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 시대, 눈 건강 챙기기

센트럴서울안과 최재완 원장 (의학박사)

<필자 소개> 최재완 원장은 백내장, 녹내장, 망막 질환 등 시니어 안질환 전문 클리닉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의대를 졸업하였으며, 서울아산병원 안과 임상교수를 역임하였다. 5000례 이상의 노안 관련 수술을 시행하였으며, 세계안과학회,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에서 강연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 노안 전문의 중 한 명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우리 나라는 세계 최고의 노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 수명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11년 81.2세로 2001년 76.5세보다 5세 가량 증가했다. 통계청의 예측 자료에 따르면 2050년 평균 수명은 88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가 노령화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질이다. 우리 나라의 미래는 출산율의 저하로 자녀 세대가 노인들의 삶을 부양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각자가 각자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은퇴 후 보내야 할 삶의 시기가 길어지면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은퇴 자금이나 연금 등의 경제적 여유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몸의 여러 기관들은 나이가 들수록 퇴화되어 간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눈의 변화이다. 40세가 지나고 나면 노안이 시작된다. 노안 진행이 멈추는 시점이 되면 백내장의 발생이 증가한다. 백내장은 눈의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 기법이 많이 발전하여 노안까지 함께 치료할 수도 있다. 특수인공수정체를 눈 안에 삽입하는 경우 젊었을 때처럼 돋보기 없이도 신문 글씨 정도는 읽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백내장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녹내장과 황반변성도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하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눈에서 머리로 신호를 전달하는 시신경이 망가져서 보이는 부분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눈의 카메라 필름인 망막에 노폐물들이 쌓이면서 시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늦게 발견하는 경우 치료가 어려워지고 노년기 실명의 확률이 높아진다.

다행히 이런 질환들은 일찍 발견하면 현대 의술의 힘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녹내장은 약물 사용이나 레이저 치료, 혹은 수술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최근에는 눈 속에 심장혈관 스텐트 같은 특수 장치를 삽입하는 방법도 개발되었다. 황반변성은 눈 속에 특수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실명의 많은 부분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수 약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바스틴 혹은 루센티스 등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시금치나 당근 등의 녹황색 채소의 섭취, 적절한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된다. 반면,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등은 이러한 질환의 발생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축복할 일이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나 건강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이들에게는 마냥 축복이라고 생각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40세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반드시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40세가 되지 않았더라도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안과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길어진 삶의 후반부는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보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