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나라, 이웃 커피 - 베트남편

세계 커피 최대 생산국 2위, 베트남 커피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있는 요즘,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내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있다.
나는 추운 날 아메리카노 보다는 가끔 달달한 믹스커피가 마시고 싶어진다.  
그리고 믹스커피를 마실 때 마다 아버지를 떠올린다.
 믹스커피는 우리네 어릴 적 향수를 일으키게 만들기도 하고, 아직도 한국인에게 블랙커피 아메리카노 보다는 더욱 가깝고 친근한 커피로 인식되어 있다.
믹스커피에 들어가는 원두는 무엇일까? 원두는 크게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 3종으로 나뉘는데 믹스커피는 바로 로부스타종에 속한다. 
그렇다면 로부스타종 원두를 재배하는 최대 생산국은 어디일까?
바로 커피의 97%를 로부스타종으로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이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제 2의 커피 생산국’ 이다.
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 생산국 2위의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일까? 
 베트남 커피는 프랑스 점령기 때 자연적인 기후가 커피재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프랑스 선교사가 커피나무를 가지고 오면서부터 재배가 시작 되었다. 
이 후에는 1986년부터 정부의 개발정책을 시행하여 커피를 대량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커피시장을 확대 시켰다. 동시에 커피 가격을 인상시켰고, 커피산업에 불을 지폈다.
 2000년대 초에는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의 원인을 제공하여 커피가격이 생산원가 이하로 폭락하기도 했지만 계속하여 로부스타 종의 국제수요가 증가 하면서 결국 베트남은 세계 커피 생산국 2위가 되었다.
그만큼 베트남인들의 커피사랑은 대단하다. 아침에 베트남 시내를 나가보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어디서든 볼 수 있으며, 커피숍의 수도 엄청나다.
베트남인들이 커피를 마시는 방법도 독특한데, 로부스타종을 사용하여 커피를 마시다 보니 깊고 진한 맛을 살리기 위해 다크 로스팅이 되도록 1시간 넘게 로스팅을 한다. 
이렇게 로스팅 된 원두를 양철로 만든 드리퍼 커피 핀을 사용해 커피를 내려 마신다. 
촘촘한 구멍이 뚫린 핀 안에 분쇄된 원두를(1인분- 20g)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전체적으로 적신 후 뜸을 들이고, 다시 뜨거운 물을 채워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또한, 베트남은 너무 더워 우유저장이 어려운 기후 탓에 연유를 사용해 커피와 함께 마셨는데 그로인해 연유를 사용한 베트남만의 대표적인 커피메뉴들이 탄생 했다.

1.카페 다- 아이스 블랙커피
단맛이 느껴지는 블랙커피다. 단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커피를 마시려 한다면 주문할 때 ‘NO Sugar’ 라고 말해주면 된다. 

2.카페 쓰어다- 아이스 연유커피
 베트남에서 ‘카페’ 는 커피, ‘다’ 는 얼음, ‘쓰어’ 는 연유를 뜻한다. 베트남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마시는 커피다. 먹기 전에 연유를 잘 저어주고 얼음이 녹을 때까지 여유있게 먹으면 좋다. 급하게 먹으면 양도 얼마 안 되게 느껴질 수 있고, 달아 마시기 힘들지도 모른다.  

3.카페 덴 농- 따뜻한 블랙커피
 커피 핀으로 내린 따뜻한 블랙 커피다. ‘농’은 뜨겁다, 덥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4.카페 쓰어 농- 따뜻한 연유커피
 보통 연유가 깔린 커피 잔 위에 커피 핀을 얹어 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는 커피가 내려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스푼으로 잘 저어 마시면 된다.
우리나라의 옛날 다방커피와 아주 비슷하다. 

5.카페 쯩- 에그커피
 달걀 노른자에 바닐라 시럽을 넣고, 핸드믹서로 곱게 갈아준 크림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따뜻하게 데워진 잔에 달걀크림을 가득 넣고 그 위에 진하고 따뜻한 커피를 부어준다. 부드러운 크림 사이로 진한 커피맛이 느껴지는 아주 독특한 커피다. 
이렇게 문화적으로 자리 잡은 베트남 커피에 사용되는 좋은 연유를 만들기 위해 그들은 젖소농장에서 직접 우유를 짜고, 이 우유와 설탕을 함께 넣고 끓여 연유를 만든다.

이 외에도 베트남에서는 족제비 똥 커피로 유명한 위즐커피, 콘삭(con sac)으로 불리는 다람쥐똥 커피, 세계 3대 인스턴트에 꼽히는 G7커피가 있다.

마지막으로, 제일 말하고 싶었던 사실은 베트남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기다림과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천히 커피가 내려올 동안 베트남의 낭만과 운치를 즐기고, 함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눈을한번 더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얼마나 낭만적인가.
 이렇게 아름다운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베트남 커피가 나는 참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