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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달항아리’로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 오르다
박부건 기자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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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14  14: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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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달항아리’로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 오르다.

 

   
신현철도예연구소  신현철 도예가

밤이면 얼굴을 내미는 달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예전에는 달빛에 의지해 밤길을 걷기도 했고, 내려오는 전설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며, 지금은 지구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류가 출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인류가 출현했다고 해도 박쥐나 야행성 동물처럼 캄캄한 밤에 적응하기 위해 초음파 감지 능력을 갖는 등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다. 음력 8월 보름달을 기준으로 하는 추석 같은 명절은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특히 조석 현상이 없기 때문에 지구의 회전이 더욱 빨라져 어쩌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8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빠른 회전은 폭풍을 일으킬 것이며 각종 생명체는 이런 환경에 적응을 해야 살아갈 수 있도록 변했을 것이다. 이런 달을 주제로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온 신현철도예연구소의 신현철 작가. 그는 40여 년 넘게 도예가로 활동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달항아리를 제작해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적인 조형미를 전통적인 기법으로 풀어내고 있는 신 작가는 한국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그만의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한국적인 토양에서만 생산될 수 있는 그런 특질의 강한 성격을 지닌 도자기를 추구한다. 대략 25년 전 즈음 신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의 요구로 우연한 기회에 달항아리를 시작하게 된 신 작가는 달항아리의 모양부터 유약까지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유약도 천연재료만 쓰고 귀한 재료, 남들이 쓰지 않는 재료인 육송유약을 사용하는 등 신 작가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의 혼을 불어넣어 작품을 만들었다. 달항아리를 시작하면서 달에 빠져 심취하게 된 그는 오롯이 달을 느끼며 달을 완전히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오랜 시간을 거친 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달에 집중하면서 박물관을 찾아다니고 고증과 검증을 거쳐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끝에 지금의 달항아리를 만들게 되었다.

   
 

나라를 사랑하고 역사를 중히 여기는 예술가의 ‘혼’을 담다
신 작가는 자신을 한마디로 '예술에 대한 정신, 혼'이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있어서 도예는 삶이요, 늘 작품을 대할 때 수행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렇게 자신의 영혼을 쏟아서 만든 작품을 통해 그는 대중들에게 '혼'을 전달하고픈 것이다. 그는 "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 국가가 굳건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문화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문화예술이 살아나고 문화예술인이 살아날 때 국가도 함께 살아나게 되기에 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살리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도자기를 전시했던 신 작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국가자격으로 초대를 받는 등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에는 중국 국립 박물관인 다엽 박물관에서 초대전을 갖게 되었는데, 그때 관련 중국 항저우시 주석은 “신 작가는 최초로 동서고금 국가급 1급 자격으로 초대된 작가” 라고 말했다. 중국의 5천 년 역사 가운데 도자기 실력을 자랑하는 중국에서 '기본기가 갖춰진, 현대를 이끌어가는 예술가'라는 의미로 '1급 자격'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 밖에도 1999년도 일본 지바현에 있는 가와무라 기념미술관 개인 초대전도 도자기 전시로는 최초로 초대받았으며, 2001년도에는 중국 의흥 국제도예전에서 세계 작가 작품 872점 중 당당히 한국인으로서 1등을 했다. 2012년 국립중앙 박물관에 문화재로 화준을 기증하였으며, 2015년 도예 공모전 심사위원 및 명 다기 품평대회 심사위원, 대한민국 차 문화, 명인 선정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도자기 수업에 몰두하던 1980년 중반 즈음, 한국에 막 다도 열풍이 불기 시작할 무렵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새로운 다기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경기도 광주에 터를 잡고 본격적으로 도예 작업에 들어가 1986년부터 새로운 다구를 개발했다. 그 계기로 36년 동안 특허, 실용실안 2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차를 사랑하는 차인이라면 신현철 선생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신 작가의 다기는 유명하다.

달(Moon)을 응용해서 모든 작품을 만드는 신 작가의 작품 속에는 '나라'와 '역사'의 의미가 담겨있다. 찬란했던 과거의 도예작품들을 현재에서도 구현해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도예가로서 자부심과 역사를 이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작업할 때 무념무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는 그는 작품에 기를 불어넣어 비로소 기의 결정체가 바로 작품이 된다. 신 작가는 2013년도에 '경기도 광주 왕실도자기 명장'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오랜 기간의 작품활동으로 그의 노력과 공로에 대해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국립중앙박물관, 산동성 치박시 중국도자박물관 및 중국(의흥)자사호박물관, (항주)중국다엽박물관 등 중국사대박물관, 미국 샌프라시스코자연사박물관, 일본 가와무라미술관, 유럽 등 세계박물관에 소장/전시되고 있다.

   
 

현대적 조형미를 전통적 기법으로 풀어내는 신 작가의 혼이 담긴 '달항아리'는 역사적인 가치를 가지고 도예를 공부하는 후예들에게, 그리고 역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현철도예연구소 신현철 도예가 인터뷰>

Q : 신 도예가님을 이야기할 때 '달항아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달항아리를 만드는 도예가로 유명합니다. 달항아리에 대한 도예가님의 철학이 궁금한데요, 말씀해 주시죠.
A : 달에는 제가 작품에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존재합니다. 달이 차고 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선과 빛이 제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달이 없었으면 바다에 조차가 없어 기상이변이 일어날 것이요, 해일과 폭풍이 일어날 것이며, 달이 있으므로 지구의 축이 고정되지요, 날마다 조금씩 변하는 그 모습에서 많은 철학자의 철학이 피어오르고, 전설이 생겼으며 우리 삶의 회한을 빗대는 존재도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에서 영감을 받아 차도구, 찻사발, 화병 달항아리 등 철학과 미학이 담긴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도자 조형 작품들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Q : 달항아리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 달항아리는 역사적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제 신념을 담아 만든 나만의 작품입니다. 나라에 대한 사명감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죠. 도자기를 만들다 보니 옛 선조들의 뛰어난 예술 감각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의 역사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자기를 하면서 역사를 알아가고, 그 역사 가운데 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달항아리 역시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회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예술인으로서의 사명감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한국의 고고한 역사가 현재에도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예술가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상, 사명감 등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것이 달항아리이기에 저는 이 작품에 대해 자긍심을 느낍니다.


Q : 도자기는 신 도예가님께 어떤 의미입니까?
A : 세상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반응하고, 내면의 소리,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자각, 도자기 자체가 바로 제 삶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여 년 간 도예가로서 한 길을 걸어왔으며 달항아리를 비롯한 모든 작품 속에서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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