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정성으로 100년 전통의 고택에서 맛보는 보약 같은 한정식

외가집 한정식 / 김종남 대표

울산 중구 학산동에 가면 도심 한 가운데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아름다운 고택이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정확히 101년 전에 지어진 이곳은 당시 울산 지역 최고의 부자로 불리던 김좌성의 옛 집터로 현재는 울산지역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히는 전통 한식레스토랑 ‘외가집’이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한옥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마주하며 맛보는 외할머니의 손맛은 현대인들의 지친 영혼을 위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로라하는 식객들의 깐깐한 입맛까지도 접수한 일품 한정식의 모든 것 ‘외가집’ 한정식을 소개한다.    
취재 : 배준철 기자 (teen21@nate.com)

<외가집>밥이 보약이다.
세월의 흐름이 이곳만을 비켜나간 듯 잘 가꾸어진 한옥에는 언제 찾아가도 버선발로 반겨주시던 외할머님이 살고 계실 것만 같다. 2013년 ‘외가집’의 2대 대표직을 맡게 된 김종남 대표는 손자들을 위해 한상 가득 정성껏 음식을 내어오시던 외할머님의 그 손맛을 구현해내기 위해 오늘도 분주한 움직임을 재촉한다. “20여 년 전, 누이가 이곳에 터를 잡고 울산 최고의 한정식 집으로 키워 온 만큼, 그 맛과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65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이곳을 지키면서 손님모시는 낙으로 살고있죠.” 
예로부터 울산에는 유명한 천석꾼이 두 명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이 집에 옛 주인이었다. 풍수적으로도 탁월한 이곳에는 정원 지하에 묻혀있는 커다란 암석 하나가 그 기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외가집’한정식을 맛보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미신처럼 믿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이 ‘외가집’한정식에서 가장 많이 선호하는 메뉴가 우연히도 돌솥밥이다. “여긴 그냥 밥집입니다. 그이상의 어떠한 수식어도 찬사도 필요치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외가집 밥이 곧 보약이라는 사실입니다.” 언제나 인기 만점인 메뉴는 외가집 잔치상, 외할머니 잔치상, 만석군 부자상과 같은 코스 한정식과 돌솥밥, 갈비찜, 갈치뚝배기 등인데, 7월부터는 여름 시즌을 겨냥한 꽃게장정식이 새롭게 출시되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울산 지역 최고의 돌잔치와 상견례 장소
‘외가집’ 한정식은“외가집 백년된 방에서 상견례하면 백년해로해요” 하는 입소문이 번질 정도로 울산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상견례, 돌잔치, 피로연 장소로도 유명하다. 
고객들의 높은 신뢰는 고객 한명 한명을 정성으로 모시는 김종남 대표만의 감동 경영이 보여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중국의 절강성에서 10년을 살았는데, 제게는 그 곳 온주상인의 혼이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온주상인은 10년을 하루 같이 살 수 있는데, 저도 그들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한결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김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무려 5,000명이 넘는 고객들의 전화번호가 있고, 손님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메뉴를 드셨는지 일일이 기억하고자 노력한다. 방문하신 손님들께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내는 일도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인데, 매월 문자발송 건수만도 평균 600여건에 육박한다. “지금은 울산 최고의 밥집임을 자부하지만 5년 안에 대한민국 최고의 밥집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내실을 튼튼하게 다지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되, 절대로 맛에 있어서는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유난히 일찍 시작된 여름, 몸은 지치고 입맛은 달아나는 계절의 한 가운데에서 외할머니가 차려주시는 정갈한 한정식 한 상이면 어떨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여기, 마음의 거리조차 너무 가까운 ‘외가집’ 한정식으로 가자. 기승하는 여름더위도 물리칠만한 신선놀음이 무엇인지 제대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