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최저임금, 중소기업의 돌파구는 무엇인가?  

유영태 교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최근 최저임금 상승으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이 회사운영하기 어렵다며 시름이 깊다. 이번 정부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여 취약계층의 소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상승 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상승으로 중소영세기업은 임금부담으로 누적적자를 해소할 수 없어 도산 할 것 같다는 우려 섞인 말을 자주 한다. 더군다나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쳐 기업은 인력활용의 어려움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날 경제가 성장하면서 계층 간의 임금격차가 심해지면서 인위적으로라도 최저임금을 상승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중소기업이 도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의 기조는 저임금과 대규모의 노동을 장시간 투입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논리로 대기업 중심의 대량생산 체계로 국가경쟁력을 견인 해 왔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낙수효과로 중소기업에도 이익이 돌아갈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이와 같은 정책 방향으로 국가경쟁력 달성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부작용으로 대·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연말이면 중소기업은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해 쩔쩔 매는데, 대기업은 인센티브 잔치가 요란하다. 관행적으로 대기업이 영업이익을 내는 방법으로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후려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여 발생한 현상이다. 대기업의 인센티브 잔치는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얼마나 가혹하게 후려치는가에 대한 실적은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능력은 점점 고갈되고 있다. 그 결과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기업 생산품의 기술경쟁력도 동반 하락하여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면 완성차 업체의 노동자 평균연봉이 9천4백만원인데 비해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 노동자 임금은 2천 만원 내외이다. 이런 환경 때문에 기술개발 잠재능력이 있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다. 임금을 많이 주고 싶어도 매년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자동차업계의 수직 계열화된 환경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모순으로 기술개발비 투입이 불가능한 구조가 됐다. 이 때문에 특수한 기능과 기술로 차별화된 제품 생산이 불가능한 산업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 기술이 급변하는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은 핵심부품에서 출발하는 데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좁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2016년 세계 주요 국가의 수출 의존도는 대만이 52.9%로 제일 높고, 그 뒤를 이어 독일이 38.5%, 한국은 35.1%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일본은 13.1%이고 미국은 7.8%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출에 대한 부가가치율은 미국이 87.2%이고 일본 78.9%, 독일 71.2%인 비하여 우리는 경우 63.3%에 불과 하다. 우리는 값싼 노동력을 투입하여 수익을 내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에 1인당 GRDP가 253달러에서, 1994년 1,051달러를 지나 2010년 22,147달러를 달성한 후 작년까지 2만 달러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 따라 대량생산하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벗어나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년 현대경제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기여는 2016년에서 2020년까지 ?0.1%에 불과할 것이고, 2021년에서 2025년까지는 ?0.3%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이상 값싼 노동력 투입으로는 국가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의미이다. 4차 산업혁명 분야별 적응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종합순위는 25위이지만, 노동시장 유연성은 83위로 매우 저조한 상태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중·소기업의 기업 간 임금격차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노동유연성을 확보할 수 없다. 기업의 99%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기술혁신형 기업으로 탈바꿈되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도약 없이는 어려운 문제이다. 독일이나 일본은 자동차 완성차 업체와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80%이내에 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노동자의 9천만원 대의 연봉에 비해 중소기업은 임금은 2천만 내외이기 때문에 대기업 노동자가 중소기업으로 이동할 수 없는 구조이다. 대·중·소기업간의 인력유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기술향상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하여 자체브랜드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기술개발을 지원하도록 장려하고, 중소기업에게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조세 해택을 주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과거 우리는 대규모의 값싼 노동력 투입으로 국가경쟁력을 견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을 주요 국가별로 조사 해 보면, 아일랜드는 시간당 83.2달러, 노르웨이는 79.2달러인데 우리는 겨우 33.1 달러이다. 이는 OECD 평균 47.2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기술혁신형으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고질적인 저생산성 노동구조를 벗어나지 못 한다는 뜻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교와 다양한 연구소의 인력이 지역산업체의 연구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교류의 수월성을 제고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기술개발기관에 신속하게 전달되고, 기술개발기관은 지역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에 대한 정보를 인식하는 순간 관련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필요기술을 해결하는 산학연 혼연일체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싸고 좋은 상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고품격의 유일한 제품이 정당한 가격으로 대가를 받는 고부가가치의 산업구조로 고도화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미래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 해소는 기술혁신이 해답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대학과 기술개발기관의 인력을 기업연구원으로 활용하는 실효적 협력체계로 정비해야 한다. 높아진 최저임금에 때문에 중소기업이 줄 도산하느냐 아니면 이번의 도전을 기술력으로 돌파하여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느냐 주저앉느냐의 냉혹한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