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체결,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의미는? 

2014년 11월 10일 한중 FTA가 타결되었는데 이는 한국의 13번째 FTA타결로, 한국은 14대 경제대국 가운데 일본,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한 11개국과 FTA를 체결한 것이다. 이후 양국 정부는 금년 중 세부사안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관계 장관간 정식 서명을 거쳐 내년 중 한중 FTA가 정식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FTA체결로 관세율이 인하되면 부분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만회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를 비롯 양국이 민감한 산업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관세 철폐 품목이 축소되어 한국 FTA효과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미국과의 FTA 체결로 국내에 공업, 자동차 등 실질적인 실익이 있는지 증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중국과의 FTA 체결은 국내 농가, 수산업계를 파경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 김윤희 기자

한중 FTA로 국내 업종별 희비는 엇갈리고...
한중 FTA 수해품목으로는 IT 관련 부품 업종과 서비스 산업이 수혜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고 또 다른 전문가들은 한중 FTA의 진정한 수혜주는 레저, 한류콘텐츠, 화장품 주라는 분석을 내 놓았다. 화장품과 전기밥솥 등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섬유 등 국내 내수 중소기업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우려된다. 현재 면세점 화장품 매장은 우리나라 제품을 사려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현실. 한류 붐과 함께 화장품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데 한중 FTA 타결로 6.5∼10%에 이르는 관세가 철폐되면 현지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전기밥솥과 의류 수출도 한중 FTA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개방되어 한류 문화 상품 수출이 더 촉진될 것으로 보이며 항공업계는 승객왕래와 수송 물동량 증가가 기대된다. 하지만 섬유와 고무, 플라스틱, 농산물 등 국내 내수 중소기업 제품과 농민 경제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동차는 한중 FTA 양허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전기전자의 경우, 단적으로 중국의 저가 가전 및 휴대폰 업체들의 내수 시장 진입으로 국내의 내수 시장 점유율 하락우려가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부품, 소재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부품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 반도체는 단,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게임 업종은 단기적 영향은 유리하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업체의 한국 진출 확대로 국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인터넷 포털, 모바일 메신저, 결제 서비스 등은 이미 선발 주자의 시장 선점이 완료됐다고 보고 있다.  

한중FTA는 중소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인가!
한편, 한·중 FTA타결 소식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연)이 11월 11일 성명서를 내고 "실익이 없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전농연은 '실질적 타결'이라는 한중FTA는 농업을 희생양으로 한 것"이라며 "정부가 자랑하는 성과를 분석해보면 제조업, 투자, 서비스 분야에서 얻은 것도 별로 없다"고 못박았다. 전농연은 "얻은 만큼 중국에 내준 것도 많으며, 오히려 자본이 중국으로 이전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무역 역조현상이 심화되는 속에서 한중FTA는 중소기업의 붕괴를 이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농연은 또 "농업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양보가 진행됐다"며 "정부는 이전 FTA와 비교해 낮은 차원이라고 하지만 한중FTA 부분별 실익차원을 보면 농업분야는 내주기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농연은 "특히 제2의 주식인 밀시장과 사료, 콩, 참깨 분야를 대폭 양보하면서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을 회생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한중FTA피해는 날로 커지고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연은 "이는 곡물자급률이 형편없이 낮은 우리나라로서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축산분야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등은 양허 제외했지만 소, 돼지 등은 즉시 관세철폐대상이 되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에서 생우가 들어올 수 있는 위험성을 남겼다"고 협상을 평가했다. 또한 지난 11일, 한중FTA중단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중FTA 실질적 타결 규탄 농축산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협상 한중FTA 실질적 타결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국제금융센터가 11일 발표한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한중FTA로 양국간 비관세장벽이 완화되면 한국 제조기업의 중국 이전이 확대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기업이 이전해 국내 일자리가 줄고 임금상승 폭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한국의 내수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저렴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멕시코로 이전하는 미국 제조기업이 늘면서 자국내 노동비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와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 정부와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한중FTA 이후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데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중FTA협정이 2016년부터 발효될 예정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 영향에 대한 평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은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이 13억 인구라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대한민국 농수산업계에 닥칠 타격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상태이기에 마냥 들떠있을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확실한 것은 FTA체결로 우리나라 식량기반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직 세부내용까지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는 타격을 입는 분야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 - 박스처리나 따로 빼기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협정.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FTA로 약칭한다. 특정 국가 간의 상호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으로,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제반 무역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한 양국간 또는 지역 사이에 체결하는 특혜무역협정이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은 그동안 대개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과 같이 인접국가나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흔히 지역무역협정(RTA:regional trade agreement)이라고도 부른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모든 회원국이 자국의 고유한 관세와 수출입제도를 완전히 철폐하고 역내의 단일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공동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유럽연합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하나는 회원국이 역내의 단일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공동으로 유지하지 않고 자국의 고유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대표적인 예이다.
WTO가 모든 회원국에게 최혜국대우를 보장해 주는 다자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세계무역체제인 반면, FTA는 양자주의 및 지역주의적인 특혜무역체제로, 회원국에만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시장이 크게 확대되어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의 수출과 투자가 촉진되고, 동시에 무역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협정대상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