 근원이며, 이는 충족된 물적환경이 뒷받침되었을 때 피어난다. 
따라서 예능인의 배출은 생활의 여유와 넉넉함이 보장되었을 때 기약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만의 작품「부텐부르크의 사람들」이라는 소설의 주인공들이 보여준 줄거리에서도 공감할 수 있다.
할아버지代에서는 ‘개같이 돈을 번’세대였으며 아버지代에는 돈을 밑천으로 ‘권력을 잡는 인물’이 배출되고 손자代에 가서야 비로소 ‘예술가가 배출되는’세대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돈과 권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사실을 3代째에 이르러서 깨닫고 자유로움을 누리는 삶을 추구하는 예술가가 출현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소설이다.
또하나의 요인은 인적인 환경이다.
영국의 교육연구소에서 오래전에 발표한 조사연구논문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가정환경 변인이 자녀들의 탐구력 신장에 미치는 영향’의 연구주제를 설정, 부모와 자녀간의 언어작용의 영역을 통해서 상,중,하위 계층별로 작용되는 부모자녀간의 언어소통의 패턴을 몇가지 설정 조사한 바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즉 “왜 수돗물이 꼭지를 틀면 저렇게 쏟아져 나오는가?”라는 자녀의 질문에
상위계층의 부모는 물의 이동 성질에 근거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데 비해, 하위계층의 부모는 “수도니까 수돗물이 나오는 거지…”라고 귀찮다는 듯이 대꾸하였다는 것이다.
위에 제시한 사례나 장르들이 인물 배출의 요인과 배경인 ‘집안의 내력’과 ‘집안의 환경’을 모두 카버할 수 있거나 그 공식에 대입해서 진도허씨 집안이나 이번 증험사례의 동복吳씨 집안의 인물배출의 경우를 깡그리 설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진도의 화가 중 남종화의 거목으로 널리 회자된 대가(大家)들은 모두가 문필봉으로 치솟은 첨찰산(485m)을 태조산으로 삼고 발달한 주룡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지역을 생가로 두고 소치, 미산, 남농, 의재가 배출됨에 따라 그 1세대로부터 ‘화가의 집안 내력’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순군 최고의 수봉(秀峰) 모후산의 문필봉 정기 받은 오지호 화백
오지호 화백도 결국은 인걸지령론의 이치에 따라 태생적인 생득요인에 의해 화가의 끼(氣)를 지니어서 마침내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확신한다.
물론 그의 선대(先代)로부터 이어받은 경제적 여유는 보장받은 터였다. 
이는 진도허씨 화단의 1세대인 소치 허련도 마찬가지 환경 여건이었다. 그러나 그 경제적 여유가 곧 화가를 낳게한 결정적 변수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그즈음 동복吳씨 중에서는 만석꾼이 두 번 배출되고, 진도허씨와 타성 집안에서도 부자가 났으나 그 집안의 후손은 특출한 재능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오지호 화백의 생가터를 결작키 위해 발달해 온 용맥은 주룡으로서 손색이 없고 그 재혈과정 또한 <재혈도>에서와 같이 명당길지를 이루는 이법적 행도를 밟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룡(主龍)의 내룡 과정을 보면 호남정맥에서 분행된 하나의 기맥이 꾀꼬리봉(450m)→차일봉(526m)→밤실산(590m)→운월산(618m)으로 이어오다가 마침내 화순 제일봉인 모후산(920m)을 충천하는 문필봉으로 우뚝세워 동복면 일대의 태조산(太祖山)으로 자리매김 하게한다.
문필봉 모후산을 발조(發祖)로 삼아 중조, 소조, 주산, 현무봉의 윤서를 거쳐 한 자락의 생왕룡이 좌선(左旋) 교구통맥의 행도를 통해 마침내 오지호 생가의 명당터를 작성한다.

천록교구통맥(天?交?通脈)으로 재혈된 오지호의 생가
<재혈도>에 제시된 바와 같이 안채의 生家와 문간채는 그 재혈의 박환(博換)행도가 사뭇 다르다.
안채는 간인(艮寅)→을진(乙辰)→사(巳)입혈 로서 재혈의 행도를 이루어 이른바 특출한 재능인과 기인 달사가 배출되는 천록교구통맥의 입혈과정을 형성했고, 지근거리인데도 문간채는 간인(艮寅)→갑묘(甲卯)→손사(巽巳)→사(巳)입혈의 정교구(正交?)를 작성하고 있다.
매우 이채로운 작혈의 특징을 나타낸다.
많은 사람들이 동복(同福)에서 오지호와 같이 二代 三父子가 서양화단의 큰줄기의 예맥을 형성한 것은 그 집안이 유복한 것과 동복의 산세와 풍광이 수려함 탓이라고들 한다.
물론 그 영향을 깡그리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산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생가 이외의 가옥들에 거주한 세대들과 큰 부자가 배출된 집안 모두가 똑같은 자연환경과 경제적 여유로움을 누리고 있었는데도 출중한 인물이 배출되지 않았음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없다는데 안타까움이 남는다.
참고로 동복吳씨의 만석지기 부자집터는 우선(右旋)작혈의 진, 축(辰, 丑) 교구통맥으로 작혈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손진(巽辰)→묘을(卯乙)→간축(艮丑)→ 축(丑)입혈로서 이른바 진,축(辰,丑)으로 압축하여서 단험(斷驗)을 제시한 것이다.
보성군수를 지낸 오지호의 부친 오재영이 고종의 인산(因山)과 3.1독립운동을 보고는 민족적 울분을 자결로서 표출한 그 우국지사의 강단있는 성품을 이어받아 끝내 창씨 개명을 거부했던 지조있는 삶을 살아 온 오지호는, 인상주의 화풍을 토착시키는데 열정을 쏟아부어 한국화단의 한 축을 구축해 왔다.
그 근성과 끈기를 타고나 끊임없이 지속시킨 동력은 잉태와 출태를 기한 그 집터의 상서로운 땅기운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믿는 것이 곧 풍수지리의 메시지다.
<다음은 박시춘 작곡가의 생가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