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

 인수 성낙수

 밀물과 썰물들이 밟고간 텅빈 갯벌
 석양빛 취해 졸다 빈잔을 높이 드니
 흩어진 하늘의 구름 잔속에 앉는구나

 코앞에 있는 고향 외딴집 대추나무
 해풍에  뽑혔을까  빨간 알 달렸을까
 바늘귀 열어놓고서 귀를 닫지 못한다

 강너머 물새들은 배없이 오고가고
 들넠에  송아지는 엄마소 젖 먹는데
 발 묶인  나룻배 한 척 모래위에  뒹군다

 검둥개

 인수 성낙수

 모란시장 쇠창살 속 검둥개 잡혀 있다
 서로가 빵 한 조각  생사의 싸움한다
 번갯불 한 방이면 떨어지는 불꽃인데

 성낙수 문단경력

 경기 여주 출생
 시조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국 시조 시인협회 운영 이사

불꽃

슬픈 것들  뿐이라도
안아보고 싶었다.

시린 것들  속이라도
안겨보고 싶었다.

스스로
장작이 되어
타오르고 싶었다.

해국 같은 여자

조경순

남들은 파도 소리 귀를 대고 듣지마는
파도에 해국같이 잎 절구고 사는 여자
날빛 속
오가는 생사
하루하루 사투였다.

발길이 뜸한 해변 갯바위 등에 붙어
공복에 겹겹 쌓인 슬픔을 간직해도
바람 속
해국 같은 길
환히 열고 섰구나.

조경순 시인 약력
- 97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
- 97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집 『저 일흭』『조각보』
-온천시조문학상 . 무궁화벽송문학상. 대전시조문학상. 충북시조시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