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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채색화로 그려낸 한국 고전문학의 아름다움2017년 <심청전> 이어, 2019년 두번째 작품 <신춘향가> 발표
박순태 기자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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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4  16: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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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채색화로 그려낸 한국 고전문학의 아름다움” 
 2017년 <심청전> 이어, 2019년 두번째 작품 <신춘향가> 발표
      

 

   
한국화가/철학박사   전영미 작가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화가 전영미 작가는 올봄 우리 고전 시리즈 두 번째 전시로 춘향전을 주제로 한 <신춘향가: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래> 신작을 발표하였다. 변치 않는 사랑과 지조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춘향전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표현한 작품들은 미술계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해석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한 <청의 마음>전시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던 전 작가는 지난 5월 인사동 갤러리인사아트 본관에서 춘향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다시 한번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비단 위에 세필을 사용해 옅은 물감을 수 십 차례 칠하고 말리는 기나긴 작업 과정을 거치며 맑고 따뜻한 감성을 화폭에 담아온 전영미 작가는 지금까지 강아지 연작, 모정 연작, 소녀 연작 등을 발표하며 순수와 동심 그리고 한국적인 감성과 아름다움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특히 지난 심청전과 춘향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고전 속에 담긴 아름다운 정서와 가치들을 나누고 싶었다는 전영미 작가를 만나 이번 전시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다.

   
춘향_비단에채색_61x46cm_2019

전통적 관점에서 탈피, 새로운 춘향의 이미지 표현해내
그동안 우리 고전 속에 담겨진 한국적인 정서와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내어 전통 채색화 작업을 해온 전영미 화가는 올해 춘향전을 주제로 한 신작들을 발표하며 우리 고전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섬세한 비단채색화 기법과 전시 기획면에서도 전문가들로부터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 심청전을 주제로 한 <청의 마음> 전시에서는 심청은 효녀라는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큰 사랑의 실천으로 많은 이들을 구원한 소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관객들에게 큰 호응과 감동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추천가_비단에채색_78x54cm_2018

이번에도 전영미 작가는 3개월간의 자료 수집과 철저한 연구 조사를 토대로 춘향은 열녀라는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기가 원하는 사랑을 선택하고 그 사랑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용감하고 당찬 소녀 춘향의 이미지를 그려내었다. 그것은 우리가 대중매체를 통해 익숙해있던 가부장적 사회에서 이상적인 여인의 모습인 순종적인 열녀로서의 모습이 아닌 오히려 유교적 신분 질서를 뛰어넘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을 찾고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결사항쟁도 불사하는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춘향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춘향의 모습은 현대인들에게도 순수한 사랑과 신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현대 사회에도 만연한 불의한 폭력에 대한 저항과 존엄한 삶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십장가_광목에채색_155x230cm_2019

불의에 저항하는 춘향을 통해 우리 민족의 얼 되살려
전 작가는 춘향전이 개인에 의해 창작된 소설이 아니라 오랜 세월 백성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어 내려오면서 형성된 구전문학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이야기가 구전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온 삶의 애환과 소망들이 쌓이고 녹아들어 이야기 속의 인물들과 사건들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 작가는 그런 관점에서 춘향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신분이 천하여도 비굴하지 않고 순수한 열정과 고결한 품성을 지녔던 춘향, 부당한 권력에 맞서 당당히 싸웠던 춘향, 고난과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결사항쟁으로 끝까지 자신의 사랑과 신념을 지켜냈던 춘향”의 모습 속에서 전 작가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얼골(얼의 형상)’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춘향의 모습을 통해 드러난 우리 민족의 정신과 기개는 그 이후 우리 역사 속에서 동학혁명으로, 의병운동으로, 독립만세운동 속에서도 그 빛을 발하였다고 본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 전 작가는 삼일만세운동때 선봉에 서서 결사항쟁했던 기녀독립단의 초상 연작을 함께 선보였다. 

   
부용당1_비단에채색_57x41cm_2018

자료 수집 과정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기녀독립단의 일제 재판 과정에서의 저항과 항변이 춘향가 중 십장가에 나타난 춘향의 모습을 보는 듯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춘향과 비슷한 십대 후반과 이십대 초반의 나이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불의에 대항하여 싸우다가 잔혹한 고문과 옥고를 치렀던 소녀들이다. 전 작가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역사 속에 살아있는 춘향이라는 생각으로 이들의 고귀한 투쟁과 희생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초상화 연작을 함께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삼일운동 백주년을 맞이하여 이 작품들을 본 관객들은 춘향전과 삼일운동을 연결시킨 점이 매우 새롭고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번 전시 작품 중 <옥중가>는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운동의 상징인 백장미를 콜라쥬하여 춘향이 겪은 억울하고 불의한 폭력을 현대 사회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 작가는 춘향의 용기있는 저항을 되새기고 모든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고 존엄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리운어머니_비단에수묵_69x92cm_2017

앞으로도 한국의 미와 가치를 탐구해 나갈 것
지난 2015년 우리 꽃들을 배경으로 한복 입은 소녀들을 그린 <그 시절 그 소녀> 연작을 통해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표현한 전 작가는 2017년부터 한국 고전 시리즈를 통해 한국적인 가치와 정서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실험적이고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오고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전 작가는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하는 한 한국의 고전과 신화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채색화로 표현하는 작업들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정서적인 위안과 행복을 주는 그림들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 전영미 작가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동심을 회복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전하는 그림으로 관객들과 소통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청의부활_비단에 채색 장지 콜라쥬_134x134cm

전영미 작가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과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미시간주립대학 디지털미디어아트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19 “신춘향가: 자유와 존엄을 향한 노래”, 2017 “청의 마음”, 2015 “그 시절 그 소녀”, 2014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2012 “강아지와 친구들” 등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그 외에 초대개인전 6회(취리히, 뉴저지, 서울 등), 개인부스전 3회(뉴욕, 라스베가스, 서울 등), 국제아트페어 11회(파리, 뉴욕, 밀라노, 싱가폴, 북경, 서울, 부산 등) 및 단체전 30회 참여하였으며, 주요 수상으로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100주년 기념 우표대전 대상(서울시장상),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주관 대한민국미술제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대한민국 여성작가상, 올해의 작가상, 대학민국 혁신한국인 문화예술부문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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