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재기획(10)풍수지리 정일균 선생
 

풍수지리 그 증험적 진실을 밝힌다.
현묘한 이론도 증험이 없으면 그 의미가 상실되고 만다.

증험사례지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1)
-풍수이론의 핵심은 용진혈적(龍眞穴的)이다.
-이론 없는 실제는 맹목적이고, 실제 없는 이론은 공허하다.
지금까지 10회에 걸쳐서 본론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독자들과의 만남을 시도해 왔었다.
그동안 체계적이고 본질적인 풍수지리의 증험사례지의 탐방을 위한 도입단계라 할 ‘동기유발을 돕는 사례지’를 소개해 온 셈이다.
필자가 전했던 메시지가 과연 독자들로 하여금 풍수이야기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문제의식을 촉발시키는 모티브를 얼마만큼 제공했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이제 본론에 들어가기 위한 몇가지 풍수이론의 기초를 다져야 할 차례이다.
필자와 독자들과의 이해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오리엔데이션의 과정을 거치자는 이야기다.
즉, 눈높이를 맞추어야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풍수지리를 잘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저항요인이 되는 난해한 용어를 섭렵하고 기본개념의 의미를 해석하며 자기화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풍수지리의 증험사례지를 찾아가는 길은 마냥 흥미있고 수월하지 만은 않다.
가끔은 꽤나 힘들게 넘어야 할 애로의 언덕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건너편에 펼쳐진 明堂터를 뜻 깊게 살피기 위해서 지혜롭게 건너야 할 냇물을 만나기도 한다.
그 언덕을 넘고 시냇물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는 일은 필자가 독자들을 위한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향후 몇회에 걸쳐 조금은 난해하 고 쉽게 건너기 힘들어도 뜻 깊은 풍수기행을 위해 ‘용진혈적(龍眞穴的)’에 대하여 그 기본 이론을 설명하고자 한다.
용진혈적의 뜻은 무엇이고 그 의미는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는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다시말하여, 용진(龍眞)이란 명당터(혈)를 작성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고 내려오는 산봉우리와 산맥이 주체적인 역량을 가졌을 때 이를 일러 참된 용(龍眞)이라하고, 혈적(穴的)이란, 뻗어 내려온 주룡(主龍: 용진의 요건을 갖춘 참된 용)이 그 마무리 되는 곳에 작성해 놓은 혈(穴:명당터)을 시행착오 없이 적확하게 찾아 소점(所占)하는 일을 일컫는다.
풍수지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최종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곧 용진혈적에 있는 것이다.
선 지식들이 풍수공부 13년에 ‘심룡(尋龍)3년 재혈(裁穴)10년’ 이라고 이른 뜻을 깊이 헤아리게 된다.

향후 몇회에 걸쳐 그에 따른 모든 내용을 죄다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제한적으로 독자와 필자가 함께 가야할 소통의 다리를 놓고 싶은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기초·기본의 지식을 징검다리로 삼아 보자는 뜻이다.
“왜 그 많은 풍수이론 중에서 ‘용진혈적(龍眞穴的)’이냐?”고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음 이야기를 소개한다.
中國 한(漢)나라 때 음양오행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어 저술된 청오경(靑烏經)에 의해 풍수지리학이 학문적으로 자리매김을 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천년 동안 풍수대가나 술사들의 주의 주장은 백인백색(百人百色)이었다.

