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정신이 깃든 명품 칼 만들기에 한 평생을 바치다.
사회봉사에서도 명장
 
대한민국 제1호 금속단조  명장 주용부 대표 

‘명검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사전적 의미로 명검이란 공장에서 찍어낸 그런 칼이 아닌 견고하고 빈틈없는, 그리고 수백 번, 수만 번의 담금질과 망치질로 길들어진 단단하고 균형이 잡힌 모양새와 적당한 무게감 등 오랫동안 칼과 함께 지낸 장인만이 그 세밀한 감각을 찾아 만들어낸 칼을 말한다. 대한민국 제 1호 금속단조 분야 명장(名匠)인 용호공업사 주용부 대표(77세). 그가 만드는 칼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명검으로 그가 칼과 함께 한 시간만큼 쇠를 알아 농익은 솜씨로 쇠들을 부린다. 그의 솜씨로 만들어진 칼은 이미 요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고로 꼽히며 마치 요리사 훈장이라도 되는 듯 어느 정도 요리의 경지에 오르는 자만이 주 명장의 칼을 갖게 되는 자격이라도 얻는 듯이 그의 칼을 갖는 기쁨을 느낀다. 칼을 다루는 사람들이 인정한 주 명장의 칼 만드는 솜씨는 대충 몇 년의 경력에서 나오는 가벼움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인생이 담긴 칼 이야기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이 된다. 

‘최초의 요리도구 개발, 연구 선구자’ - 사회봉사에 앞장 서.
충북 청주에서 출생한 주 명장. 그는 1950년 6.25 사변을 겪으면서 아버지를 잃고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어린 14세의 나이로 온갖 많은 일들을 가리지 않고 해야만 했다. 전쟁 때는 칼만큼은 잘 팔린다는 이야기에 대장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그는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시작했기에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더욱 노력해야 했던 그는 밤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죽을힘을 다해 일을 한 결과 대장간에서도 인정받는 대장장이가 되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끈기가 있었던 주 명장은 최초로 복합강 기법으로 주방용 칼을 만들게 되었다. 강철과 열처리가 되지 않은 스테인리스 재료를 붙여 두드려 칼을 만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주 명장은 2005년 금속을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압력을 가하여 어떤 형체를 만드는 작업인 단조(鍛造) 부분에서 단 한 명의 명장(名匠)이 되었다. 사실, 독일이나 일본의 단조 기술은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더 단단하고 정교한 칼을 만드는 전통기술을 보유한 장인이 국내에서 칼을 만든다는 사실에는 아직 생소하게 느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주 명장은 용호공업사를 통해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칼과 회칼을 전문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든 칼로 음식의 참맛을 찾고 주부들의 고충이 조금이라도 사그라지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에서 최선을 다해 쓰기 편리하고 잘 드는 칼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칼이 잘 들어야 음식 안에 들어있는 영양분의 파괴가 적으며, 식중독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며 부엌에서 쓰이는 식칼일지라도 명품 칼을 만들 듯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곧 “칼은 잘 드는 칼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명품 칼을 대중화시키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특허 70여개와 실용신안만 해도 수십여 개가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아이디어와 응용력을 가지고 있으며 칼 외에 다양한 조리도구를 개발하여 학교, 요리학원, 복지회관 등에서 요리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현재 아들인 영식 씨와 함께 용호공업사는 경영하고 있는 그는 아들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칼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천 번 이상의 담금질을 거친 장인의 칼을 생산하고 있다. 

주 명장은 2010년에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칼을 만들 듯 정성을 다해 어려운 이웃들을 섬겼다. 장애인, 고아원,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칼을 갈아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그는 칼에 들이는 공만큼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공을 들여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단지 재산을 불리거나 명성을 얻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꺼이 재능을 나누는 참된 봉사자의 자세를 지닌 사람이기도 하다. 

쇠같이 변함없는 마음을 지켜라 - 아내(김광자)에게 감사
"어려서 일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배우고 개척할 때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내가 고생하던 때를 떠올리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된다"고 고백했다. 
교회에서는 주명장이기보다 주장로로 알려진 주 명장은 그의 아내(김광자 74세)를 끔찍이 여겨 자신을 뒷바라지 하면서 고생한 아내에게 늘 고맙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한다. “조용히 뒤에서 내조해 주는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수줍게 이야기하는 그. "쇠는 겉은 녹슬지라도 속은 녹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세월이 지나더라도 변함이 없고 지조가 있어 '쇠같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아들과 함께 한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칼은 빨리 만들면 빨리 무뎌진다. 내 칼은 쇠를 녹여 틀을 잡고 모양을 내고 날을 세우는 모든 과정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행하기에 두꺼운 나뭇조각도 종잇장처럼 벨 수 있는 최상품의 칼"이라고 말한다. 내로라하는 외국의 칼보다도 좋다는 조리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칭찬과 그의 칼 만드는 실력은 실제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만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칼 박물관’을 설립할 계획에 있다. "명검이라고 일컫는 이순신 장군의 칼, 권율 장군의 칼 등을 직접 제작하여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현재 서오릉 옆 칼 박물관 건립을 계획 중에 있다. 또한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걸 때 자신의 자리에서 명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주 명장 자신도 주경야독을 통해 칼의 대가, 명장의 자리까지 오른 경험에 비추어 성실과 인내, 최선의 노력으로 끝까지 열심을 다할 때 달디 단 열매가 있음을 강조했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 온 주 명장은 현재 2대에 걸쳐 대한민국 최고의 칼을 만들고 있다. 천 번 넘게 두드려서 만든 자신의 칼처럼 인생의 여러 굴곡에도 굴하지 않고 정금 같은 인생을 담은 그의 칼은 예술의 혼이 빛나고 인생의 깊이가 담긴 모습으로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