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과 행동 사이에 결단은 익숙한 것과의 매몰찬 이별이다.

유영태교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일반적으로 역경을 만나거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한다. 그러나 그 결심이 반드시 생각 데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힘이 들어서다. 익숙한 것들이 습관처럼 몸에 딱 들러붙어 떼어내기가 쉽지 않다. 새해가 되면 매년 반복되는 금연이 대표적이다. 1월과 2월에는 담배 매출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리곤 3월 4월로 시간이 지나면서 담배 매출이 다시 회복 된다고 한다. 이미 한 몸처럼 되어버린 익숙한 것과 이별이 버겁기 때문이다. 금연보다 더 절실한 이유가 익숙한 것과의 이별을 어렵게 만든다．  
 금연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영어공부, 독서, 우아한 취미생활, 근사한 곳으로의 취업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우리는 많은 결심을 한다. 과거의 무수한 결심으로 만든 익숙한 습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새로운 내 모습을 꿈꾼다．새로운 모습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낯선 세계로 뚜벅뚜벅 걸어갈 것을 요구한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심과 행동 사이의 결단은 익숙한 것과 모질고 아픈 이별을 요구 한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에는 많은 미련이 남는다. 미련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타협하고 포기하게 된다. 미련을 뒤로하고 익숙한 것과 모진 이별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표는 절실해야 이루어진다. 절실해야 포기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성공이란 선물이다. 절실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나중에’나 ‘내일부터’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결심이란 게 사망한다. ‘나중’이나 ‘내일부터’란 바이러스도 알고 보면 익숙해진 것들과의 이별이 어려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바이러스 치료제가 결단이다.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낯선 세상으로 담대히 들어가는 과정이 결단이다. 우리는 역사의 거울 속에서 편안하고 익숙한 것과 이별한 많은 사건을 상징적으로 만난다.    
 신념과 결단에 찬 행동을 할 때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말하기도 했고, 전쟁 중에 임전무퇴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강을 뒤로 하고 싸우는 형세를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전쟁을 했다는 말도 들었다.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상징하는 말로 요단강을 건넌다는 말도 썼고, 이생에서 저생으로 넘어 갈 때 망각의 강을 건넌다는 말도 한다. 강을 건넌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세상으로 담대한 용기의 갑옷을 입고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편안하고 익숙한 매력적인 습관과의 이별을 의미한다. 보다 절실한 것이 있어 익숙한 것과 매몰차게 이별하는 것이다.   
 미련이 많이 남으면 망설이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결심한 목표와 타협하면서 또 다른 이유를 찾는다. 스스로 포기하고 능력 없다고 주저앉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는 주저앉는 것보다 다시 일어서는 일에 익숙하다. 아이가 처음 걸음을 걷기 위해 3,000번 이상 넘어져야 겨우 걷는다고 한다. 우리는 적어도 3,000번은 넘어졌다 다시 일어선 사람들이다. 다시 일어서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절실함만 있으면 언제나 희망이 있다.  
  절실함을 실천하는 데 시작은 종이에 기록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종이에 기록하면 목표가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으로 변하게 된다. 미국 예일대의 연구 결과, 입학 당시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인 글로 작성한 학생은 3%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25년 후에 이들이 소유한 재산은 나머지 97% 학생들의 재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상이나 잘 보이는 곳에 바라는 것을 적어 잊어버리지 않고 실천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면서 정진하고 있다.    
 그래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항상 고난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 고난이 크기 때문에 실패한 사람이 훨씬 많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습관, 관행, 버릇 등과 같이 익숙해진 것과 이별이 너무도 어렵기 때문에 결심이 결실을 맺지 못한다. 또한 성공한 사람이 적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많은 전설이 함께 따라온다. 그 중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 중에 하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다. 너무 쉽게 성공하면 교만해져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봐 미리 고난을 주어, 겸손하게 만든 다음 큰일을 허락한다는 말도 있다. 성공은 성공의 가치만큼 그 대가를 요구한다는 말도 있다. 능력이 없어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직 대가를 충분히 지불하지 않았을 뿐이란 의미다.   
 그러면 성공이란 게 무얼까? 부자로 살면 성공한 걸까? 고위직 관리가 되면 성공한 삶일까? 부자로 사는 것이 목표였고, 고위직 관리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또 그렇게 됐다면 성공했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무엇으로 인생의 공백을 채워갈까? 성공적인 삶은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꿈꾸는 삶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은 꿈의 크기만큼 성장한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행복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다양한 행복 속에서 호기심 충족으로부터 오는 행복은 반드시 많은 소유에만 있지 않다. 성공은 완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가치의 길 위에 있다．그 도중에 호기심이 있다. 100세도 넘게 살아야 할 세상에서 나이와 길동무하며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고, 미세한 바람의 움직임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예측하는 눈이 있고, 자연이 주는 미세한 변화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으면, 세상이 모두 내 것인데 어찌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  
  그래서 성공은 재물의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가치에 있다. 없으면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가치는 볼 수 있는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행복과 가치는 잡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세월과 길동무하며 날마다 새로운 행복과 가치에 친숙해지려면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낯선 것에 성큼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흔든다고 흔들려서는 깊은 행복과 가치를 느낄 수 없다. 익숙한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 과정에서 소망하는 행복과 가치가 무엇이든지 함께 하는 사람이 많으면 더 좋을 것이다.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일에는 향기로운 사람들이 모여든다. 세상은 지식이 많은 사람 보다 사람의 향기가 나는 마음 따뜻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사람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고, 사람으로부터 오는 행복이 행복 중에 으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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