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조선왕조실록 수직상체일기」安義

전 경 애
(소설가, 국제펜한국본부 부이사장)
 

유학자 안의(安義) 선비가 사는 정읍 태인 백천마을 그의 집 너른 마당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논에 볍씨를 다 뿌린 마을사람들이 막걸리를 마시며 시끌벅적하게 떠들어 댔고, 한쪽에서는 농악대와 소리꾼이 흥을 돋우고 있었다. 안의 선비는 사랑채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윽고 그는 붓을 들어 한자 한자 정성들여 쓰기 시작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릴세, 꽃 좋고 열매 많나니-’
  안의는 이 곳 남고서원 선비들과 함께 한글전파에 앞장서기도 했는데, 나라가 어지러워 마음이 스산할 때면 이렇게 한글을 쓰며 마음을 가라  앉히곤 했다.  
  지금은 전라도 태인 땅에 뿌리내려 살고 있지만, 안의의 조상은 대대로 한양에서 벼슬을 했었다. 그의 호는 물재(勿齋), 본관은 탐진(耽津), 세종 때 태인 현감과 평안도 안찰사를 지낸 안기가 고조부요, 종고조부 안지는 세종 때 예문관 대제학으로서 최초의 한글노래 용비어천가를 지은 유학자였다.   
  잠시 후 그는 붓을 내려놓고 멀리 칠보쪽을 바라보았다. 신라 후기의 유학자 고운 최치원을 모신 무성서원과 호남 성리학의 거두 일재(一齋) 이항(李恒)을 기리는 남고서원을 품은 칠보산이 무지개빛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날고 있었다. 
  마당에는 부인과 동네 여인들이 마련한 음식상이 바닥이 나고 있었다. 그는 매사에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의 부인 은씨에게 말을  건넸다. 
  “부인, 올해는 고기도 떡도 없는 빈 잔치상이지만, 그래도 온 천지가 웃음꽃이구려. 힘든데 이제 좀 들어가 쉬시오.”
  말을 마친 안의는 굳게 잠긴 곡간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안의가 그동안 은밀히 모아둔 쌀이 2백 여석이나 쌓여 있었다. 안의는 마을잔치에 애써 모은 그 쌀을 한 톨도 쓰지 않았다. 
  “그래도 장금마을 장금댁들 솜씨가 워낙 좋아서 다들 맛있다고들 합니다.”
  부인 은씨는 장금댁들을 칭찬하였다. 이 마을에는 대대로 칠보 장금마을에서 시집온 여인들이 많아 그들을 장금댁 또는 대장금댁으로 불렀다. 이 장금댁들의 빼어난 음식솜씨는 이미 한양 궁궐까지 알려져 있었다.
  “아버님, 올 임진년에도 대풍이 들 겁니다!” 
  첫째 아들 광우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안의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오랜 만에 광우와, 광주 그리고 막내 광택 까지 세 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다. 그는 세 아들의 이름에 빛 광(光)자를 넣어 광우, 광주, 광택으로 지었는데 끝글자를 조합하면, ‘우(宇), 주(宙), 택(宅), 이른바 ‘우주에 빛나는 집’이 되었다. 
  딸은 한양에서 오래 벼슬을 한 칠보의 안동 권씨 가문으로 시집을 갔다. 마침 오늘 잔치에는 외손자 권극평도 와 있었다. 극평은 무과에 합격하여 어엿한 무장이 되어 있었다. 
  “암, 올 임진년에도 대풍이 들어야지. 그래야 나라가 무사하다.”
  안의는 걱정스레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잊지 마라, 우리 집안은 고려 때 홍건적을 격퇴한 안우장군 때부터 국난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나라를 편안하게 한 집안이다. 그래서 우리 성이 편안할 안(安) 자가 아니더냐.” 
  그가 귀가 아프도록 거듭하는 소리였지만 이 소리를 들은 가족들은 다시금 자세를 가다듬었다. 마당에는 마을 사람들이 임진년 대풍을 기원하며 걸판지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흥이 오른 마을여인들이 큰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기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기야 어걍도리, 아으 다롱디리-”
  “어기야- 즌데랄(위험한 곳을) 드대욜세라-”
  “아으, 아으 다롱디리-”
  “얼쑤!”
