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한국불교 활력 불어넣으며, 
종교통합의 초석자 역할 해낼 것”

 원주 미륵암   주지  현 오  스님

원주 미륵암   주지  현 오  스님 ( 맨 오른쪽)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받으며 스스로의 삶의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한강원도 원주시 봉단동에 위치한 미륵암(주지 현오 스님)은 번잡한 일상과 도시에서 잠시 떠나 맑은 공기속에 휴식이 있는 사찰이다. 정적인 고요함속에 자신을 찾기 위한 불자들은 수행은 저마다의 삼매경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움직이는 선의 숨결을 따라 참나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원주 미륵암은 불자들의 가정에 티없이 맑고 청정한 빛을 비추며 평안과 건강으로 불온이 충만하길 축원하고 있다. 지난 코리아인 4월호 이후에 다시 만나뵙게 된 현오 스님은 그동안 불자들의 자부심이 더욱 커졌으며 신도회 또한 더욱 열공하고 봉사하자는 다짐속에 어느때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 역시 불자들의 노력들을 보면서 스스로도 모든 면에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현오 스님은 태국에서 열리는 <웨삭세계대회>에 한국대표 중 한명으로 참가했다. 웨삭(Vesak)은 남방불교국가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부르는 명칭으로 세계불교중심지에 한국 불교를 널리 알리는데 크게 공헌하고 돌아왔다. 그 이야기를 비롯해 불교발전에 대한 생각과 불자 및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조언 등 깊고 유익한 담소를 나눠봤다.

종단 떠나 국내에도 <웨삭대회> 꼭 개최하길 희망
“이번에 태국에서 개최한 웨삭대회에 참석하면서 제가 느낀 점은 남방불교가 한국 불교의 단점을 보안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방편 불교화되어 있는 한국불교와 달리 남방불교 수행방법은 많이 달랐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알아차림’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시작하는 수행은 집중과 지혜를 높여 수행의 가장 정점인 열반의 경지에 오른다는 것. “더구나 글로벌 시대와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현 시대에 어려운 한자 용어 대신 빨리어 용어 등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편의성 면에서 한국불교와 다른 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겉치레적인 것을 과감히 탈피, 온전한 내실을 기하는 남방불교의 형식을 우리 실정에 맞게 취한다면 한국 불교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남방불교국가에서는 일주일 후인 4월15일이만 부처님을 기리는 마음은 어디든 같습니다. 한국불교의 경우 천년이상 4월8일을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을 4월15일로 바꾼다는 것은 아직 상상도 못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불교 문화의 교류와 글로벌화 됨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늘 열려 있습니다. 날짜 뿐 아니라 명칭 또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불교계도 조금씩 변화하고 한단계 도약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종단을 떠나 <웨삭대회>를 꼭 치러냈으면 합니다. 불필요한 불사를 자제하고 중생들의 삶을 함께 공유하고 행동하며 올바른 불교문화를 만들어 나가길 희망합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강조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란 말처럼 아무리 힘든 일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능력을 사용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마침내 결실을 만들어 낸다면 스스로를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주어진 능력을 십분의 일도 사용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만약 자신의 능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을 살기에는 아주 편리할 것입니다. 자아를 성장시켜 나가는 것. 이것이 저희 미륵암에서 강조하는 가르침입니다. 진리를 위해 공부하고 기도하며 수행정진하는 것. 이것이 행동 행위로써 보다 나은 참 세상을 열어나갈 든든한 힘이 될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시야가 보다 넓어짐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불자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저는 견문을 넓히는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곳곳에는 나보다 나은 스승이 항상 존재합니다. 비록 미물에게도 배울 것이 있듯이 말입니다. 보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이러한 경험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세상과 마주하며 소통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현오스님의 말속에서 기자 역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평생의 과업, 한국 불교발전에 힘을 보탤 것
평소 생활신조에 대해 훌륭한 사람보다는 타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스님은 자신을 낮추고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타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학업에 정진하는 이유도 바로 이타심에서 비롯된 것. 배움을 통한 지식 함양으로 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현재 태국 불교대학교 마하출라롱컨 대학원에서 학업에 정진중이며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장점을 통합하고 접목하여 종교통합의 초석자 역할을 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침체된 한국불교를 바로잡으며 새롭게 활력을 불어 넣고 싶다는 스님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한국불교를 위해서 덕망있는 많은 분들과 힘을 모아 불교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어찌보면 제 평생의 과업이자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변함없이 정진하고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원주 미륵암  주지 현 오 스님  인터뷰>
Q1. 미륵암 사찰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A1. 미륵암의 시초는 신라시대 화엄사상을 담은 사찰이 곳곳에 지어졌는데 원주지역 비마라사로 불리웠습니다. 이것이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써 미륵암의 기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작고 조용한 사찰이지만 기도도량의 생활실천 불교로써 그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특히 현오스님의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뜻을 담은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이란 가르침은 불자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의 어떠한 흔들림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초연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 뜻은 수행을 통해 물질과 쾌락을 벗어나 정신적 반열에 가까이 올라섬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Q2. 평소 불자들에게 강조하시는 가르침과 말씀이 있으시다면?
A2. 앞서 밝힌 <응무소주 이생기심>은 곧 무심(無心)과도 같은 뜻입니다. 희노애락의 감정에 휘둘림이 없이 스스로 모든 상황에 있어서 초연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물론 이러한 반열에 오르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겸손하돼 스스로 마음을 낮추며 노력하는 절제된 삶을 실천해 나가야 하며, 스스로를 내려놓고 타인을 위한 배려의 마음 또한 지녀야 할 것입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행사를 통해 생활불교를 널리 실천하는 한편, 불교의 올바른 문화를 알리고 함께 뜻을 모아나가기 위함입니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결코 혼자 살 수 없지요.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환난상휼의 정신처럼 우리 조상의 얼과 뜻을 이어받아 내실을 다져나가길 당부하고 싶습니다. 

Q3. 끝으로 하실 말씀과 계획이 있으시다면?
A3. 미륵암은 누구나 편히 쉬었다가 돌아가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곳입니다.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어려운 부분은 함께 헤쳐나갈 지식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민생을 보살피고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사찰로 성장해 나갔으면 합니다. 우리 인간들은 대부분 평생을 자신의 본 마음을 잃어버린채 허둥지둥 살다가 생을 마감해 버리곤 합니다. 저는 불자들에게 어리석게 살지 말기를 조언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찾기 위한 수행에 정진한다면 한층 보다 생의 깊이를 달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미륵암이 정이 넘치고 불심이 깊은 사찰로 보다 성장하는 사찰이 되길 희망합니다, 가진 것은 없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눌 줄 아는 불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