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진화하는 트랜스 휴먼의 다양한 시각 이미지 표현
   
기옥란 작가

인류는 생명 진화의 정점에 있는 존재로 끝없이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디지털 혁명이라 불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현재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끊임없는 소통에 대한 니즈가 요구되는 가운데 인간이지만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갖는 트랜스 휴먼이라는 새로운 인간의 출현을 꿈꾸고 있다. 기옥란 작가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읽고 물감이라는 표현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금속 마스크, 컴퓨터 부품이나 자판, 전자부품, 플라스틱 조각 및 악기부품, 천연섬유 등 다양한 소품 등을 오브제로 사용하며 기하학적 표현과 상징적인 기호를 통해 인간과 자연, 현실과 가상, 정신과 물질, 남성과 여성,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디자인과 디지털, DNA, 영성의 바탕하에 융복합 미술계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그녀의 작품속을 <월간 한국인>에서 함께 들여다 본다. 

▲ 존재-교감90.9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트랜스 휴먼(Trans Human), 단순화와 추상 표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 표현
인류는 피부색, 이념, 지리적 특성을 넘어 이제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어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명을 빠르게 발전시켜 오고 있다. 초기 컴퓨터, 휴대폰 보급으로 단절된 세상을 열었던 것처럼 지금의 시대는 SNS, 유튜브, 인스터그램 등 자신을 PR하고 알리며 관계를 맺어간다. 기옥란 작가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해 자연스러운 흐름이자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트랜스 휴먼은 본래 인공지능이나 기계 장치를 빌어 인간이지만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갖는 중간적 인간을 칭하는 존재를 일컫습니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증강 가상현실의 디지털 혁명 시대에 인간을 유토피아의 세계로 안내하는 도구적 개념입니다. 열린 영성과 양심의 자유를 토대로 우리의 것과 세계의 조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질과 영성이 하나이며, 서양과 동양이 하나,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하나됨을 의미합니다. 또한 신과 인간의 영성으로 하나가 되어 자연속에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비전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트랜스 휴먼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동양 및 서양 철학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새롭게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기도하는 기 작가는 인간에 대한 관계, 소통, 화해를 바탕으로 트랜스휴먼의 이미지의 개념과 형태의 단순화를 통한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표현해 왔다. 인간과 인간의 화해,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화해, 인간과 사물의 화해 등을 순수와 열정, 상징과 은유를 바탕으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며 2010년부터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 등의 주제로 창의성 있는 매우  혁신적인 사고로 작품들을 발표하며 미술계에서 신선한 주목을 받아왔다. 

▲ 공간을 위한 변주곡 91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7 (3)

다양한 소재 사용으로 유토피아 디지털 리얼리티 표현
끊임없이 이미지와 기호를 소비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의 패러다임은 소비의 시대 생명공학적 사유가 우리의 사유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기작가는 과학자는 진정한 일반화에 관해 그 개념을 완성하고 예술가는 그 이미지를 완성한다고 한다면서 작업시 조형적인 창의성과 단순성과 시대정신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는 그녀는 핵심 주제인 ‘트랜스휴먼’을 인간, 우주, 생명, 존재, 사랑, 나눔, 소통, 관계 등을 통해 다양한 가치관들을 작품속에 녹여내왔다. “저한테 있어 창작활동은 생명이자 행복 그 자체입니다. 스스로 살아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는 순간입니다.” 기 작가의 작품 소재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상 생활에서 쓰는 모든 것들이다. 예컨대 전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수많은 재료들이 신기하게도 그의 작품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조화가 이루어진다. 스테인레스, 컴퓨터 부품이나 각종 전자 부품, 키보드, 한지, 천연섬유, 플라스틱, 목재, 흙 등 다양한 소재가 곧 소통의 도구가 된다. 중앙대 미술대학 김영호 교수는 그녀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캔버스에 그려진 변형된 얼굴과 해체되고 재구성된 신체는 신경계와 기관 그리고 근육의 이미지들을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와 기계적 패턴의 조각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신체의 기관들을 자유분방한 터치와 색채 그리고 강한 선율로 표현하는 등 단수가 아닌 인물의 외상을 복수의 시점으로 바라보며 기하학적 형태의 색면으로 분할하고 다시 복합적으로 재구성하는 입체주의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컴퓨터 자판이나 부품을 사용하고 디지털 시대의 물성을 생경하게 드러내는 그녀의 작품은 이상적인 유토피아적 세계속에서 회화적 리얼리티를 읽을 수 있다. 회화적 리얼리티는 실제와 환상이 뒤엉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 공간에 대한 사유 116.7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17