  태평소와, 징, 소고, 나팔, 소리꾼에 정읍사 가락까지 어우러진 안의의 집 마당 위로 소리 없이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녁 무렵, 장에 갔던 사람 몇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고 왔다.            “난리가 났단다! 왜가 쳐들어 왔다! 조총으로 사람을 마구 죽인단다!”
  ‘드디어, 걱정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구나,’ 안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멀리 비봉산 자락에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선조 25년(1592) 임진년 4월13일, 중국 명나라를 치는데 필요한 길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하며 일본군 20여만 명이 700여 척의 배를 앞세우고 부산포로 쳐들어 왔다. 부산진과 동래성에 이어 상주, 성주 등 경상도가 함락되었고 4월 28일, 충주 탄금대전투에서는 신립장군이 패하고 자결했다. 
  집들이 불타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며, 성주와 충주에서는 실록 등이 보관되어 있는 사고까지 소실되었다. 유학자 안의는 나라의 얼인 실록이 삽시간에 불타 없어졌다는 소식에 크게 분노하였다.
  세종 때 북쪽으로부터의 외침에 대비하여 남쪽 성주와 전주에 사고를 더 만들어 한양의 춘추관과 충주, 성주, 전주 네 곳에 왕조실록을 보관하게 하였는데, 당시 인순부윤(仁順府尹)이던 안의의 종고조부 안지 등이 이 일을 한 것으로 안의는 들어 알고 있었다. 대대로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왕조실록과 사고에 관한 숱한 이야기들을 상기하며 안의는 사고가 불타 없어졌음을 애통해했다. 
  일본군은 쉴 새 없이 북상하여 단 2주 만에 한양에 도달하였다.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칠흑 같은 어둠 속 도승지 이항복이 들고 있는 희미한 등불에 의지해 피난길에 나섰다. 
  “임금이 우리를 버리고 도망간다!”
  임금의 어가를 가로막던 성난 한양의 백성들은 궁궐을 불태웠고 노비들은 그들의 노비 문서가 보관되어 있는 형조와 장예원에 불을 질렀다. 그 불길은 더욱 거세어져 홍문관과 춘추관까지 삼켰다. 이 때 춘추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서와 책, 실록이 불에 타 소실됐다. 단 며칠 만에 성주와 충주, 춘추관 세 곳에 보관되어 있던 실록이 불탔고 전라도 전주사고에 보관된 실록 하나 만이 남았다.
  조선 건국 때부터, 임금도 마음대로 보지 못했고 임금이 죽은 후에야 편찬되는 것이 실록이었다. 그야말로 후대에게 전할 참된 지침이 담긴 책이 실록이 아닌가. 유일하게 전라도는 아직 병화를 입지 않았지만 참담하기 그지없는 소문에 정읍선비 안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정읍의 유생들이 활터에 모였다.
  “조선 땅이 백성들의 피로 물들었는데 임금은 도망하기 바빴답니다!”
  “피난길 임금님 수랏상을 굶주린 하인들이 훔쳐 먹고 달아났다고 해요!”
  “호종하던 신하들도 다 도망쳤답니다!”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조선은 개국 이래 2백년을 큰 외침 없이 평화를 누려왔었다. 그러나 2년 전 황윤길과 김성일이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와 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침략을 할 것 같으니 대비해야 한다하고, 부사 김성일은 일본이 침략하지 않을 것이니 과도히 걱정할 것 없다는 상반된 보고를 한 가운데 나라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조정에서는 성을 쌓고 지방의 성곽들을 보수하고 경계를 강화하는 둥 대비에 나서기도 했지만 오랜 평화 속에 잠든 조선은 깨어날 줄을 몰랐다. 이항의 가르침을 따르는 남고서원 선비들은 왜의 침략을 예견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항은 한양에서 낙향하여, 생전에 칠보산 중턱 보림사에 학당을 짓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 냈는데 국난이 날 것을 예언하고 평소에도 칼을 옆에 두고 정신무장을 강조하였으며, 유생들에게도 육도삼략과 손자병법, 말달리기, 활쏘기 등을 가르쳤다. 안의 김천일 등 이항의 제자들은 모두 무예에도 능했다. 
