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를 대표하는 스윙- 벤 호건

5년 전에 미국의 양대 골프 잡지의 하나인 골프매거진에 실린 기사 하나를 소개하겠다. 골프전문가들에 의해서 선정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선수들과 그들의 스윙에 관한 핵심동작이 소개되어진 바가 있다. 이른바 각 시대를 대표하는 프로골퍼들인데 그들은 생애동안 토너먼트에서 많은 우승을 올린 공적도 있지만 그들이 구사했던 스윙이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특히 필자가 미국 골프유학시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회자되던 스토리들을 떠올리며 글을 써보고자 한다. 각 시대에서 세계를 재패한 그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스윙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스윙을 가진 골퍼로 선정된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벤 호건(1938~1959) - Technical Athleticism(철저한 운동정신이 가미된 기술적인 스윙)

잭 니클러스(1962~1986) - Power Play(힘을 앞세운 파워있는 스윙)

세베 바예스테로스(1978~1988) - Shotmaking Flair(감각적인 재능을 가진 스윙)

닉팔도(1984~1997) - Precision Strike(정밀한 타격을 구사하는 스윙)

타이거 우즈(1997~) - Modern Power(현대의 역동적인 파워스윙)

먼저 벤 호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Ben Hogan(1938~1959)

이 시절 필자는 벤 호건의 플레이는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많은 영상을 통해 그의 토너먼트 경기를 볼 수 있었고 그의 스윙모습은 국내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필자가 벤 호건에 대해서 주로 들었던 이야기는 악성 훅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연습을 했으며 교통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US오픈 및 많은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일궈낸 불사신과 같은 존재라는 소문이었다.

그가 생애 PGA 63승을 올린 기량이 출중한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필자가 생각할 때 벤 호건이 골퍼로서 레전드인 이유는 자신의 스윙을 믿고 그 스윙을 후세의 골퍼들에게 설파하기 위해 “Five Lessons”라는 레슨서를 직접 저술한 공헌이 큰 이유이다. 그는 플레이어로서 뿐만이 아니고 골프를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후대의 골퍼들에게 자신이 믿는 바를 전수해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수많은 골퍼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그의 이론이 골프코치들 입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내용 중에서도 “벤 호건의 유리평면 이론”은 골퍼라면 한번쯤은 접해본 내용이 될 것이다.

골프매거진에서는 한 시대를 지배했던 벤 호건의 스윙을 철저한 운동정신이 가미된 기술적인 스윙(Technical Athleticism)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 스윙의 핵심동작은(Key Move)는 백스윙 탑에서 클럽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하체의 힙 턴이 먼저 일어남으로써 다운스윙에서 코킹을 오랫동안 유지시켜 볼을 치는 지연타격(Late Hit)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 동작은 클럽헤드속도를 증가시켜 임팩트를 더 견고하게 만들기 때문에 비거리를 늘리려는 골퍼들에게 꼭 익혀져야 하는 중요한 동작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시절을 마칠 즈음 1997년 벤 호건의 별세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다. 그 소식을 들은 골퍼들은 슬퍼했다. 미국의 골퍼들이 애도했으며 전 세계의 골퍼들이 머리 숙여 애도했고 필자도 운명을 달리한 정신적 영웅을 잃은 슬픔에 잠겼었다. 그렇게 벤 호건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Five Lessons”(부제: Fundamentals of Modern Swing)이라는 교습서는 아직도 골퍼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골프지침서가 되어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필자: 김해천

미PGA정회원

한양대 골프과정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