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종파 중심잡고 화합위해 노력해 나갈 것”

제주 해운사  탄해 성율 주지스님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장로동과 라신동의 경계 해안도로에는 바닷가쪽에서 솟아나는 제주산물(샘)이 하나 있다. 이물은 ‘부처물’이라는 용천수로 인어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영험하고 신비한 물이라고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왔다. 굼둘애기물로 불리는 부처물 앞에 위치한 해운사(주지 탄해 성율스님) 역시 그 영험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찰이자 관음기도 영험도량으로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사찰로 손꼽혀 왔다. 라신동의 풍채앞에서 종종 불공드리는 신도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데 본래 풍채앞이라는 뜻은 부처앞이라는 말로써 부처앞을 발음 그대로 따라 부르다보니 자연스럽게 풍채앞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구전되어 전해져 왔다고 한다. 지난 1948년 제주도 4.3사건 와중에 산간에서 소개되어 중창이 된 해운사. 오랜 역사와 전통 아래 제주 불교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성율스님에게 해운사에 대한 소개, 그리고 불교의 나아갈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담소들을 나눠봤다.

기적을 체험한 영험하고 신비한 사찰로 알려져
제주공항에서 북제주쪽으로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푸른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며 한라산 정기 가득한 작고 아담한 사찰이 눈에 들어온다. 앞서 말했듯 해운사는 영험한 용천수가 있는 관음기도 영험도량으로 지난 1968년 11월 22일 중창되었다. 성율 스님의 은사스님인 향봉 수명스님의 어머니께서 창건하신 사찰로 아들의 병을 낫길 바라며 지은 사찰이라 그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은사스님은 눈이 안보이는 장애인이셨습니다. 그래서 눈을 항상 썬그라스로 가리고 다니셨지요. 그런 아픔을 불교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기도에 전념하셨으며 어머니께서 아들을 위해 해운사를 창건하기에 되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을까? 어머니의 정성과 노력과 영험한 이곳의 기운으로 수명스님은 중년 이후에 눈이 회복되어 썬그라스를 벗는 기적을 보여주었다고. 그래서 해운사는 제주인들에게는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염원하는 기도처이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과 불자들에게는 소원을 성취하는 기도염원 도량으로 자리하고 있다. 기자가 마주한 해운사의 풍경은 여느 사찰과는 달랐다. 입구에 돌기둥 두 개, 그 옆에 사천왕상, 그리고 대웅전과 요사채가 위치해 있는 아담하고 옹골진 사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산속에 위치한 고정관념을 깨고 바닷가에 위치한 이곳은 또한 일주문, 천왕문을 거쳐야 법당이 보이는 통념까지 깨는 사찰로 해운사 앞에 위치한 부처물처럼 끊임없이 불심(佛心)이 솟아나는 곳이었다.

불교 발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포교활동 펼쳐가야 할 것
수많은 신도들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해마다 찾고 있는 해운사. 이러한 전설같은 이야기에 대해 기자도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없던 눈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요?” 스님은 간직하고 있던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썬그라스를 쓰고 낙성기념으로 단체사진속의 수명스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출가후 40년 만에 다시 눈을 얻게 되었다며 미소로 기자에게 답하는 성율스님. 불교의 힘은 그만큼 위대함이 있다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열린 포교로 최근 개방을 지향하고 있다는 불교는 삼사순례처럼 내 절이 아닌곳도 가서 기도하고 부처님을 모시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을 전해주었다. “불교의 종교는 상당히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과응보의 원인과 결과가 뚜렷하며나의 행복을 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남을 위한 유일한 종교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은 곧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깨달음의 종교라고 불리는 것이지요. 이제 한국불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한 한단계 도약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각 사찰로 실시하고 있는 포교활동을 지역과 권역으로 서로 연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때라고 말하는 스님은 기독교의 적극성을 벤치마킹해서 불교 전파, 선도, 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한동안 정체되어 있는 불교의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수행과 포교를 적극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설파하는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 대로 살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며 둘째로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며 세 번째로 주위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가짐하나 바꿨을 뿐이지만 우리는 행복해 질 것이며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아량과 도량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나에게도 그 복이 돌아오며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모든 욕심을 버리고 번뇌와 망상, 그리고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스스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스님은 희망과 미래가 있는 삶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태고종 발전위해 총무원장 선거 출마 결심
“앞서 말했듯 지금 불교는 정체기에 있습니다. 제주 역시 10년 전만해도 불자가 도민 전체수의 33% 였으나 지금은 23%에 불과할 정도로 그 수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시대가 변화한 만큼 불교 또한 변화되어야 합니다. 사회활동, 정치, 경제, 사회전반에 불교대학과 신행단체 등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펼쳐가야 할 것입니다.” 종교적 측면을 넘어 고도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는 찬란한 정치와 행정을 갖춘 종교로 인정받아온 만큼 그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스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흔들림 없는 주인정신인 “입처직진 수처작주” 을 우리 모두는 가져야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더불어 현재 종단(태고종)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는 7월 태고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성율스님은 “태고종은 조계종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불교 종단 중 2번째로 큰 종단입니다. 종단의 중심을 잡고 다시 제자리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는 스님은 이를 위해 강력한 집권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의식 고취로 종단을 개혁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강한 리더쉽을 통해 쌓여있는 종단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는 스님은 전체 종도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하나로 융합된 종단으로 거듭날 것이며 스님들의 자기개발과 재교육을 통한 종단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재정창출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올바른 인재양성으로 종단의 힘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1974년 출가해 제주 해운사 주지스님을 맡고 있는 탄해 성율스님은 한국불교태고종 제주교구 포교원장,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총무원 규정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제주불교연합회 명예회장, 불교대학 학장, 한국불교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 태고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오는 6월 20일 해운사 개금불사를 봉행할 예정이며 7월에는 태고종 총무원장에 출마할 포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