  안의는 흥분한 유생들을 진정시키며 타일렀다. 
  “보십시오, 한양에 쉽게 도달한 왜적은 임금을 놓쳐 큰 곤경에 처했습니다. 전선은 길어졌고 보급로도 끊겼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공격할 차례입니다!”
  선비들은 남고서원에서 가장 명망이 높고 어른격인 안의를 중심으로 대책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의병을 일으켜야 합니다!”
  “군량미도 모아야 합니다!”
  유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런데 우리 유생들이 군사를 일으키거나, 군량미를 모으면 자칫 모반으로 오인되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걱정입니다.”
유생들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수군거렸다. 그들은 얼마 전까지 조선을 뒤흔들었던 기축년(1589년) ‘정여립의 난’을 기억하고 있었다. 
정여립은 ‘천하만물은 공공의 것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겠는가,’ 라며 정읍과 태인, 전주와 금구 등지의 농민과 천민 등을 모아 대동계라는 군사조직을 만들어 무술을 연마하다 역모로 몰려 정여립과 1천 여 명의 주위 선비들이 무참히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선비들에겐 아직도 이 사건은 진행형이었다. 
  “여러분,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군량미를 모아 먼저 임금님이 계신 행재소로 보내도록 합시다! 제가 그동안 모아둔 쌀 2백 석을 먼저 임금님이 계신 행재소로 보내겠습니다!”
  안의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임금에게 쌀을 보낸다는 명분하에 의병도 일으키고 군량미도 모으면 될 것이었다. 
  그들은 의논 끝에 만장일치로 전 용담현령 민여운을 태인 의병장으로, 남고서원의 명망 높은 안의와 손홍록을 의곡계운장으로 선출하였다. 의곡계운장은 쌀과, 의복 등 군량품을 모아 임금과 의병들에게 가져다 주는 일을 총괄하는 직책이었다. 
  지난해까지 정읍현감 겸 태인현감을 하다 전라좌수사로 승진해 간 이순신장군과 매우 가까이 지냈던 안의는 이순신 현감과의 대화를 통하여 곧 왜가 침략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은밀히 쌀을 모아 두었었다. 안의가 모아 놓은 쌀 2백석을 쾌척하겠다는 말을 듣자 역시 명망 있는 유학자인 손홍록이 가지고 있는 쌀을 모두 내놓기로 약속했다. 그러자 망설이던 다른 선비들도 앞 다투어 쌀과 포, 목화 등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계(寒溪) 손홍록(孫弘祿)은 정읍에서 농사짓는 유생이지만 한양에서 내려온 명문거족의 후손이었다. 본관은 밀양, 부제학 손비장의 종증손이요, 한림 손숙로의 아들로서 남고서원에서 함께 수학한 선배 안의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다. 
  안의는 64세, 손홍록은 56세로 두 사람 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결연히 떨치고 일어났다. 의기투합한 안의와 손홍록은 군량권유문을 작성하여 정읍과 태인 일대에 내붙였다. 
  “유생들이 드디어 일어났다!”
  장터에서 우왕좌왕하던 사람들이 격문을 보고 나서기 시작했다. 안의의 집안은 앞장서서 바삐 움직였다. 첫째 아들 광우는 정읍과 태인 등지를 돌며 의곡을 모으는 일을 자원해서 나섰고, 둘째 아들 광주는 부친이 내놓은 쌀 2백 석을 행재소의 임금에게 보낼 배편을 찾아 떠나갔다. 
  셋째 아들 광택은 정읍의병장 민여운을 따라 갔고 외손자요 무장인 권극평은 최경회 의병장의 우부장이 되어 싸움터로 떠나갔다. 특히 권극평은 권율 장군과 친척이었고 권율의 사위는 도승지 이항복이어서 가장 전세를 빨리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안의는 외손자 권극평에게 자신에게도 전황을  알려주기를 당부했다.  
이즈음 정읍장터에 오랜 만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순신장군이 남해의 옥포에서 왜군을 쳐부쉈다는 것이다. 또 연이어 합포, 적진포에서 승리했고 사천에서는 왜선 13척을 격파했는데, 거북선이라는 철갑전선 2척이 돌격하여 싸워 크게 이겼다는 것이었다.  
