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예술·스포츠
이성(reason)과 감성(feeling)
고원수 화백  |  korea-in@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6.07  14:39: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이성(reason)과 감성(feeling)

 

수업 도중에 제자에게 “자네는 그림을 그릴 때 차가운 머리를 사용하는가? 아니면 뜨거운 가슴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저는 항상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하는 이중적 사고를 견지하며 그림을 그립니다. 음~ 그렇군. 그래서 그리는 그림마다 서로 뒤섞여 미적지근했구나!   

고원수/ columnist, artist

미학(aesthetics)은 aesthet(feeling) + ics(science)으로 느낌이나 느껴지는 감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미학은 인식(cognition)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발현되는데 인식의 단계에서 객관성과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이성(reason) 중심적 고급인식과, 충동적이며 뜨거운 가슴의 감성(feeling)을 중시하는 저급인식으로 양분 된다. 이번 글에서는 인식의 방법으로 이성과 감성으로 차별성을 보이는 신고전주의(New Classicism)미술과 낭만주의(Romanticism)미술을 그림과 더불어 가볍게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신고전주의(New Classicism) 미술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 프랑스 혁명으로 대표되는 계몽주의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대상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객관적 사고를 가장 중요시 하였다. 이는 감각적이고 장식성이 강한 로코코 미술에 대한 선호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더 과거의 미술이 지녔던 질서와 조화를 탐구하게 하였으며 그 결과로 신고전주의를 태동시키는 업적을 이루게 된다.

프랑스혁명이후 이러한 신고전주의 미술은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고 정립시키려는 분위기속에 회화, 조각, 건축 등에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엄격한 고전양식을 체계화시킨다. 그리고 혁명의 주체가 된 시민사회의 큰 호응을 받게 되었다. 또한 1783년 폼페이 유적의 발굴과 그 밖의 지역에서 많은 고대의 유적들이 발굴됨으로서 고전을 향한 관심이 더욱 더 고조된다. 이러한 배경아래 신고전주의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신고전주의의 중요한 주제는 로마의 미술과 신화, 역사에 대한 감동과 모방에서 시작된 미술로서 정확하고 엄격한 선과 명쾌한 구도, 매끄러운 색칠이 특징이다.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그림1)의 그림에서 보듯이 회화에서 인물은 조각과 같고, 구성은 단순하다. 채색은 매끈하고 꼼꼼하다. 이렇게 다듬어진 이미지는 객관성을 지닌 완벽한 구조로서 더하거나 빼면 망칠 것만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러한 신고전주의 미술은 넓은 범주에서 고전주의와 유사성을 보이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미술이 전개되는 시기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새로운 유행이나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리며 또 다른 곳을 바라보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낭만주의(Romanticism) 미술을 살펴보자.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에서 보이는 미술의 수직적 구조에서 볼 때 흔히 낭만주의를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생겨난 미술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그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게 정교하게 계산된 미술운동은 아니다. 즉 특정한 예술사조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이전의 관습이나 질서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인간의 원초적 모습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행위추구라는 것이다. 

19세기 초반에 낭만주의가 하나의 사조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주의가 권력자들에 의해서 변질되는 계몽주의의 불편한 민낯을 보고 이에 실망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포함해서 봐야 된다. 따라서 낭만주의 미술은 이성 또는 합리주의적인 것들에 가려진 본디 인간의 모습으로 시선을 돌렸고, 예술의 발현과정이 이성보다는 감성과 상상력에서 생성되어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흔히 낭만주의(浪漫主義)라는 한자의 의미를 직역해보면 ‘물결이 어지럽고 과격하게 파도치며 넘쳐서 질펀하다’라는 뜻이 되는데 태풍이 휘몰아치는 바닷가에 서서 버티는 격한 심리 상태를 연상시킨다. 이렇게 번역되는 로맨티시즘은 중세시대의 이야기를 뜻하는 로망스(Romance)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명칭에서 보듯이 낭만주의는 중세시대의 문학과 매우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물론 19세기 미술사조들이 거의 대부분 문학과 관련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낭만주의 미술은 문학 그 자체가 영감의 창고였다. 

이러한 낭만주의가 프랑스에서는 그림의 주제를 인간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자유 그리고 이국적인 것에 대한 동경, 야생성에 대한 관심 등의 것들을 주로 다루었으며, 들라크루아의 의지가 강한 '고귀한 야만인'을 낭만주의 최고의 이상적인 인간으로 설정했다. 영국에서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 보다는 극적이고 변화무쌍한 자연과 그곳의 삶에 연결시켜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프리드리히가 그린 ‘자작나무 숲의 성당(그림3)’에서 보듯이 그들 특유의 우중충한 정서와 민족주의, 그리고 극도로 관념적인 모습으로 문학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전개 되었다. 

결론적으로 인식의 과정에서 고전주의는 이성(reason)을 중심으로 하여 질서, 조화, 균제, 완결미, 공적이고 사회적인 인간관계, 유한한 세속적 세계를 강조하였으며 신고전주의 또한 그러한 문화적 객관성이라는 배경아래 합리적이고 사회통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낭만주의는 감성(feeling)을 바탕으로 하여 상상력과 감정, 동적인 변화의 과정과 혼돈, 미완의 단편, 숭고성, 개인의 내면세계와 자연, 무한한 초월의 세계를 추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글 서두에서 언급된 예시처럼 초보자가 미술창작 과정에서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얻으려는 과한 집착은 죽도 밥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으로 글 맺음을 한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건설회관 2층 (우)04520  |  대표전화 : 02-771-1265  |  팩스 : 02-771-1266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573  |  발행·편집인 : 박재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진
Copyright © 2022 월간 한국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