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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시간,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
유영태 교수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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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30  1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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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태교수/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보내는 시간,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
  
   해가 동녘의 여명을 밀물처럼 밀어 올리며 떠오른 온 후, 하늘을 가로질러 서산마루로 넘어간 다음, 다시 해가 얼굴을 수줍게 내밀면 하루라고 한다. 이 하루를 24로 나누어 1시간이라고 약속하였다. 이 1시간을 다시 60으로 나누어 1분이라 하고, 이 1분을 다시 60으로 나누어 1초라고 하여 우리는 이 시간에 맞추어 생활한다. 사람이 감각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시간은 대략 1초 정도다. 우리는 1초를 똑딱하고 지나간다고 이야기 한다. 시간을 이야기 할 때 5분정도 지났다거나 1시간 정도 지났다고 짐작 할 수 있지만, 1초 이하는 사람이 감각적으로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가령 0.1초나 0.01초를 감각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단 얘기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시간이 매우 빨라졌다고 말하기도 하고, 세월이 너무 빨리 변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학기술의 바탕이 되는 물리세계에서는 시간을 1초 보다 더 짧게 나누어 순간적인 변화를 바라보고 있다. 1조분의 1초를 피코초(picosecond)라고 하고, 피코초보다 천배 더 짧은 시간을 펨토초(femtosecond)라 한다. 사람이 감각적으로 0.01초만 되어도 인지를 못하는 데, 피코초나 펨토초가 되면 사람이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매우 빠른 시간이다. 시간이 이처럼 세분화 되면서 정보처리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진 세상이 되었다. 과학자들이나 공학자들이 이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는 물리적 자연현상을 들여다보면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과거의 어느 때 보다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차라리 그 변화는 변덕스럽기까지 하다.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해가 지고 뜨는 것을 하루라고 했고, 이런 현상이 365번 반복하면 1년이라 약속하였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시계를 만들었고, 시계가 표시하는 시침이나 분침에 따라 일 하고, 약속도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같은 장소에 모였다가 해어지고, 다시 모일 수 있는 질서는 시간이란 개념이 정립된 뒤부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모여 집단지성을 만들어 집단행동을 하면서 문화와 문명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되었다.    
  시간을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사람들은 시간이라는 틀에 순응하면서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시간은 지친 몸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동기도 만들어 준다. 날마다 같은 태양이 뜨지만, 날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은 날마다 새로운 시간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란 개념에 맞추어 한 달이 시작되는 매월 첫 날이 되면, 지난달의 일들을 뒤돌아보며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분명 지난달의 마지막 날이나 새롭게 시작하는 새로운 달의 하루는 물리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구별할 수 없다. 다만 머릿속에서 개념적으로 다른 시간이다. 현제 이 순간의 이 시간은 지나간 시간과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간에 맞추어 새로운 생활을 하려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시간을 맞이한다. 신체의 감각으로는 어제의 시간이나 오늘의 시간을 구분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는 새로운 것으로 자리 잡는다. 시간이 바뀌면서 게을러지려는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각오를 하며 오늘은 어제와 분명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을 한다. 지난날의 삶들을 기반으로 보다 낳은 삶으로 나가게 해 주는 기준으로 언제나 시간이 있었다.  
 세상이 급속하게 변한다고 느끼게 하는 출발점은 시간을 잘게 나누어 백만분의 1초, 1억분의 1초, 1조분의 1초 등으로 1초를 짧게 나누어 시간을 활용하면서 인류문명도 더 급속하게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쟁도 더 극심해진 세상이 되었다. 시간에 따라 변화는 것이 그만큼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삶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 씨 뿌리고 추수하는 농경사회에서 사용 했던 느긋한 시간, 산업사회에서 기계에 원료를 투입하면 생산품이 얼마 있지 않아 나오는 대량생산시대의 시간, 입력하는 순간 즉시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정보사회시간과는 분명 다르게 느끼게 된 것이다. 요즈음은 수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언제나 어디서나 실시간에 정보를 빠르게 접속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바쁜 시대가 되었다. 그러면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인사말이 ‘바쁘시죠?’가 된 것이다.   
 비록 시간을 극단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빠른 시간을 쓰는 세상이지만, 12월이 되면  24시간을 한 단위로 하는 하루하루가 얼마 남지 않은 365번째를 향해 가는 시기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새로운 계획보다 지난날 무엇을 멋지게 이루었는지 기억의 창고를 들추어본다. 저장한 기억의 창고에는 멋진 시간도 있었고, 아쉬운 시간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아쉬운 시간보다 다가올 시간에 희망을 걸기 때문이다. 분명 12월 31일과 다가오는 새해의 1월 1일의 시간은 신체의 감각으로 구분 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의 시간의 성격은 분명 같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12월 31일은 정리하여 보내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1월 1일은 새롭게 시작하는 신선한 새로운 시간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늘 새로운 일을 추진하려는 다짐이 문명이 정체 되지 않고 항상 새롭게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날마다 매순간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간이란 매개체로 약속도 하고, 사회질서를 만들고, 문명이 정체 되지 않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대나무가 마디가 있고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것처럼 사람사이의 생활에도 매듭을 지을 것은 매듭짓고, 버릴 것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도록 작용하는 것이 시간이라는 개념이다. 시간은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이 되게 했다. 그 중에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가장 큰 시간의 매듭은 1년이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많은 것을 정리하여 마무리 짓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마음을 새롭게 하면 분명 새로운 사람이 된다.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비울 것은 비우고, 매듭지을 것을 지으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오는 시간인 1월 1일을 맞이하여 멋진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한다.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면서 하는 일도 바뀐다. 큰 단위의 시간이 바뀌면 마음도 크게 바뀐다. 그래서 매년 맞이하는 12월과 1월은 사람의 마음을 크게 바꾸게 한다. 정리하는 시간과 새롭게 시작하는 찰라의 순간적인 변화의 교차점에 서 있는 시간이 12월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극적인 변화의 순간이 12월에 있어 연말의  시간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커다란 마음의 변화로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 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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