  “용의 머리를 하고 거북이 형상을 한 배가 적진 한가운데로 돌격해서 빙글빙글 돌며, 이리 쏘고, 저리 박고, 왜놈들 배를 순식간에 박살을 내버렸단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환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조가 조정 중신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지난 해 정읍 현감에서 전라 좌수사로 7계급 특진시킨 이순신이 해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에 안의는 뛸듯이 기뻤다. 
  안의는 스승 이항의 가르침에 따라 호를 물재로 하고, 삼가야 할 여덟 가지 교훈, 즉 팔물잠(八勿箴)을 방안에 써놓고 평소에 실천하고 있었다.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고 수신제가를 하며 이웃과 화목하는 길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당쟁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물망언(勿妄言 남과의 언약을 지켜라) 
물위연(勿爲姸 정직하라)
물폭노(勿暴怒 화를 내지 마라)
물흉주(勿胸酒 술을 과하게 마시지 마라)
물황색(勿荒色 여색에 빠지지 말아라)
물타사(勿惰祀 조상의 제사에 게으르지 말라)
물열장(勿閱墻 남의 담장을 기웃거리지 말라)
물소족(勿疏族 일가끼리 서로 화목하라)

  굴욕의 피난길을 택한 선조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은 한양을 탈환하러 올라오는 전라감사 이광이 이끄는 8만 남도근왕군이었다. 남도근황군은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의 농민들로 급조된 군대였다.  
  그러나 6월 5일, 용인에서 이광의 남도근왕군은 일본군에게 크게 패해 많은 군사들이 죽거나 흩어졌다. 고작 1600명의 일본군에게 8만 대군이 패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는 것은 의병장들이었다. 호남의 고경명, 김천일, 영남의 곽재우, 호서의 조헌 등이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다. 김천일 등 다수의 의병장들이 일재 이항의 제자로서 안의와 함께 공부하던 유생들이었다. 전직 관료와 유생, 백성, 노비 심지어는 승려까지 의(義)를 부르짖으며 의병에 가담하였다.
  ‘지금 우리 조선이 명나라로 진격하려는 왜군을 막으며 명나라를 대신하여  싸우고 있으니, 명나라는 빨리 지원군을 보내 주시오!’
피난길의 선조는 사신을 명나라로 보내 하루 빨리 원군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선조를 따라 피난길에 나선 다섯 사관들 마음은 참담했다. 
  이제 사초를 쓸 종이도 없었고 피난길에 허둥지둥 들고 나온 선조 즉위이후 25년간의 기록도 빗물이 스며들어 망가져 버렸다. 또 사관들은 선조와 중신들이 요동행을 두고 말다툼하는 것을 내내 지켜보았다. 그들은 틈만 나면 만나 신세를 한탄하고 임금을 헐뜯었다. 
  “난, 혼자 도망 가 살려는 임금 얘기 도저히 더 이상 못쓰겠소이다.”
  “나도 내 붓을 더럽히고 있다오.” 
  “에잇, 사관이 된 게 후회막급입니다.”
  “우리도 모두 요동으로 끌려가 죽는 것 아냐?”
  “난 죽더라도 고향 가서 죽으려오.”
  의논 끝에 사관 5인방은 그만 야음을 틈타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선조는 늘 가까이서 자신을 따르던 사관들이 보이지 않자 그들을 찾았다.
  “사관들이 안 보이네, 모두들 어디 갔나?”
  “사관들이 탄 말이 허약해서 아마 뒤쳐진 모양입니다.”
  몇몇 신하들이 그들을 찾아 나섰고 다섯 사관들이 사초를 몽땅 불태우고 도망갔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대신들은 경악했다.     
  “당장 그 놈들을 잡아오라!”
  선조의 노여움은 하늘을 찔렀다.   
  비록 한양을 버리고 피난길에 나서긴 했으나 실록을 통하여 후대에 성군으로 이름이 남길 바라던 선조였다.
