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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함께한 삶
이서하 화백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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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08  09: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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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와 함께한 삶’

 

천년종이!  한지!  ‘한지’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우리나라 옛날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 ‘한지’와 함께 해 왔습니다. 처음 아기의 출생을 알리기 위해 대문에 거는 금줄에 숯, 고추 등과 함께 ‘한지’를 꽂았으며, 아기의 백일을 축하하기 위해 백설기 떡을 만들 때에도 시루 밑바닥에 ‘한지’를 깔았습니다. 글을 배우게 되면 ‘한지’로 만든 서책을 접하게 되고, 또한 ‘한지’로 만든 연을 날렸으며, ‘한지’의 주 재료인 닥나무 껍질로 줄을 만들어 팽이를 치며 놀았습니다.

 나이 들어, 혼인을 앞두고는 ‘한지’혼서(婚書)에 사주를 적어 보냈고, 시집 갈 때 여성들은 ‘한지’로 만든 옷본을 가지고 갔습니다. 이 외에도 책이나 경전을 제작하거나 다양한 공예작품을 만들고 실생활에 필요한 용품들을 만들 때에도 ‘한지’를 사용하였습니다. 즉, 문서와 서책, 저화(돈으로 만들 종이), 지갑(종이로 만든 갑옷),  속옷, 항아리, 종이 신, 등이 이에 해당 됩니다.

 가을 끝 무렵이 되면, 언제나 연례 행사처럼 새 창호지를 바르곤 하였는데, 말려 두었던 국화 꽃 잎이나 단풍 잎을 넣고, 다시 창호지를 덧대서 붙이면 창호지 문이 한폭의 꽃 그림이 되었고, 문살의 선적인 아름다움이나 문양이 드러나고, 빛이 투과되어 은은하고 온화하며 자연스러운 한국정서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창호지는 공기를 정화시키고 환기와 습도까지 자연적으로 조절해주는 훌륭한 ‘천연의 공기 청정기’역할도 해왔습니다.

 온돌 바닥에 사용하는 ‘한지’장판은 환경 친화적이며 열에도 강하여, ‘한지’를 여러겹 겹쳐 장판을 깔고 그 위에 치자색을 냈으며, 콩기름이나 들기름을 먹여 윤이 나도록 하였는데, 기름칠 하는 횟수에 따라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무게감 있는 색상으로 안정감도 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을 맞으면, ‘한지’로 염을 했고 장례 행렬에서 만장(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글을 쓴 깃발)을 , ‘한지’ 지전(돈모양의 종이)을 뿌려 고인의 더 나은 내생을 기원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옛날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한지와 함께한 삶’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한지’작가로서, 앞으로 여러분들께 ‘한지’와 관련된 다양한 우리문화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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