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31

석야 신웅순

바람은 
그날
불빛을 가져갔고

봄비는 
그날
그림자를 가져갔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울음도 가져갔을까

아내 36

석야 신웅순

언제나
분홍 메꽃 
혼자인  
저쪽은

소프라노 목소리인지   
테너 목소리인지 

늘그막
이름도 못 가진 
내 사랑 
청산별곡

    약력

석야 신웅순 시인

·1985년 시조문학 등단
·시조 관련 논문 50여편, 학술서적『한국시조창작원리론』,

시조집『어머니』외 교양서, 평론집, 수상록, 동화집 등 36권

·현 중부대학교 명예교수

이른 봄
          
         윤진옥

찬바람 다독이며
봄 산은 단전호흡 중

물렁뼈 가다듬어
접고 펴는 관절마디

묵은 숨 내뱉고 피운
여린 꽃잎 수줍다

주상절리

         윤진옥

움푹 팬 마음 깊이 흉터로 굳어버린
하늘의 모스부호 풀고 있는 제주바다
제 속의 멍 닦아내는 푸른 물결 출렁, 인다

오래 전 터를 잡은 바람의 노래에 젖어
먹먹한 가슴 비워 자명고로 울고 있는 
다 닳은 모난 옆구리 오늘 유독 시리다

아린 속 헹구며 멍든 자존 한 필 우뚝 세워
켜켜이 절인 자락 뜨겁게 용솟음치며
끝없이 네게 가려는 저 가파른 도돌이표

윤진옥 약력

2012년 시조문학 등단
2018년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한국여성시조 사무국장

윤진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