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삼성도 애플도 아닌 중국의 화웨이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 2020년 7월 30일 기준으로 화웨이가 5,58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5,370만대를 출하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통신굴기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 세계 140여 개 나라에 거점을 둔 중국의 대표적 다국적 IT기업이 바로 화웨이다. 통신장비와 기술을 다루는 캐리어 네트워크, 스마트 기기를 제조하는 컨슈머, 시스템이나 데이터 관리 저장 기술을 다루는 엔터프라이즈 분야 등이 주 사업 분야다. 주로 기업을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화웨이는 이미 한국에도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기간망 장비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직접 향하는 FTTH(Fiber-To-The-Home·댁내광전송)을 비롯해 RoadM, PON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화웨이는 재난망 운영 경험과 세계적 수준인 기술력을 강조하며 한국의 국가 재난망 진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는 1987년 런정페이(任正非)가 중국 우전부(郵電部) 소속 정보통신연구소 인원 6명과 함께 2만 위안(약 250만 원)을 가지고 설립했다. 화웨이라는 이름은 “중화민족에 미래가 있다”는 뜻의 ‘중화유위(中華有爲)’를 줄인 말이다. “통신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한다.”와 “고객이 최대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ICT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니즈와 시장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한다”가 슬로건이다.

화웨이를 설립한 런정페이는 1944년 구이저우성(貴州省)의 가난한 산촌인 안순(安順)에서 7남매 가운데 맏이로 태어났다. 고등학생 시절 흰 밀가루로 만든 만두 하나를 먹는 게 소원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그의 가계는 빈궁했다.

대학 졸업 후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해 자신의 전공을 살려 통신 분야 기술 장교로 복무했다. 1982년 인민 해방군의 대규모 감군 계획에 따라 1984년 제대한 런정페이는 한 전자회사에 입사해 IT 관련 업무를 처음 접했는데, 이 시기에 부사장 직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사업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이런 가운데 1998년 회사를 창업했으니, 이게 바로 화웨이였다. 이때 그의 43세였다.

런정페이는 해외의 다국적 기업들이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의 통신 시장을 장악한 현실을 바로잡고 머지않아 다가올 것으로 확신했던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신형 디지털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 개발을 위해 모든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다. 화웨이 직원들의 열정을 상징하는 ‘텐트문화’도 이때 시작되었다. ‘텐트문화’는 제품 개발을 하다가 지치면 연구실 한쪽에 마련된 접이식 야전침대에 쓰러져서 눈을 붙이는 화웨이의 문화를 일컫는 말로, 당시 제품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 50여 명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달렸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를 발판으로 화웨이는 1993년 중국 인민 해방군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권을 따냈다.

화웨이는 지금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노력으로 단기간에 이동통신 장비 사업 분야에서 2012년에 에릭슨을 누르고 최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하였다. 이 때문에 결국 캐나다의 통신장비 업체 노텔이 파산했다. 노텔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장비 업체들이 유럽과 북미의 3G 이동통신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다.

화웨이는 매해 12~20%라는 준수한 매출증가율을 보였고, 2016년 기준, 매출규모는 화웨이가 압도적 1위다. 2위 에릭슨의 매출의 2배 약간 못 미친다. 연도별 성장률도 역시 상대가 안 될 정도로 화웨이가 높은 상태. 최소한 두 자릿수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6년 1사분기 기준 스마트폰 점유율 전 세계 3위에 오르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IDG). 2018년 7월 기준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부상했었다. 2019년에는 다시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되었고, 2020년 2분기에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되었다. 한국 통신장비 시장 역시 화웨이의 장악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