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

                                   김 원

스스로 흐르어서
스스로 떠난다는
이 무너질듯한 아픔이
억만년의 세월
그 숱한 그리움의
반환점을 돌아
이 휘어진 강가에
다시 와 닿을 때 까지
너 반기어 줄
아름다운 사람
조용한 그곳에
아직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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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가을

                                                      김 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분께로
다가 설 거요

이른 아침 눈 뜨면
부시시 바라보고 픈
붉은 실과의 그대 곁으로
가즈런히 마음 접어
다가 설 거요

푸르게 질식해 버린
눈부신 그대의 가을을
내 눈빛에 품고 싶다오
치맛자락 흔들거리는
황금빛 집시의 거리에서

본적 잃은
시간의 낙엽은
바람에 흩 날리고
꽃향기도 멍들어 훌쩍대는
우리 생애 가장 설레이는 날

그리움에 타는
빛나던 너와 나의 혼
가슴 한 켠에 움켜 쥐고
파문 이는 뜨거운 숨결처럼
조용히 그대 곁으로
다가 설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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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

                                                        김 원

타인 이므로
연약한 내 감정의 집에
머무를 수 없다
타인 이므로
피곤해 지도록
또한 기쁠 수 있도록
사랑 해야만 한다
차가운 얼음꽃 위에
고요한 촛불 하나 비추어 오듯
그대 타인 이므로
거룩한 모습의 
타인 같은 그대이어야 한다
세상 읽어가는 아름다운 감정은
그대의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역동적인 꿈도
그대의 것이다
타인 이므로
그대는 성숙으로 무르익고
연약한 내 감정의 장막을
건너 갈수 있다
그대는 나의 타인 이므로
타인이 되어버린 나의 타인을
상쾌하게 어루만지며
위로 할 수가 있다
피곤해 지도록
또한 기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사랑할 수가 있다
타인 같은 그대의 빛나는 감정은
가히 , 절대적이다
그대는 투명한 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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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100

                                         김 원

삶의 
한 걸음 마다
가시꽃 찔려 오는
땅의 고통이 있다

파랑색
날개 펼 친
저 하늘 날으는
익명의 작은 새가
그걸 알지도 모른다

훗날
먼 시간의 지평이
눈부신 보금자리의 이곳을
가벼운 깃털의 낭인처럼
찾아 오실 때

침묵의 성자로 불려 질
가득히 놀빛 담은
길의 자유 앞에서

깊게도 파인
숱한 눈동자의 무거움들
하얀 종이 연에 실어
띄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