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스포츠
당신의 옆자리에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나요? (serve에 대하여)
고원수 화백  |  koreain@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2.08  17:21:4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당신의 옆자리에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나요? (serve에 대하여)

고원수/ columnist, artist

   
고원수/ 처음처럼/ 20F/ 선각 후 아크릴/ 60.6 × 72.7/ 2008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려한다.
현실의 고단을 인내하며 부단한 노력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이타심을 발휘하여 남을 돕는 의인이 되기도 하며 간혹 타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창의적인 노력 없이 남의 노력을 가로채거나, 내 것이 없는 노예처럼 시키는 일과 주인의 눈치만 살피는 인생도 있다.

우상(Idol)
 요즘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은 K-POP으로 분류되는 음악의 아이돌 스타(idol star)들이다.
아이돌(idol)은 종교적인 의미로 영혼(Anima)이 깃든 이미지나 조각상 같은 것들로 분류되며 섬기기(serve) 위한 숭배의 대상을 일컫는다. 그러나 요즘에는 특별한 계층이나 대중들에게 유명한 가수 또는 스타로 지칭되는 인물, 그리고 존경이나 사랑받는 사람으로까지 확대되어 경계자체가 모호해졌다. 누군가에게 나 자신도 그러한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또한 내 옆자리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그런 사람일수도 있다.

   
라파엘로/ 그리스도의 변용/ 유화/ 104 × 111cm/ 1518년/ 로마 바티칸 미술관

섬기기(serve)와 관찰(observe)
 직장에서 성실함과 창의적인 사고로 능력을 발휘하며 가정에서는 세상 어느 남편들보다 충실한 어떤 남자가 있었다. 어느날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하였는데 사랑하는 아내가 회사 잘 다녀오셨어요? 라는 인사와 함께 양복 윗도리를 받아들며 목마르지 않나요? 라며 음료수 잔을 들이민다. 그렇게 섬기기(serve)위한 세심한 서비스(service)를 제공하던 중에 남편의 하얀 와이셔츠 등 쪽에 빨간 립스틱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순간 섬김과 신뢰의 감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사라지고 의심의 눈초리로 더 이상 섬기지 않겠다는 관찰(observe)자의 시점이 시작된다.

 우선 배우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며 세심한 변화까지 감지하려는 행동을 보이며 여보 오늘 회사에서 무슨 일 없었지? 오늘 누구 만났어? 무슨 향수 뿌린 거야? 회사 끝나고 집으로 바로 온 거야? ……. 등등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오감이 총동원 되는 행위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나쁜 방향으로 결론이 나면 그때부터 흔히 속되게 말하는 ‘웬수덩어리’가 된다. 여기서 덩어리라는 말은 섬기지 않고 관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에 대상이 의미하던 모든 기능을 제거시킨 순수한 물질덩어리로서 내던져진 것을 의미하며 객체인 오브제(object)가 된다. 그리고 이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점을 주체인 서브제(subject)라고 한다.

   
장 레옹 제롬/로마의 노예시장/ 1824 ~ 1904년경

노예근성(Servility)
와이셔츠에 립스틱 자국이 찍혀 있거나 말거나 나의 주인이 행하는 모든 것에 이유 달거나 의심을 하면 매를 맞거나 쫓겨날 뿐이다. 주인님의 뜻대로 시종인 나는 때리면 맞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억울한 경우이다. 이는 과거 유교문화권이던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을 노예처럼 억압하는 방법들과 유사하다. 귀 닫고 3년, 눈 닫고 3년, 입 닫고 3년이라고 했던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인격조차 무시된 사회였으며 여차하면 쫓아내려는 협박의 도구로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관습법을 만들어 노예처럼 부리기도 하였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종’이라는 중세 천년의 서구의 기독교문화도 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유교나 기독교 같은 종교들이 인류를 수직적 구조로 억압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이 억압한 것이다. 타인을 마음대로 부리기 위해, 또는 무리나 집단을 통솔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불합리한 질서였다.

결론적으로 섬기기이라는 뜻의 서브(Serve)는 대등한 관계의 지위가 애초부터 확보되지 못한 노예로서 봉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요즘 커피숍이나 일부 식당에서는 서브의 명사형인 서비스(service)라는 단어에 셀프(self)를 결합시켜 셀프서비스(self-service)라는 말로 사용하는데, 이러한 셀프서비스는 왕정이 무너진 이후 근대에 생겨난 용어로서 섬김의 주체와 객체가 모두 ‘나’ 하나로 귀속된다.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나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신뢰하고 노력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부로부터의 자아성장이 외부로 발산되어 주변을 밝히며 지금 누군가의 옆자리에서 남편이나 아내 그리고 친구나 동료 또는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으로서 이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모아이 석상/20M, 90톤/이스터섬


※ 섬기기(serve)위해 만든 우상(Idol)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건설회관 2층 (우)04520  |  대표전화 : 02-771-1265  |  팩스 : 02-771-1266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573  |  발행·편집인 : 박재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진
Copyright © 2021 월간 한국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