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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국 일본을 역사 앞에 무릎 꿇릴 수 있을까?
유영태 교수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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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7  10: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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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국 일본을 역사 앞에 무릎 꿇릴 수 있을까?

 

유영태 교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에는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축축하게 젖은 바르샤바 게토지구의 유대인 추모비 앞 콘크리트 바닥에 한 정치인이 비를 맞으며 무릎을 꿇고 있다.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다. 이 모습을 보고 외신들은 무릎을 굻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고 전한다. 독일 브란트 총리는 쏟아지는 기자들에 질문에 사람이 말로서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대답했다. 이 행동은 독일의 진정성이었고 그 날 이후 독일은 유럽으로부터 침략국이라는 원죄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일본은 어떤가를 따지기 전에 독일의 지정학적 상태를 보자. 우선 독일 국민의 인간 생명존중에 대한 의식은 뒤로 하고 독일을 둘러싼 주변국을 보자.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많은 선진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헌법에 반영한 국가들이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새롭게 탈바꿈하지 않으면 독일의 번영을 장담할 수 없는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구성하는 지정학적 커다란 차이가 일본이 주변국을 돌아보지 않아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구조다.  
 유대인의 잠재력은 또 어떤가. 오래전부터 부자들이 많은 민족이다. 금융기법과 금 세공업, 국제무역으로 많은 부를 축척하여 황제는 물론 교황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했던 민족이 유대인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야코프 푸거(Jakob Fugger)다. 1523년 당시 유럽에서 강력한 권력자인 카를 5세으로부터 강압적 협력을 이끌어 내며 부를 축적한 사람이었다. 신성로마제국 황제, 스페인 국왕, 나폴리 국왕, 예루살렘 국왕 등 칭호가 81개에 달하는 절대 권력자 카를 5세를 협박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또 유대인은 단일민족으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민족이다. 이런 유대인의 잠재력 앞에 독일은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으면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탁월한 문장력으로 대규모 학살에 대해 국제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기록을 전파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결국 독일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하도록 만들었다. 
 일본을 한 번 보자.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 8. 4 ~1859. 10. 27)은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하며 조선반도 침략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 지금도 야스쿠니 신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은 정벌해 복속시켜야 할 국가였다. 이로 인하여 일본은 한국을 강점하여 수 십 년 동안 자본을 강탈해갔다. 뿐만 아니라 만주와 중국은 물론 동남아 여러 국가를 침략하여 많은 고통을 안겨 준 나라다. 이런 일본에 대하여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강재징용 피해자에게 일본기업은 배상하라는 판결에 일본은 경제보복으로 대응 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나 양민 대학살사건, 강제징용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일본은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는 커녕 헌법을 고쳐서라도 전쟁을 다시 수행 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고 있다. 이와 같은 거침없는 행보는 유럽과 다른 지정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동아시아에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와 같이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가치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자나라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유대인처럼 노벨상을 많이 받은 민족도 없고, 자본력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족도 없다. 그러니 일본의 팔을 비틀어 양심을 실토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아직은 없는 것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맹주국가의 지위를 지속하기 위해 양적완화, 국가재정투입, 구조개혁 등을 단행하여 일자리는 증가했는데 획기적으로 국가를 성장시킬 수 있을 만큼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거대기업이 새롭게 탄생하지도 않았다. 일본은 위안부문제, 강제징용 등 불편한 진실을 억압하기 위해 첨단핵심부품·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을 억압하려 하지만 임진왜란 때 들풀처럼 의병이 일어났던 민족이 한국이다. IMF외환위기 때는 금모으기로 위기를 벗어났고 무엇보다 한글을 만든 창의성이 높은 민족이다. 
  세계화 물결 속에 국가 간 역할분담으로 국제무역이 활발해져 세계경제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다. 우리나라도 국산화 하는 것 보다 일본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많은 것들을 구입해서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 국산화에 의한 기술자립에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하지만 기술자립을 위한 국산화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교육제도, 산업구조와 사회적 가치기준이 함께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대부분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기술개발을 통해 국가 산업발전을 선도해야 할 유능한 학생들 대부분이 의과대학만 바라보고 있다. 의사가 되면 생활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산업현장에서 기술개발하고 자신의 업무가 국가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아무리 강조할지라도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연봉을 많이 주는 대기업은 적고, 중소기업과 임금격차는 매우 크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가 갈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화만 해도 문제가 많다. 중소기업에서 국산화에 성공 한 제품을 대기업에서 구입하지 않는다.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기술이 축적되는 기술기반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다. 초기 단계에는 다소 납품가격이 비싸더라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우선 사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하면서 기술력이 쌓이도록 해야 하는데 가격과 기술력을 핑계 삼아 국산품을 사용하지 않는 대기업의 관행이 문제다. 기업간 성과가 공유되지 않는 구조에서 중소기업인력은 작은 임금 때문에 회피하고, 대기업은 연말에 인센티브 잔치와 높은 연봉에 비명을 지른다. 이와 같은 산업구조 때문에 국내기술력의 열세가 지속되면서 이번에 일본에게 수모를 겪고 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인재가 의사만 되려고 하는 사회구조를 탈피하여 다양한 가치가 실현되는 산업구조로의 변화가 절실한 시기가 된 것이다. 대·중·소기업간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없으면 유능한 인재가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원천기술이 기반이 되는 첨단부품·소재분야의 국산화는 더욱더 멀어진다. 일본이 역사 앞에 사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지정학적 구조와 유대인의 잠재력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준다. 우리사회의 가치구조의 변화로 경제적 자립을 튼튼하게 하고 국제적 지원을 얻어야 일본이 역사 앞에 사죄해야만 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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