인간의 본질적 삶 이해, 아름다운 세상 표현하고 싶어
기옥란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감성, 상상력, 시대성, 관계성에 근거한 사유를 토대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어울림속에서 나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후 다가오는 미래의 신인류의 모습과 테크노피아의 세상을 표현하고 싶다. 또한 인간의 새로운 본질적 삶을 이해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질문명에 살고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인간상을 그려내며 이를 통해 인간소외를 극복하고, 예술적 방식으로 그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이자 과제라고 말하는 그녀는 향후 산업화와 연계 및 접목하여 상품화 시키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옷, 컵, 신발, 스카프, 핸드백 및 화장품, 커텐, 문구나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해 산업화를 대변하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세미나와 전시 공간,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금의 시대는 예술을 창조하고 창작 활동에 매진하기 힘든 시기입니다. 경제인, 기업인들에게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분명 경제&경영과 함께 접목된 예술은 산업 발달을 견인하고 새로운 NEW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가 동반자로 인식하고 산업에 문화를 입혀 나가길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선 기업인들의 발상의 전환을 통한 가치공유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기 작가는 빌딩을 문화공간으로 조상하는 등 가치의 질적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중들과 독자들에게도 예술인들이 많이 힘든 현실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미술관과 화랑가에는 항상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주말 가족 나들이를 가까운 미술관에 찾아와주시면 친구나 가족간의 화합과 힐링과 치유의 좋은 시간도 갖을 수 있답니다. 유럽에서는 부모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려고 1년 전부터 그림을 사러 다니기도 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있다면서 작품을 보고 좋은 작품은 소장도 하고 격려도 해주시면 예술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 이제 자연으로 91x65.2cm Mixed media on canvas 2007

그림을 산업과 접목하여 산업상품화를 통한 다양한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전남대 미술교육과 동대학원, 조선대 미술대학 대학원 박사를 졸업했으며 30년동안 개인전40회(광주,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제주, 일본, 베를린, 프랑크프르트, 뉴욕, 뉴저지, 파리, 베니스 등),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300여회, 쾰른 국제 아트페어(쾰른메세홀) 등 국제아트페어에 45회에 참여한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호남지역 대표 여류작가로도 유명한 그녀는 현재 광주벤츠전시장, 함평국군병원, 나주 한전본사에는 그녀의 다양한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상설전이 진행되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5회 대한민국 통일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미술세계 대상전 특선, 뉴욕 월드아트페트시발 대상, 월간아트저널 올해의 미술상, 교육기술부장관상, 동경 우에노미술관에서 사쿠지스카이 아트페스티발 특별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에뽀끄회, 이형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한국신미술협회회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협이사 및 교육분과위원, 호남대학교 강사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 기옥란 작가

< 기옥란 작가  인터뷰 >

Q1. 작품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시는 점이 있다면?
A1. 제 작품의 주제인 트랜스휴먼을 통해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작품으로 소통하고 시대를 대변하는데 중점을 두며 다양한 소재와 창의성을 바탕으로 침체된 예술계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싶은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또한 더 나아가 작품 활동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삶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Q2. 그동안 작품 활동에 대해 소개를 간단히 해주신다면?
A2. 구상과 추상 그리고 오브제(콜라주)를 통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창작활동에 매진해왔습니다. <생명, 공감, 나눔>과 <도시이미지 공간에 대한 사유>,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 <트랜스휴먼 미래를 꿈꾸다>, <트랜스휴먼 초월을 꿈꾸다> 등의 주제로 앞서 말했듯이 컴퓨터 자판 전자부품을 화면에 콜라주해 디지털 시대의 리얼리티를 표현해내며 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휴먼상을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물감작업도 하지만 조형적인 측면을 강조한 콜라주 작업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작업한 <트랜스 휴먼>,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원형으로부터>,<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통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Q3.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A3. 그동안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껴서 학업에 매진하며 박사과정까지 마쳤습니다. 더 넓은 세계관을 갖고 틈틈이 후학들을 가르치며 함께 소통하고 예술을 탐구하는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아울러 40회의 개인전과 45회의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해오며 전시활동을 해왔는데 그 열정을 멈추지 않고 작품활동에도 꾸준하게 매진할 생각입니다. 이미 오는 10월, 11월 각각 초대전과 김대중컨벤션센터, 대전 아트페어 등 전시 일정이 잡혀있으며 오는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개인전과 앙데팡당전 전시와 가을 미국에서 초대전 준비하고 있는 기 작가는 앞으로도 어떠한 특정한 장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공간에 대한 사유 53x65.1 Oil on Canvas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