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생활의 지혜

 

 『21세기 리더의 덕목』

               

         

 조 성 민

 *한양대학교 로스쿨 명예교수/법학박사      

*대륙문인협회 이사장(시인/수필가)    

                      

 

 

 리더는 어떠한 덕목을 갖추어야 할까? 이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나, 지도력이라는 의미를 가진 리더십(l-e-a-d-e-r-s-h-i-p)의 글자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뜻에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① 경청하는 것이다 (Listening).

 리더는 귀를 열어놓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 다. 이것이 리더의 첫 번째 덕목이다. 경청은 말하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오히려 설득당하는 독특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리더의 경청능력은 귀로 듣고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 조직의 구성원을 신뢰하고 나아가 기회를 부여한다. 기회를 얻은 구성원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스스로의 몰입을 통해 기대이상으로 노력을 경주하게 되고 그 결과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낸다.

② 존중해야 한다 (Esteem). 

 존중은 대인관계의 본질적 요소이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에게 나를 맞추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곳에 있기 바란다면 그들보다 아래에 있고, 앞서기 바란다면 그들 뒤에 있어야 한다.

  ③ 적응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Adaptability).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환경의 변화가 급류를 타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사람과 같이 행동하라”는 격언이 있듯이, 시대상황에 맞추어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실력은 어떤 환경에서든 잘 적응하여 자신의 일에 최선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④ 근면해야 한다 (Diligence). 

 끊임없이 떨어지는 낙숫물이 커다란 돌을 뚫듯이, 보람되고 어려운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함이라는 주춧돌을 몸에 배이도록 하여야 한다. 맹자가 입산하여 학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도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맹모가 아무 말 없이 칼을 집어 짜던 베를 잘라 버렸다. 맹자가 깜짝 놀라자 ”네가 중도에 공부를 그만 둔 것은 이 베를 끊어버린 것과 같다“고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러자 맹자가 꾸준히 학문에 전념하여 훌륭한 성인이 되었는데, 여기서 생긴 고사성어가 단기지교(斷幾之敎-베를 잘라 교훈을 줌)이다.

  ⑤ 인내심을 배양해야 한다 (Endurance). 

 리더는 투박한 돌을 자르고 문지르고 쪼고 갈아 옥돌로 만드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의 부족함을 알고 더욱 노력해 목표를 달성하는 헝그리정신을 가져야 한다. 성공한 사람은 공격받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공격을 당한 후에 더 적극적으로 현실에 맞서는 사람이다. 인내심을 통해 역경지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역경지수는 어려운 일을 추진할 때 역경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견디어 목표한 것을 성취하는 능력이다.

⑥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Responsibility). 

 비록 자기에게 불리한 일이 일어났을지라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고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 자기 자신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잘못된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고, 잘된 것에 대한 공로는 부하에게 돌려야 한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적극적으로 일을 풀어가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인디안 추장에게 그의 특권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전쟁이 일어났을 때 맨 앞에 서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추장처럼 지위가 올라갈수록 권한보다는 책임이 커짐을 알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리더이다.

  ⑦ 봉사정신을 가져야 한다 (Service). 

 봉사는 개인이 시민의 일원으로서 통제되지 않는 모든 활동 그 자체이다. 봉사를 함에 있어 크고 위대한 명분으로 장식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작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만족감이 생기면 거기에서부터 봉사를 더 확대해 나달 수 있다. 리더가 되기를 선택한 것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선택한 것이므로, 나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즉 자기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눠주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나아가 상대방에게 기쁨과 웃음을 더하고, 슬픔과 눈물을 빼줄 수 있어야 한다.

  ⑧ 정직해야 한다 (Honesty). 

 정직은 생각을 말과 행동에 일치시키는 것이다. 있는 대로 보고, 본 대로 생각하고,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고 이것들이 일관성을 가질 때 정직하다고 말한다. 꽃에 향기가 있듯이 사람에겐 품격이 있으므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와 같이 정직해야 한다. 정직성이란 규범대로 행동하려는 마음가짐으로 도덕성의 핵심이다. 약속에 정직성은 신의이고, 상거래의 정직성은 신용, 직무의 정직성은 성실, 법의 정직성은 준법이고 금전의 정직성은 청렴이다.

⑨ 공정해야 한다 (Impartiality). 

 어떤 일을 처리할 때 당사자의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지도자가 한편으로 치우치면 공동체 전체가 그릇된 길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물과 같이 언제 어디서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⑩ 준비를 해야 한다 (preparation). 

 21세기는 변화의 물결이 급류를 타고 있는 시대이다. 앞날의 어려움이나 힘든 상황들을 미리 내다보고 그에 따른 대비방안을 강구할 줄 알아야 한다. 변화와 혁신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의지가 없으면 변할 수가 없다. “천장지제 궤자의혈 (千丈之提 潰自蟻穴)”이란 말이 있는데, 「천길 둑도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것은 미리 대책을 세우고, 큰 것은 작을 때 처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상의 내용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젊은 시절부터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끈기와 열정이 필요하다. 리더의 덕목은 끊임없이 흐르는 땀방울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