  
  이 무렵 명나라는 14대 황제 만력제(萬曆帝. 1563-1620)가 통치하고 있었다. 10살의 어린 나이에 황위에 오른 만력제는 한 때 존경하는 스승이자 명재상이었던 장거정이 죽고 난 후 그의 비리가 드러나고, 그의 재산이 황제를 능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장거정의 아들과 일족을 멸하고 재산을 몰수했다. 또 만력제는 귀비 소생의 셋째 아들을 태자로 책봉하려고 했으나 신료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황제파업’을 선언하고, 자금성 깊이 들어가 몇 년째 어전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들은 이제 만력제의 얼굴조차 잊어버릴 지경이 되었다. 
  만력제가 황제파업을 선언한지 5년 째 되는 임진년 어느 날, 조선 임금이 급파한 사신이 달려와 원군을 청했다.
  “빨리 원군을 보내 주십시오. 조선이 명나라를 대신해 왜를 막고 있습니다.” 
  “아니, 왜가 부산에서 한양까지 쳐 올라오는데 20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혹시 조선이 짜고 앞장서서 명나라로 쳐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의심에 찬 명나라 신료들은 연일 조선파병 문제로 술렁댔다. 
“절대로 안 됩니다! 무리한 조선 파병은 명나라 재정을 파탄 내 명나라를 멸망시킬 런지도 모릅니다!”
명나라 신료들은 입을 모아 거세게 파병을 반대했다.
이즈음 만력제는 궁녀들과 나비놀이에 빠져 있었다. 자금성 연못에 배를 띄워 부채를 든 궁녀들을 태우고, 황제는 연못 한가운데서 나비를 풀었다. 그리고 그 나비가 앉은 부채의 궁녀와 그날 밤을 같이 보내는 것이다. 나비놀이를 하던 만력제는 조선이 대규모 일본군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매사에 반대만 하는 늙고 탐욕스러운 대신들이 어련히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조정은 시끄러워졌고, 그의 꿈자리까지 뒤숭숭해졌다. 꿈속에서 일본군이 자금성 깊숙이 호화스러운 그의 침실까지 나타나 긴 칼을 휘둘러댔다. 어느 날 만력제는 관우가 9척 장신으로 석자 수염을 휘날리며 적토마를 타고 번쩍이는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면서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 유비, 관우, 장비 셋이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도원결의, 바로 만력제가 가장 좋아하는 의리의 상징 관우였다. 
“유비 형님, 일어나세요, 당장 일어나세요!” 
관우가 외쳤다. 
꿈속에서 장비는 조선의 선조가 되어 나타나 애원했다.
“형님, 저 장빕니다. 설마 저를 버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삼국지의 관우가 나타나 만력제를 유비라 부르고, 위기에 처한 동생 장비가 형님을 부르며 애원하는 소리에 만력제는 그만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 
‘무엇보다 우리 명나라 땅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어전에 든 늙은 대신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얼굴조차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뻔한 만력제가 근엄한 얼굴로 옥좌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죽지도 않고 끈질기게 그의 말에 반대만 하는 늙은 대신을 내려다보며 만력제는 소리쳤다.
“조선은 명과 오랜 교류를 맺으며 의리와 명분으로 다져진 나라이다. 당장 의리의 나라 조선에 원군을 파병하라!”
  “폐하, 아니 되옵니다! 여진족과의 전쟁이 끝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조선파병이라니요?”
  늙은 대신들은 일제히 소리 높여 반대했다.
  “시끄럽다! 짐은 첫째도 의리, 둘째도 의리, 셋째도 의리니라!”
  만력제는 단호한 어조로 병부상서 석성에게 파병을 명한 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금성 깊숙이 사라졌다. 
  “조선을 구하고, 우리 명나라는 망해도 좋단 말인가?”
  늙은 대신들은 가슴을 쳤다. 그러나 자금성 안에서 만력제는 통쾌하게 웃고 있었다.
   
  6월 18일, 선조일행은 선천에서 유숙하고 있었다. 이 때 이덕형이 선조에게 기다리던 소식을 알려왔다.   
  “드디어 명나라에서 원군을 보낸다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됐다, 이제 명 원군을 위한 군량미를 준비하도록 하라!”
