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칼럼
이태원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에 대한 단상
강준수 교수  |  korea-in@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12.08  16:55:0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이태원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에 대한 단상

 

2022년 10월 31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발길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서 이어졌다. 축제의 즐거움과 함께 젊음의 욕구와 열정을 분출하는 공간이 한순간에 비극의 현장으로 변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다. 젊은 나이에 생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젊은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은 한정된 시기에 가능한 것이기에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든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핼로윈(Halloween) 데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시선은 긍정과 부정이 교차할 것이다. 그것은 ‘핼로윈 데이’라고 하는 낯선 이국적 축제 이벤트에 대한 거부감에서 오는 연유도 다양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를 차지할 것이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는 오랜 과거에서부터 시대를 막론하고 상호 간에 다양한 차이점이 존재하였다. 현대사회에서도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소비패턴이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각자의 개성에 맞는 다양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변신한 젊은이들의 ‘핼러윈 데이’ 축제 이벤트 풍경은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긍정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 샤머니즘의 상징적 측면에서 유연한 시선을 수용한다면 ‘핼러윈 데이’가 낯선 축제 이벤트만은 아니다. 축제가 재현되는 방식의 차이만 존재할 뿐 본질은 우리나라의 전통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동짓날 팥죽’ 음용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핼로윈 축제’는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지역의 켈트족의 미신에서 유래한다. 태양을 숭배했던 고대사회에서 ‘음(陰)’의 기운이 충만한 10월 31일은 죽은 영혼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는 행위가 절정에 다다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당시 켈트인들은 ‘음’의 기운이 충만한 이 시기에 ‘양(陽)’의 기운으로 대변되는 태양의 대체물로서 호박 내부에 불을 밝히는 상징적 의례 행위를 수행하였다. 그들은 태양의 기운을 상징하는 밝게 빛나는 호박을 통해서 ‘양’의 기운을 마을 곳곳에 전달하였다.   
마을의 각 가정집은 태양으로 상징되는 ‘호박 랜턴’을 맞이하면서 간단한 먹을 것을 제공하였다.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밝은 호박을 들고서 마을을 도는 사람들은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사탕을 대접하지 않으면 불운이 닥칠 것이다)’을 외치면서 불운을 막고자 하는 마을 집주인들의 심리를 통해서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 각 마을의 집주인들은 불운 방지용 간단한 먹거리의 제공과 함께 ‘핼로윈’을 함께 즐겼다. 그리고 켈트족들은 ‘핼로윈 축제’ 이벤트 다음 날인 11월 1일을 새로운 태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새해’라는 인식을 지녔다. 
이러한 일련의 이벤트는 고대의 ‘태양숭배’ 사상과 관련된 것이다. 이러한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는 오늘날 축제 참가자들의 특수분장이나 마녀, 유령, 요정, 그리고 괴물에 이르는 다양한 의상을 착용하는 행위로 재현되는 것이다. 고대 켈트족들에 의해서 재현된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는 우리나라의 ‘동지’와 연관성을 갖는다. 동아시아의 고대인들은 ‘동지(冬至)’를 일 년 가운데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이 길이가 가장 긴 것으로 인식하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밤은 ‘음’의 기운과 연계되고, 낮은 ‘양’의 기운과 연계되었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고대인들은 ‘동지’를 기점으로 새로운 태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새해’로 인식하였다. 고대 켈트족이 호박에 불을 밝혀서 상징적 태양을 표현했다고 한다면 동짓날 먹는 팥죽도 상징적 태양을 나타낸다. 팥죽의 붉은색은 붉은 태양이 퍼져나가는 모습이고, 내용물에 담기는 새알은 태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 동아시아 고대인들은 ‘음’의 기운이 충만한 ‘동지’를 지나면 태양이 부활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팥으로 대변되는 붉은 색은 태양의 붉은빛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과거에 귀신을 쫓는 부적을 대신하여 붉은색의 팥을 문에 뿌려두는 행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과거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조상님께 제사 지내고 나서 방, 마루, 광, 헛간, 우물, 그리고 장독대에 한 그릇씩 놓아두었다. 
이것은 유태인들이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는 행위와도 연계된다. 이것은 생명력과 역동적 힘을 지닌 태양의 ‘양’ 기운이 ‘음’의 기운을 물리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대인들은 태양으로부터 뿜어나오는 ‘붉은색’의 역동성은 ‘음’의 기운에 해당하는 ‘액운’을 물리치는 주술적 위력을 지녔다고 인식하였다. 결국, ‘핼러윈 데이’ 축제 이벤트가 완전히 이국적이고 별개의 문화가 아니라 고대 시절부터 인류가 공유해 온 ‘태양숭배’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만 당시 고대인들이 살아가는 지리적 요건, 지형, 환경, 그리고 기후에 따라서 재현 방식의 차이가 생긴 것이지 본질적 의미는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지닌 것이다. 
따라서 기성세대는 좀 더 유연한 시선으로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줄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핼로윈 데이’ 축제 이벤트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은 젊은이들의 다양한 놀이 문화 공간 확보의 절실함을 대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필자는 무한한 책임감을 피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필자는 이태원의 비극으로 인해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들에게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강준수 교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건설회관 2층 (우)04520  |  대표전화 : 02-771-1265  |  팩스 : 02-771-1266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573  |  발행·편집인 : 박재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진
Copyright © 2023 월간 한국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