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삼일정신구국운동 김동환 총재

굴욕적인 역사를 남기지 않으려면 
삼일운동 실상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대한의 겨레라면 삼일운동을 모르는 자 누가 있으랴.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800만 교포까지도 이 날을 기억하고 기념한다.
그러면서도 삼일운동을 정확하게 아는 자 그 얼마일꼬,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불렀고, 일본의 헌병 경찰들은 만세를 부르는 조선인을 향하여 총을 쏘아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감옥에 붙들려 갔다는 것까지는 대략 아는 것 같다.
그러나 기미년 3월 1일 일제의 총탄 앞에서도 만세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혹자는 1918년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웰슨 대통령이 약소민족의 자결주의 원칙을 선포하여 그 힘으로 우리나라도 독립이 될 것이라 3월 1일 갑자기 만세를 부르게 된 것처럼 알고 있으나, 웰슨의 선언과 31독립운동은 직접 관계는 없었다.
웰슨의 약소민족 자결주의 선언 후 세계도처의 약소민족들은 독립의 가능성은 기대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해당되는 영력이 이번 1차대전에서 패전국에 속해 있던 약소민족이었으므로 한국을 지배해 온 일본은 오히려 승전국에 속해 있었으므로 조선의 독립 배려에는 전혀 관계도 없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이천만 동포가 남녀노소 빈부귀천 구별없이 일시에 극열한 행사로 나타나게 되기까지는 경술국치 이후 10년간 꾸준히 계획하고 추진해 온 숨은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먼저 잊어서는 안 될 일은 근세 조선 말기에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약해져서 우리로부터 모든 문물을 배워갔던 일본이 언제부터 거꾸로 한국을 지배할 능력을 가졌는가는 잊지 않아야 한다.
일본이 강해졌느냐, 한국이 약해졌느냐, 한국이 약해졌다면 왜 그렇게 약해졌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암환자가 말기에 이르러 쓰러지기까지 필연코 원인이 있는 것이다. 무엇이 원인이였던 것인지 지금은 그런 나쁜 인자는 없는지 정확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흥망성회가 반복된 500년의 근세조선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말기에 일본에게 침략을 당할만큼 급쇠한 원인을 두세 가지로 분류해 보고 지금은 그러한 현상이 절대 없는지 분석 또 분석해야 한다.
첫째, 당파싸움의 문제였다. 근세조선 말기에는 현종, 철종 등 왕의 수명이 짧았다. 왕이 일찍 서거하면 대왕대비께서 섭정을 하게 되고 그러면 섭정하는 대왕대비마마의 친정 쪽에서 권력의 핵심을 잡게 된다.
다음 왕도 일찍 돌아가시면 똑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따라서 섭정자의 힘은 또 나타나 경주김씨의 석권시대, 안동권씨의 섭정시대에 풍양조씨의 섭정시대 등으로 파벌은 갈라지고 파벌간의 투쟁은 극한적이었다.
둘째, 파벌 위주의 인제 등용에는 필연적으로 부정부패가 따르며 탐관오리가 백성을 괴롭혔던 것이다. 파벌의 뿌리가 깊어지면 봉건주의가 그 사회를 주도하게 되고, 봉건 가문의 못된 양반들은 서민을 괴롭혔던 것이다. 조정에서는 백성을 포용하지 못하고 불쌍한 백성들은 의지할 곳이 없었다.
셋째, 세계적인 공통기류에 대응하지 못한 점이다. 16세기 서양의 기계문명이 발달하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항해술이 발전하여 西勢東漸의 기운으로 발달한 서양제국은 후진국 동양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총으로 접근해 온 것이다. 그때 외교정책을 잘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야 할 것인데 우리나라는 그때 천주교를 학대하고 따라서 서양의 문물과 친하지 못한 폐쇄정책을 썼던 것이다. 그때 이웃 일본은 꾀많은 외교술로 서양의 무력에 힘을 합쳤던 것이다.
그때부터 일본은 한국을 손아귀에 넣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1860년 수운 최재우 선생은 동학을 세상에서 처음으로 창도하셨다. 영남의 한림학사 근암공 최옥씨의 만득자로 태어난 수운은 일찍부터 세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조정에서는 임금을 받드는 신하다운 신하가 없고, 간신들만 자기 개인 부자가 되기 위한 정신을 기울이고 있으니 일본은 호시탐탐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정치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지금도 나라를 지켜야 할 위정자들이 가문의 희생이 따를지라도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왕에게 바른소리로 충언하고 우리나라를 노리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목숨으로 지키려 각오가 되어 있으면 감히 외국에서 함부로 넘보지 못하는 법이다. 수운선생이 깨우친 도는 지금 시대에도 어긋나지 않은 도였다.
사람마다 한울님을 모셨으니 사람 대하기를 한울님처럼 대하라, 관리들도 백성을 한울님처럼 모시고 양반도 상민을 꼭같은 한울님으로 동등하게 대하라. 이 소식이 전해지자 헐벗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순박한 백성들이 원처근처 이전 선비 풍운같이 모여 들었다. 그때 나라가 되는 길은 국왕은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우려 살펴보고 어진 신하들은 왕께 진언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주고 억울한 것을 풀어주는 정책을 쓰는 것이다.
그때 흐트러진 백성의 마음은 국왕을 받드는 애국시민으로 힘을 키우면 주변의 국가들은 감히 헛된 욕심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왕과 신하들은 그들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였으니 바로 잡아 줄 생각은 하지 못하고 관군을 동원하여 수운을 체포하여 1863년 대구장대에서 참형하였던 것이다.
수운의 동탁사상은 그후에도 쉬지 않고 서민들과 친숙하며 교세를 모았다. 1894년 마침내 전라도 지역에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동학운동은 절대 반정부적인 운동이 아니라 부정부패를 정리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겠다는 교육이었다. 불행히도 이번에도 조정에서 관군으로 동학을 진압하려 했으나 관군의 힘으로는 진압할 수 없으니 우리나라의 순수한 애국시민을 잡기 위하여 청국군의 원병을 지원받았다. 청국군이 들어오니 불청객 일본이 따라온다. 우리 땅에서 청국과 일본이 기싸움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청일전쟁이 일어나고 그 전쟁에서 일본이 이겼으므로 우리나라의 동학군은 뜻밖에도 일본과 싸워 신식무기 앞에 수많은 희생을 치루었다. 
그 여세로 일본은 러일전쟁을 일으키고 이 전쟁에서도 승리하자 그 힘으로 한국을 강하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을사년(1905년) 몇 차례의 이유없는 회담을 열어 조금씩 조금씩 내정을 간섭하고 외교권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독도가 일본 시네마현으로 부속시킨 것도 동해에서 소련 선박을 감시하기 위한 초소로 자기들의 마음대로 결정했는데도 말 한마디 못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