  선조는 급히 전교를 내리며 이제는 요동으로 넘어가지 않고 명나라와의 국경인 의주에 머물며 반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의주에 도착한 선조는 후회와 서글픔이 섞인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국경의 달 바라보며 통곡하고
  압록강 강바람에 마음 상하니
  신하들이여, 또다시 이후에도 동인서인 할 것인가?

  남해의 이순신장군이 연전연승으로 바닷길을 막자 한양의 일본군은 일본으로부터 군량미와 원군을 지원받을 길이 막혀 버렸다. 또 명나라 원군의 참전으로 전쟁이 장기화할 기미를 보이자 군량미 보고인 호남평야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전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전황은 변해 갔다. 일본군은 한양으로부터 1만2천의 대군을 이끌고 전라도로 쳐들어왔다. 
  이에 맞서서 도절제사 권율, 동복현감 황진, 의병장 고경명과 고인후 부자, 유팽로, 곽재우와 김덕령 의병장들, 전주 만호 황박, 나주 판관 이복남, 김제 군수 정담, 해남 현감 변응정, 조헌과 승병장 영규 등 관군과 의병들이 속속 전주성의 관문인 금산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한편 전주성에서는 전라감사 이광을 위시한 도사 최철견, 부윤 권수, 제독관 홍기상, 삼례 찰방 윤길, 경기전 참봉 오희길 등이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있었다. 이 회의에서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의 어진과 전주사고에 보관 중인 단 하나 남은 왕조실록의 보전도 문제가 되었다.
  “산이나 바다로 피난시키기도 어려우니 사고의 밑을 파서 어진과 실록을 파묻읍시다.”
  다급해진 사람들이 말하자 방어사 곽영이 말했다.    
  “금산에서 생포한 왜군한테서 성주사고에서 약탈한 실록 2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성주에서 실록을 꺼내 사고 밑에 파묻었지만, 곧 발각되어 모두 불태워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땅에 묻는 것도 위험천만한 일이군요.”
  다들 머리를 저었고 어진과 실록을 성 밖으로 피난시키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워낙 상황이 다급한데다 인력도 부족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라감사 이광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어진과 실록을 지킬 학행과 연륜이 있는 선비를 찾아보도록 지시하였다.
  
  이 무렵 정읍의 의곡계운장 안의는 쌀과 포 등 군수품을 모아 싸움터로  보내는 일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자, 이제 남해의 이순신장군과, 김천일, 최경회, 민여운 등 우리 용감한 의병장들에게 속히 군량미를 보냅시다!”
함께 의곡계운장이 된 손홍록 역시 일가친척, 가동들을 총동원하여 군량미를 모으고 있었고, 김부진, 안창국 등 명망 있는 선비들과 손홍록의  조카 손숭경 등도 힘을 보탰다. 태인향교에서도 훈도와 교생들이 모두 나와 적극적으로 도왔다. 여인들은 장정들을 위해 떡과 밥을 지었으며, 금옥이와 옥수 등 기생들도 주먹밥을 만들어 광주리로 날랐다. 
하루 일을 거의 끝낸 안의가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는데, 얼마 전 장터에서 헤어진 손홍록이 황급히 집으로 찾아왔다. 
“전라도가 매우 위급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손홍록은 긴장된 얼굴로 말했다. 바로 그 때 또 누군가가 말을 타고 달려와 급히 안의의 집 앞에서 말을 내리더니 품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 안의에게 전달하고 사라졌다. 의병장 권극평이 보낸 비밀 서찰이었다. 한글로 쓰여 있었다. 한글은 한자와 달리 일본군이 잘 읽지를 못해 안의는 극평에게 한글로 서찰을 써서 보내기를 은밀히 당부했었다. 편지를 읽던 안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손공, 말씀대로 왜가 곧 전주성을 공격한답니다. 전주성이 함락되면 군량미 창고인 호남평야가 다 그들의 손에 들어갑니다.”
잠시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손공, 전주성에는 또 전주사고가 있지 않소. 이미 사고 셋이 불탔다는데, 마지막 전주사고마저 소실되면 이 나라의 역사가 영영 사라집니다.”
