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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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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5  1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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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전셋집 찾기가 험난한 상황이 매매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수요자들은 전세를 고집하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매물은 한없이 적고 덩달아 전셋값만 치솟은 결과다. “전세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바엔 차라리 사 버리자”는 분위기는 지난달 기록된 매매거래량이 입증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주택 매매거래는 모두 1만1005건으로, 실거래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월에 기록된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달 거래량(8321건)보다 32.3%나 늘었다. 연초에 나온 각종 지표도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난 탓에 매매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거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래된 아파트에서 더 많이 이뤄진다. 서울의 치솟는 전셋값에 밀려 다세대주택을 구입하는 젊은층도 늘어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결과 지난 1월 서울의 다세대주택 거래량은 2566건으로 1년 전인 2014년 1월(1714건)보다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2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배에 이른다. 지역 범위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넓혀도 다세대주택 거래는 43%(4470건→6392건) 늘어나 아파트(29%)나 전체 거래량 증가율(33%)보다 높았다. 다세대주택은 가구별로 분양하고 등기를 따로 하지만 4개층 이하(단지형 다세대주택은 5개층 이하)이고, 층별 바닥면적의 합이 660㎡(200평)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수도권에서는 젊은 부부가 저렴한 전세를 구하기 위해 다세대주택을 많이 찾다 보니 전세 품귀와 함께 전셋값 폭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세대주택은 투자 가치가 떨어져 집값이 잘 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집값 대비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집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쫓겨날 걱정을 하며 세들어 살 바에, 돈을 좀 더 보태 다세대주택을 사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전세 보증금 대출을 해주는 것 외에 전셋값 폭등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사이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늘려 집을 사고 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2억원 이하 서민형 전세의 비중이 작아지고 있어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가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줄어들며, 더 많은 세입자가 다세대주택으로 몰려 전셋값은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부동산시장 동향분석’에서 올해 1분기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1만9549건으로 장기 평균(2000년 이후 평균)인 3만7607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고 전망했다. 특히 서울의 입주예정 물량(2199호)은 2000년 이후 최저치로 장기 평균의 19%에 불과했다. 지난 달 전국 주택거래량이 8만가구에 육박해, 1월 거래량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겨울인데도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 심각해진 전세난에 따라 매매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셋값이 너무 올라 ‘깡통주택’(집을 팔더라도 전세금이나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하는 주택)이 될까 두려워한 서민들이 연립·다세대 주택을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일 밝힌 1월 주택 매매 거래량에 따르면 위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지난 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7만9320건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34.1% 증가했다. 이는 주택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월 거래량으로 최대치로, 주택 경기가 활황이었던 2007년 1월 거래량인 7만8794건보다도 많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만4301건, 지방이 4만5019건으로 각각 작년 같은 달 대비 32.5%, 35.5% 늘었다. 특히 서울 강남3구의 경우 작년 같은 달보다는 7%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12월(1707건)에 견줘서도 2% 증가한 거래량(1741건)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주택법,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영향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 활기를 띤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수도권 지역의 주택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5%, 37.9% 증가해 같은 달 대비 29.4% 증가하는 데 그친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 증가폭을 크게 앞질렀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다가구 등의 매매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세대·다가구 주택 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서민 세입자들이 최근 전셋값 상승으로 이른바 ‘깡통주택’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1월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올해 주택거래량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인지는 미지수다. 전세난을 피해 주택 매매에 나섰던 수요자들이 설 연휴 이전에 서둘러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난해는 설 연휴가 1월(1월30일~2월1일) 포함됐지만 올해는 2월에 들어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매매 계약일 기준 6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지는 탓에 1월 거래량 집계엔 지난해 11~12월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최근 전세난으로 인해 봄 이사철이 예년보다 빨라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 1분기 거래량까지는 지켜봐야 올해 거래량 추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이주 수요는 1만3000가구 규모인데 반해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은 부족해 이 지역의 전세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기석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개발실장은 이날 여의도 대한주택보증 서울지사에서 열린 ‘최근 전·월세 시장 동향 점검 및 기업형 임대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올해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이주수요는 약 1만3000가구로 추산된다”며 “이 지역의 올해 멸실 주택량도 1만2000가구로 입주물량인 1만1000가구보다 1000가구 더 많아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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