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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때를 아는 것이 지혜의 덕목이다.
유영태 교수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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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3  13: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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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때를 아는 것이 지혜의 덕목이다.

 

유영태교수/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기세등등하고 매서웠던 동장군도 봄의 전령사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가 온다. 매년 때 늦은 추위를 앞세운 동장군과 꽃바람을 앞세운 봄의 전령사가 밀고 밀리면서 봄의 언저리에서 힘겨루기를 한다. 꽃망울을 터트리며 오는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은 차가운 바람을 앞세우고 때로는 눈발을 날리기도 한다. 봄의 문턱에서 내리는 눈을 반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옷깃 속을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은 짜증 섞인 말이 튀어나오게 한다. 그러나 겨울의 앞자락에서 내리는 첫눈은 사람마다 설레임을 갖게 한다. 첫눈 오면 만나기로 한 사람도 있고, 첫 눈과 함께 멋진 곳으로 여행가기로 한 사람도 있다. 같은 눈인데도 어떤 눈은 짜증 섞인 눈이 되고, 어떤 눈은 즐거움과 설레임을 선물하는 눈이 된다. 그 차이는 때에 맞게 찾아왔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때에 맞으면 조금은 성급해도 환영받고 때에 맞지 않으면 천덕꾸러기가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 일상에도 자주 나타난다. 어떤 일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 있는가하면 어떤 일은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에 때를 놓치면 일을 망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대로 기다려야 할 때 성급하게 뛰어들어도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을 아는 단계와 때에 맞추어 대응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언제 행동해야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 때를 가늠하는 일의 기준은 누구를 위하여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급하다고 해서 농부가 논에 가 벼 모가지를 길게 늘어 빼서는 농사를 망친다. 벼가 스스로 자랄 때까지 조급하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반면에 제방에 조그마한 구멍이 생겨 물이 조금이라고 새기 시작하면 황급하게 서둘러 제방에 생긴 작은 구멍을 초기에 꼼꼼하게 메꾸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커다란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때가 지나면서 익어가는 일도 있고, 때가 지나면서 재앙이 되는 일도 있다.   
 특히 어떤 기관을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자의 경우 이 때를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다분히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한 일은 매우 합리적으로 잘 처리했다고 높은 점수를 준다. 그러면서 자기 이외에는 적임자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하던 일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그 말이 옳을지라도 한 사람이 오래 동안 같은 자리에서 머물러 있으면 혁신과 창의력이 수면 아래도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관성과 습관에 익숙해져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뿌옇게 희미해질 수 있다. 무엇보도 중요한 것은 역량 있는 인재가 발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은 인재를 키우는 일이다. 지도자의 자기중심적 사고로 주위에 잠재력 있는 많은 인재가 봉사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는 경우가 발생 할 수 있다. 조직이나 국가나 기관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지도자의 핵심사명은 인재를 키우는 것인데, 자신이 최고의 적임자란 생각에 사로잡히면 인재가 고갈된다. 시대가 바뀌면 인재를 양성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세월은 흐르기 마련이고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은 바뀐다. 사람이 바뀌기 때문이다. 세상 바뀐 줄 모르고 지도자가 지휘봉을 물려줄 때를 모르면 그 사회나 조직은 정체되거나 퇴보한다.   
  그러면 지도자는 왜 물러날 때를 모르게 되는 걸까? 아마 그것은 자신이 최고의 적임자라는 잘못된 생각 못지않게 세월이 흐르면서 세월이 요구하는 또 다른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러난다는 것은 일에서 손을 땐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멋지게 시작할 때가 다가왔음을 인식하지 못하면 현제의 생활에 집착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게 된다. 중학교를 졸업해야 고등학교에 입학 할 수 있는 것처럼 지도자의 자리도 졸업해야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시기와 때가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중학교에서 열심히 공부 했던 것처럼 지도자의 생활도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기간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지 지도자뿐만 아니라 노령화사회로 급변하는 일상생활에도 흔히 나타난다. 직장에 취업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해 훈련하고 현장을 경험하는 기간이다. 평생학습을 위한 평생학교의 한 형태가 직장이다. 취업이란 생활기반의 학교에 입학해 현장감이 묻어나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보람도 느끼고 좌절도 하면서 자기발전을 위한 동기유발로 삼기도 한다. 일은 미래의 더 멋진 삶을 위한 일종의 훈련이다. 멋진 훈련을 바탕으로 날마다 성숙해지는 삶이 직장생활이다. 직장생활이란 훈련종목에서 또 다른 자신감의 갑옷을 입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신발끈을 다시 단단히 묶어야 하는 때를 준비하는 훈련기간이다.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할 그 때가 어떤 사람에게는 빨리 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늦게 오기도 한다. 그 때를 위해 누구나 날마다 훈련하며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야 하는 순간에는 용기와 결단을 요구하기도 한다. 만일 때에 맞지 않고 훈련이 충분하지 않으면 불행을 불러올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때는 기회가 때를 만나는 순간이다. 적절한 때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리고 앞으로만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기회의 순간은 다시는 거꾸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훈련과 학습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현장에서 준비하고 있을 때 기회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순간에 능력의 그물망을 확 던져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 그물망은 하루하루를 훈련으로 준비하여 자신감이란 이름으로 만든 그물망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물러나야 하는 때란 없다. 삶에서 은퇴란 없다는 말이다. 언제나 새롭게 준비하고 때에 맞게 시작 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을 뿐이다. 동장군이 아무리 옷깃을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를 몰아친다 할지라도 봄이 오는 때가 되면 봄이 오기 마련이다. 봄이 오면 봄의 옷차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런 자연의 이치이다. 자연은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를 침묵으로 속삭이며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면 자연은 자연의 방식으로 새로운 때가 오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자연은 삶에 은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날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결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때에 맞추어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삶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해야 할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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