  “물재선생님, 소문에 의하면 전주성에서 어진과 실록을 지킬 명망 있는 선비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난리통에 누가 나서서 그런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겠어요?”
  순간 안의의 머릿속에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타들어 가는 전주사고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간 안의는 저도 몰래 손홍록에게 다가가 덥썩 두 손을 잡았다.  
  “어진과 실록을 구해내야지요. 손공과 나, 우리 두 사람이 목숨 바쳐 전주사고에 있는 나라의 마지막 실록을 지킵시다!”
  안의가 힘주어 말하자 손홍록도 기다렸다는 듯 불끈 주먹을 쥐고 소리쳤다.  
  “맞습니다. 우리 시골선비들이 힘을 합쳐 나라의 역사를 지키러 갑시다!”
  그러나 다음 순간 손홍록이 텅 빈 곡간을 가리키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주성을 도우려면 말과 식량이 있어야 하는데, 쌀을 이미 임금님과 의병들에게 다 보내버려 우린 빈털터리가 되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두 사람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서 있었다. 상황이 절망적이었다. 후대에게 물려 줄 마지막 실록도 이제 불길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었다. 이 때 아스라이 먼 곳에서 북소리처럼 안의의 귀를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
  “무엇을 주저하느냐? 너희는 나라의 혼을 지켜라!”
  그 소리는 천둥소리처럼 커지며 하늘과 땅에 가득했다. 안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안의의 조상 안우장군이었다. 고려 공민왕 때 도원수를 지낸 안우장군은 외세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20만 홍건적을 물리쳐 고려를 구한 영웅이었다. 안우장군의 위패는 서희와 강감찬, 정몽주 등 고려 16 충신과 함께 경기도 연천의 숭의전에 모셔져 있는데, 해마다 숭의전에서 이들을 기리는 제사가 있어 안의도 참석하곤 했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이 마당에,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안의와 손홍록은 황급히 논밭을 처분하고 가산을 정리하여 돈을 마련하여 말 이십여 필과 양식을 사들였다. 은씨 부인 역시 말없이 앞장서서 도왔다.  동원할 수 있는 두 집의 가동들을 합쳐 보니 30여 명이 되었다. 평소에 안의를 따르던 정읍 장사 김홍무가 소문을 듣고 그들을 따라 나섰다. 김홍무를 따라 날쌘 검객 셋이 자원하여 호위를 맡았다. 64세 노령의 안의가 앞장 선 일행은 전주성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그들은 밤늦게 전주성에 도착하였다.
  전주성은 전라감사 이광의 지휘 아래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도근왕군의 패배로 많은 군사를 잃어 선조의 분노를 산 이광은 근신 중이었고 전주성을 수비하는 군사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전 성균관전적 이정란이 의병 백여 명을 모아 전주성으로 들어와 큰 힘이 되어 함께 성을 지키고 있었다.
 안의와 손흥록이 경기전에 도착하자 경기전에서 애를 태우고 있던 경기전 참봉 오희길이 달려 나왔다.   
  “안공, 손공, 안 그래도 감사께서 어진과 실록을 지킬 학덕과 경륜이 높은 선비님들을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오시다니요, 하늘이 도우신 게 분명합니다!”
  “늙고 힘없는 시골선비들이지만, 이제부터 우리가 어진과 실록을 목숨 걸고 지키도록 하겠소!”
  안의의 얼굴이 결의로 빛났다. 그러나 전주성을 둘러 본 안의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전주성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경기전의 어진과 전주사고가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어진과 실록을 성 밖으로 옮겨야 합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시키는데 필요한 인력과 말도 저희들이 구해왔습니다. 인근 내장산은 크고 깊어 도저히 왜군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요새입니다.”   
  안의는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광은 이미 일본군 첩자가 길목마다 매복하고 있어 피난이 어려울 것이라며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안의는 만일 어진과 실록이 소실되면 비록 끝내 전주성을 싸워 지킬지라도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협박 섞인 말까지 이광에게 전했다.  
