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70년 최초 여성 장관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실현하겠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고 새로운 외교부 수장으로 임무를 시작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중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최고 여성이란 수식어라 따라다닌 외교 전문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국제외교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 시기 민감한 외교현안을 슬기롭게 조정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글 편집부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했다. 지난 5월 21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인 외교부 조직문화를 크게 바꿔놓을 필요가 있다"며 임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에서 ‘나라다운 나라’, ‘강하고 평화롭고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의 의지가 담긴 외교,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시대가 요구하는 외교를 펼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그간의 업무 방식과 사고의 틀을 벗어나 쇄신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장관으로서 우리의 일상에 변화의 훈풍을 일으키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외교부의 미래상을 구체화하고, 우리부 안팎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년간 유엔 활동으로 외교 경험 익혀 
강경화 장관은 이화여고, 연세대 정외과,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커뮤니케이션 전공)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뒤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업무를 맡았다. 그 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통역을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대화를 7차례나 통역하고 영어 연설문 작성을 3년간 전담했다.
강경화 장관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2007년 나란히 유엔에 입성했다. '유엔 동기'인 셈이다. 반 전 총장은 2007년 1월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당시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맡았던 강 후보자는 1월17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연합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서 일을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던 중 OHCHR 부대표직 공개 모집 소식을 듣고, 인권 분야라 도전해 보고 싶어 원서를 내 합격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1997~2006년)이 강경화 장관의  추진력을 높이 사기도 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강경화 장관은 “2004년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할 때 코피 아난 총장이 눈여겨 보신 것 같다. 베이징 대회 10주년이던 2005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여성대회를 당시 위원장이던 내가 주재했다. 유엔 장애인협약에 여성 장애인 관련 내용을 별도 조항으로 만들어 넣는 것을 3년에 걸쳐 추진해 성사시킨 것도 좋게 보신 것 같더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 반대 속 임명, 실력으로 승부하길 
강 장관은 유엔에서 활약한 다자외교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북핵 문제와 동북아 주변 4강 외교에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야당의 의견이 있었다. 야당의 우려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상황은 간단치 않다.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 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다 북한과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북 비핵화·대화 병행, 미국은 선 비핵화, 후 대화로 엇박자가 나고 있다. 그런 만큼 새 외교수장의 역할은 너무도 막중하다. 지금 단계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새로 임명된 강경화 장관이 자신의 역량을 얼마나 발휘하냐다. 외교부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스스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 현재 여건상 미국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과의 당면 현안도 간단치가 않다. 위안부합의 재협상 문제나 사드 보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강 장관은 새 정부에 부담을 주며 임명된 만큼 국민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가장 뜨거운 이슈인 북핵·사드 문제를 파열음 없이 조율하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과의 위태로운 관계를 풀 창의적 해법도 내놓아야 한다. 14년 만에 임명된 비고시 출신 장관인 만큼 외교부의 순혈주의를 혁파하고 외교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아야 할 것이다. 탁월한 실력과 전문성으로 자신의 임명에 반대했던 이들의 판단이 틀렸음을 입증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