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힘 실어준 지방선거

이제 경제다

민심은 집권 2년차인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6월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시·군·구 기초단체장 등에서 '압승'했다. 
민선7기 지방자치를 이끌 대표자들을 뽑는 6·13지방선거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전국 단위 선거로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여당이 승리함으로써 앞으로 국정운영에 큰 동력을 얻게 됐다. 이번 선거는 남북 평화무드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방분권이 주요 의제로 대두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큰 변화도 예상된다

편집부

지역주의 정치와 색깔론이 무너지다 
문 대통령은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마틴 지난 6월 1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서라거나 대통령 개인기가 그런 결과를 낳았다는 말은 온당치 못하다”며 “그런 평가는 청와대 비서실이 잘했다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 내각이 잘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 정치와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며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고 3당 합당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눈물 흘리면서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높은 투표 참여와 성숙한 주권자 의식으로 새로운 정치를 마련해 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높은 지지에 자만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방정부의 부정부패 현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민정수석실에서 감시하도록 지시했다.

또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유능함과 도덕성, 겸손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기본이 유능함이고 국민들 지지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이 도덕성”이라며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2기 국정 방향 
이날 회의에서 조국 민정 수석은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향’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 개의 큰 주제로 나눠져있다. 과거 정부에서 얻는 교훈, 문재인 정부 2기 특징, 문재인 정부 2기가 갖춰야할 기조 등이며, 각 주제마다 구체적인 분석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수석은 과거 정부 실패 이유로 ‘집권세력 내부 분열 및 독선’‘민생성과 미흡’‘자기혁신 및 정부혁신 미흡’ 등을 꼽았다.
조 수석은 과거정부의 이 같은 국정운영으로 인해 “내부 분파적 행태 및 국민을 대상화하거나 계몽주의적 태도로 정책추진”, “소모적 정치논쟁으로 갈등 국면이 계속돼 국민 피로감 가중”, “관료주의적 국정운영과 관성적 업무태도”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2기의 특징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기대심리가 대단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6.13 지방선거 결과로 분명히 확인된 대목이다.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2기가 나가야할 방향이 제시됐다. 먼저 집권세력 내부의 원심력이 강화될 수 있는 요인들을 사전에 제어하고 독선을 버리는 것이다. 또한 일자리·소득 등 민생에서 ‘국민이 체감할수 있는’ 성과를 내야한다. 마지막으로는 ‘혁신’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부정부패 근절과 정책 역량 제고가, 정부차원에서는 행정개혁을 통한 ‘국민이 주인인 정부 실현’이 적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조 수석의 보고서를 국정운영 기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감시활동 강화, 민정수석 중심의 청와대와 정부 감찰, 지방권력 감찰 강화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주문했다.
촛불 정신 실천한 문재인 정부, 경제도 성과 내길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 1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위기의 한반도를 평화의 발신지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의 국민 소통도 돋보였다. 5·18 유가족과 진심 어린 포옹을 하고 세월호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치유와 위안이 됐다. 미진한 부분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각 부처 장관에 대한 국민 지지도 낮다. 내각은 분발해야 한다. 가장 불발해야 할 분야는 경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파격적인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앞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이들 정책이 안착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고용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통계 수치는 더 나빠졌다.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지 못하면 소득주도 성장은 공허한 구호가 된다. 좀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방 선거가 끝났다. 이제 승리감은 내려놓고 경제 성과를 높이고, 한반도 평화 안착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방선거 후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올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실시해 6월 18일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1주일 전 6월 1주차 주간집계 대비 3.6%p 오른 75.9%(매우 잘함 50.4%, 잘하는 편 25.5%)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지난 주 대비 2.3%p 내린 19.0%(매우 잘못함 10.4%, 잘못하는 편 8.6%)였고, 모른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는 비율은 1.3%p 감소한 5.1%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과 북미정상회담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특히 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 보도가 이어진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6.7%까지 상승했다.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