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이 왜 살아야 하나?>

5,000년을 이어온 한국인은 모든 혼이 우리가 먹고 생을 유지한 농업에 기반을 두고 살아남아 번창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옛날 속담에 ‘3일을 굶고 남의 집 담을 뛰어넘지 않는 사람없다’는 말이 있듯이 이것은 우리가 생을 유지하는 근본이 의식주에 있음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2001년 FTA협상단의 구성원으로 스위스제네바에 방문하여 향후 진행될 협의사항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발전된 유럽의 품목농업 중에서 최고 농가를 견학하고 생산현장의 생생한 얘기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근면하고 성실한 농민의 생산현장을 보면서 ‘혼을 가진 농민’이라는 표현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과 감동을 받았다. 단순한 소득목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계하고, 생산물안전과 고급품질에 대한 노력을 손바닥위에 또 하나의 손바닥이 존재하듯 노력한 흔적을 보면서 마음과 육체를 합한 진정한 농민의 상을 보고 돌아왔다.

그때의 배움으로 지금도 현장에서 실천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FTA협상으로 각 나라끼리 서로의 이해와 조건에 맞춰 그간의 보호장벽이 하나씩 하나씩 무너짐으로 인하여 특히, 한국과 같이 규모의 경제화 및 지리적, 환경적으로 생산비 및 노동력이 높아 생산원가가 높은 지역과 상황이 비슷한 국가들의 농민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 같다. 이에 맞춰 한국에서도 10여년전 아니 그전부터 많은 정책과 지원등으로 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필요한 시설 및 규모에 비해 시장이 원하고 농가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많은 부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허나, 우리가 크게 교훈을 받았던 사례가 있다.

오래전 “노풍”이라는 다수확품종의 벼가 수확기에 큰바람으로 알곡이 바닥에 떨어져 70%이상의 생산량감소로 이어졌었다. 그때 떨어진 알곡의 양은 전세계 생산량의 0.3%도 되지 않았지만 국제 쌀가격이 40%이상 폭등하여 국제 곡물시장에 요동을 친 경험이 있다.

향후 기상이변 등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모두가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식량의 수급이 불안정해질 여지가 많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 및 농민, 소비자 모두가 긴장을 하고 농업의 중요함은 물론 어떻게 하면 제2의 국방인 한국농업을 지켜낼 수 있는지에 대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농업에 있어 규모화가 된 농가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서 향후에 맞이할 FTA시대에 수출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하며, 그렇치 못한 연로하고 아주 소규모인 농민들은 사회복지차원의 퇴로를 열어줌과 동시에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건전한 한국농업, 농촌이 곧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한국농업이 왜 어려운가?

소는 1.5년을 키워내야 판매가 되고, 돼지는 10개월 정도, 벼는 1년등...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회전율이 낮아서 태생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하다.

김건태 회장 약력

대한한돈협회 중앙회장,

전국축산단체협의회 총회장

농정중앙심위위원회 위원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2경제분과 자문위원을 역임

현재 국립축산과학원 평가위원으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