이런 양상은, 학문의 발전사를 거치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전문성의 분화(分化)를 지향하는 바람직한 것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백가쟁명의 와중에서 학문의 정통성과 정향마저 왜곡되는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던 것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인구에 회자된 풍수발전사의 대표적 사례가 있다.
풍수지리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구독했던 풍수서(風水書)의 하나인 ‘인자수지(人子須知)’가 저술된 연유속에 그 사례의 이야기가 스며있음을 보게 된다.
이 문헌은 中國 明나라때 서선계(徐善繼) 서선술(徐善述)의 쌍둥이 형제에 의해 쓰여져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39권으로 편성된 이 책은 동양권에서 가장많은 독자층을 형성한 지리서로서 유명하지만 그 책을 저술한 동기가 더욱 흥미를 끈다.
예의 쌍둥이 형제가 위선사(爲先事)의 뜻을 세우고 그들 부모산소를 吉地에 이장하려고 陰宅(음택:묘터)명당을 찾아 정하기 위해 당대의 명사(名士)의 반열에 드는 수십명의 풍수지리 대가(大家)들을 초청하여 장지(葬地)를 찾아 정하려 했지만 그 터에 대한 명사들의 견해가 다르고 吉地라고 정해진 곳에서 조차도 좌향의 설정과 이장 택일에 임해서 또 다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고 만다.
결국은 장지설정에 허송세월만 허비하였던 터라 이장은 커녕 묘터마져도 확정짓지 못한 徐씨 형제는, “친산 이장의 용사를 名士들에게 맡길 수 없으니 우리가 연구한 이후에 시행토록 하자.”는 해괴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徐씨 형제는 친산 이장의 용사를 名士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고심하던 끝에 스스로의 힘으로 시행하려는 마음을 굳히고 이후 40년간의 각고면려 끝에 39권의 인자수지(人子須知:사람이면 반드시 알아라)의 저술을 끝내고 그 논리에 따라 친산의 이장을 실행에 옮겼다. 
40년 남짓한 세월에 걸쳐서 길고 긴 숙원과제를 해결한 셈이었다.
‘인자수지’를 저술하는데 참고한 문헌만 해도 100여종이 넘을 정도로 폭넓게 인용되었고 서씨형제가 흉묘(凶墓) 수백기를 직접그의 저서 장경(葬經)에서 처음 밝힌바 있는 生氣論의 진리대로 徐씨 가문은 친산의 발복에 의해 그에 상응하는 인재가 연이어 배출되어야 옳다.
하지만 어느 기록에도 그에 관한 입증자료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오히려 중국 宋나라 초기 망룡경과 도법쌍담 등 지리학의 진결을 저술했던 오경란 선사는 그가 일생동안 소점했던 명혈(名穴)의 발음으로 인해 중국의 역사를 움직였던 인물들이 숱하게 배출된 사례가 우리들의돌아 보고 많은 고서를 인용했던 연유로 풍수서 중에서 동양권에서는 단연 베스트셀러를 넘어서 스테디셀러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필자 역시 30代 초반쯤에 上·下권으로 번역된 ‘人子須知’를 구해 밤새워서 탐독하며 그 내용에 매료되어 풍수지리학의 기초지식을 습득하는데 큰 도움을 받은 바 있었다.
그러나 어느 풍수지리학자의 논평처럼 “徐씨 형제가 地理學에 대한 식견이 평범한 탓으로 그 내용들이 광범위한 영역을 넘나들어 심오하고 전문적인 윤곽을 벗어난 데다가 풍수지리의 핵심 논리인 용진혈적을 꿰뚫어 일관성있게 적시하지 못하고 수 많은 자료와 문헌 내용을 인용한 나머지 형기론에 치우친 아쉬움이 많다.”는 점이 필자가 재음미해보고 느낀 독후소감이라고 외람되이 밝혀둔다.
그런데다가 정성을 기울여 이장한 徐씨의 선친음택에 의해 나타난 증험이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는데서 그 문헌의 진체에 대한 의문점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론없는 실제는 맹목적이고, 실제가 없는 이론 또한 공허한 것이다.?
그처럼 심혈을 기울여서 大地明堂에다가  선친을 이장했으면, 진(晋)나라 곽박선생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그가 소점한 명당 중에서 1059년에 무원현 관갱령의 금두혈(金斗穴)에 朱子고조모 程씨의 묘터를 점혈하면서 “이 혈의 음력으로 인해 二代쯤 후에 공자와 같은 현인이 탄생될 것이다.”고 단험했는데 70년 후인 1130년에 朱子 탄생의 증험으로 나타난 것은 풍수지리서의 진수를 평가하는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찬찬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상 특기할만한 내용을 새삼스럽게 예시한 것은, 풍수지리학은 그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이설과 속설이 난무한 까닭에 이를 연구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후학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어 정통성을 잇고 대중성을 기하는데 저항이 따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필자가 증험사례지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를 용진혈적(龍眞穴的)의 논리에 의거 놓아가려고 한다.
즉 앞으로 본론에 소개될 사례지의 내용을 풍수지리적 안목에 따라 익히고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구조를 인지할 수 있는 과정을 밟아 가려고 하는 것이다. (다음호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