  대규모 일본군이 전주성 가까이 진출하여 사태가 더 급박해지자, 망설이던 이광은 안의의 말을 받아들여 어진과 실록을 내장산으로 옮겨도 된다고 허락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전주사고의 육중한 문이 열렸다. 한지에 금속활자와 목판으로 인쇄된 조선의 실록, 단 하나 남은 최후의 조선왕조실록은 비단 보자기에 싸여 견고하게 짠 나무궤짝 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태조에서 명종까지 실록이 47궤였고, 고려사와 삼국사기, 삼국사절요, 동국통감 등 모두 합해 60여 궤로 총 1300여 권의 엄청난 분량이었다. 안의와 손홍록, 경기전의 오희길 참봉, 수복 한춘 등과 양가의 가동들이 극비리에 움직여 실록상자와 기타 서책들을 말 20여 마리 등에 싣고 내장산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안의의 명령에 따라 일행은 곡식과 짐을 잔뜩 싣고 피난을 가는 호족처럼 위장을 했다. 또 왜 첩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왕조실록과 태조의 어진을 따로따로 이동시켜 내장산에서 만나기로 계책을 짰다. 
  “우리가 실록을 싣고 먼저 출발해서 내장산으로 가 안전한 길을 알려드리겠으니 오참봉께서는 은밀히 어진을 모시고 그 길을 따라 내장산 용굴암으로 오십시요.”
  내장산 지리에 밝은 안의는 오희길에게 말했다. 
  6월 22일, 안의와 손홍록 일행은 내장산 금선계곡에 있는 은봉암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내장산입니다. 이 깊고 깊은 산에 어진과 실록을 숨기면 아무도 못 찾을 겁니다.”
  흘러내린 흥건한 땀을 닦으며 손홍록이 말했다.
  “그래요, 내장산은 천혜의 요새지요.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이름이 내장산이 아닙니까, 허허허. 이제 좀 안심이 되는군요. ”
  안의는 일행을 선두에서 지휘해 일단 실록을 은봉암에 숨겼다.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자 안의가 일러준 안전한 길을 따라 얼마 후 오희길 일행이 비밀리에 어진을 모시고 내장산으로 와 은봉암 위 깍아지른 절벽에 위치한 용굴암에 국조 이성계의 어진을 숨기고 번갈아 지키기 시작했다. 전주성에서는 조선팔도에서 달려 온 관군과 의병, 승병들이 연일 싸우며 호남평야를 지켜내고 있었다. 
  안의와 손홍록 두 선비는 엄중한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실록을 지키기 위해 용굴 앞에서 수직을 서기 시작했다. 내장산에는 내장사 주지 희묵대사와 1백여 명의 승병,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화전민, 사당패, 노비, 농민 등 천 여 명이 산을 에워싸고 함께 지키기 시작했다.
  용굴 앞에 선 안의와 손홍록은 형제의 의를 맺고,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실록을 지킬 것을 하늘에 맹세했다. 마지막 조선왕조실록은 끝까지 살아남아 후손들에게 전해져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은 안의는 사관이 된 비장한 심정으로 내장산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지키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 수직상체일기」(守直相遞日記)
   임진년 유월이십삼일. 안의와 손홍록이 함께 지킴.
 
  한자 한자 정성들여 쓰던 안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내장산 아홉 봉우리가 석양빛에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안의와 손홍록 선비는 조선왕조실록을 구해 1593년 강서행재소에 피난 중인 선조에게 전달했다. 정읍(내장산)-부여-아산-수원-인천-부평-강화를 거쳐 황해도 해주로 가는 험난한 길이었다. 안의는 이 때 얻은 병으로 1596년 돌아가셨다. 몸을 던져 자비로 조선왕조실록을 구한 안의와 손홍록 두 선비는 현재 정읍 남천사에 배향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가 없는 우리의 소중한 역사기록물로서 1997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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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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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애소설가]

약력:
(현)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코리아 헤럴드 기자 역임. 

저서와 작품 : 
『장진호』, 『민들레 목장(The Dandelion Ranch, 미국출판)』,
『위대한 항해』,  『꽃 한송이의 사랑』, 
「흥남의 마지막 배」, 「장미와 철모」, 「나폴레옹 파리로 돌아오다」 외 다수. 
수상: 한국문학백년상. 한국전쟁문학상. 상상탐구작가상, 올해의 작가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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