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컬트의 중심에는 "빙의"가 있다>

한국불교 법성종 자비정사  종정 묘심(필명: 묘심화)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건 옛말이 된지 오래다. 시시각각 다변화되는 각박한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우울증, 강박, 공황장애, 양극성장애 등은 더이상 소수 특정인에게만 발현되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조현병 발생 비율도 날로 급증할 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 각계 민간기관의 자살 대응 및 협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기 침체 및 코로나19 사태 후 사회적 고립과 우울·불안의 가중으로 자살 사망자 수는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하여 유감스럽게도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위태로운 사태를 맞았다. 
가령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 열대야일수도 매일 새로 갱신하는 요즘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들고 물어볼 때 "나는 몸과 마음이 지극히 건강하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인간은 누구나 명확한 것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당장 내일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불분명한 미래는 인간이 신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기도 하다. 누구도 예기치 못한 현대인의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들이 경기 악화와 각종 질병 등과 맞물려 급기야는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행동들이 비일비재한 혼돈의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코로나19 이후 "코로나블루" 즉 몸에 든 코로나라는 질병이 마음에도 우울감을 일으켜 심각한 우울증 사태를 초래한바 있다.
엔데믹 이후 코로나블루는 끝났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환호했지만 우리네 삶은 그리 녹록치 못한 게 현실이다. 고달픈 날들이고, 매순간이 고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형상이다. 이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인류에게 닥친 초유의 사태 앞에 우울증과 자살충동, 자해, 환각, 환청, 환시, 강박, 만성 무기력, 불안, 분노조절 장애 및 충동장애 외 수많은 증상을 호소하며 이 곳 종로구 구기동 자비정사를 찾는 이들이 늘고있다.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본인들이 빙의(憑依)가 맞는지 여부를 궁금해하고 그 해결책을 찾으려한다.

기댈 빙(憑)에 의지할 의(依), 빙의는 무언가에 몸과 마음을 기대고 의지한다’는 뜻으로, 말 위에 타고 얼음 위를 달리는 이의 불안한 마음을 잘 표현하는 단어이다.
빙의(憑依)는 "spirit possession"이라 하여 서양에서도 관심이 지대하다. 불가사의한 정신세계를 탐구하고, 신의 영역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건 인간 본연의 욕구다. 하여 최근 불고 있는 "오컬트" 열풍은 태초부터 미스터리한 영역을 향한 인간의 동경이 있었음을 짐작해 알 수 있듯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신의 영역, 영적인 부분은 더욱 신비롭고 의지하고 싶은 부분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한 반증일 뿐 무궁무진한 불가사의의 세계에 인간이 알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일부이다.

몇 해 전 영화 "파묘"의 제작진이 자비정사 문화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 영화촬영지로 적합할 거 같다며 시놉시스를 전하고 갔는데 내용 중 무녀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고사한 일화가 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영화 "파묘"의 흥행으로 한때 샤머니즘이라 치부하고 과학의 잣대로 터부시하던 "오컬트"장르에 심취해 있다. 그리고 "오컬트"의 중심에는 여전히 "빙의"가 자리잡고 있다.

우연히 찾은 극장에서 "핸섬 가이즈"라는 영화를 사전 지식 없이 접하게 되었다. 카톨릭적 요소가  저변에 깔려있고, 신부가 구마사제로 나오는 영화였다. 구마사제가 봉인한 악령이 예기치 못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풀려나와 인간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피의 살육파티를 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결국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오컬트 장르임은 확실하다. 이 영화가 최근 해외영화제에 공식 초청작인 되었다는 기사도 접했다. 이처럼 불교 뿐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무속신앙을 아우르는 인류 보편적 정서가 바로 신을 향한 동경이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종교적 힘에 의해 해소하려는 인간의 갈망 표출이 이제는 문화 컨텐츠까지 그 영역을 넓히게 된 것이다.
빙의를 기존의 "귀신들림"으로 인식하는 일반인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신분열이나 히스테리 등이 나타나는 현상에만 "빙의"를 국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인 다중인격으로 진단하기도 하고, 최근 의사들 중에 "빙의"를 그 자체로 인정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 빙의현상이 왜 일어나는가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간에 의견이 다르다.

의학계에서는 "빙의 장애"를 노이로제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종교계에서는 종교 의식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근본 해결책이라고 판단한다. 하여 한국불교 법성종 자비정사에서는 천도재뿐 아니라 영산재와 구병시식을 거행하고 있다.

탤런트 K 씨의 구병시식이 화제가 된 후 유명 가수와 수백만 관객수를 동원한 영화감독, 스포츠 스타, 정치인, 경제인 등 무수히 많은 이들이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불교 법성종 자비정사를 찾았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수의 매체에서 촬영과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그 중에는 영국 BBC 방송사도 있었다. 자비정사에서 "동양의 신비를 밝히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BBC 영상은 전 세계 40여국에 방영되었다. 이를 통해 불가사의한 정신세계 빙의와 구병시식을 세계로 알리게 되었다. 이 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 환생하신 룸범 린포체 스님(당시 6세)과 일행이 친서를 가지고 자비정사로 친히 찾아와 티베트 불교의 한국의 영산재와 구병시식 그리고 빙의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인의 관심이 K컬쳐에 있는 요즘 인공지능 AI로도 해결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 "빙의"를 기존의 편협한 개념에서 탈피, 사회 제반 문제까지 확대시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