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원 통장전쟁

10월 30일부터 통신사나 카드사 등 금융사에 일일이 연락하지 않고도 인터넷(페이인포 www.payinfo.or.kr)으로 한 번에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된다. 은행권이 ‘집토끼’(기존고객)는 지키고 ‘산토끼’(타은행 고객)를 잡는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그동안 은행들이 선보인 혜택은 수수료 면제 수준에 머물러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계좌이동제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800조원에 달하는 자동이체 시장 선점을 위해 비장의 무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드처럼 통장 거래실적이 많을수록 우대금리 최대 1%포인트 가까이 얹어주거나, 고객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다만, 만기가 많이 남아 있는 대출은 섣불리 계좌를 옮겼다가는 대출금리가 되레 오를 수 있고, 신청 후 5영업일이 지나야 출금계좌가 바뀌므로 기존 계좌에서 미납이나 연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
전략상품은 통장, 적금, 카드, 대출 등 6개 상품을 하나로 묶은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이다. ‘KB국민ONE통장’은 공과금 또는 KB카드 결제실적이 1원이라도 발생하면 3개 수수료 항목을 무제한 면제해준다. 또 급여, 연금, 가맹점 대금 중 하나 이상 이체 실적이 있으면 수수료 면제항목은 3개가 추가돼 최대 6개까지 늘어난다. ‘KB국민ONE카드(신용·체크)’는 전 가맹점에서 포인트 기본 적립이 가능할 뿐 아니라, 카드 결제계좌를 KB국민ONE통장으로 모을수록 추가 포인트가 커진다. 또 해외할인 캐시백(2.0%), 영화·놀이공원 현장할인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제공된다. ‘KB국민ONE적금’은 신규고객도 쉽게 우대이율을 받을 수 있고, 자동 재예치를 통해 장기거래가 가능한 자유적립식과 거래를 집중할수록 높은 금리(3년제 최고 연2.8%)를 주는 정액적립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신한은행
‘주거래 온(溫) 패키지’가 주력 상품이다. 이 상품은 기존에 출시된 계좌이동 대응 통장 및 적금에 금융혜택 가족공유 서비스, 생활비 대출, 주거래 카드 등을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신한 주거래 온가족 서비스’는 은행권 최초로 주거래 고객에게 주는 각종 금융혜택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로,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본인 포함 최대 5명의 가족구성원에게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신한 주거래 우대적금 가입 시 가족당 최대 2계좌에 한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온라인 예적금 금리우대 쿠폰(연 0.1∼0.2%포인트)을 가족 전원에게 제공한다. 선착순 2000명에게 가족달력 제작 쿠폰도 준다. ‘신한 주거래 생활비대출’은 재직·소득 증빙 없이 신한은행 거래 실적과 신용등급만으로 최고 500만원 한도가 부여되는 신용대출 상품으로 예금이나 카드, 온라인채널 가입 실적에 따라 최대 연 0.9%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준다. 
◆KEB하나은행
이 은행은 개인고객 대상의 수시입출금 통장, 신용대출, 적금, 카드 상품으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입출금 통장인 ‘행복knowhow 주거래 우대통장’은 급여소득기부터 연금소득기까지 이용할 수 있는 ‘평생통장’으로 급여, 연금,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 카드결제 실적 중 1건 이상 충족하면 전자금융 이체, 자동화기기, 납부자 자동이체 수수료 등이 무제한 면제된다. 또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매월 각종 연금을 납입하는 경우 200만원 미만 금액에 연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은 하나금융그룹 멤버십 회원 및 각종 이체거래를 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주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8%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10월14일 현재 최고 연 2.7% 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은행
단계별 전략상품이 눈길을 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통장, 대출, 카드 상품을 묶은 ‘우리 웰리치 주거래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어 2단계로 출시한 ‘우리 웰리치 주거래예금’ 상품은 적금과 예금의 장점을 결합해 고객의 편리와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 상품이다. 적금과 예금을 한 계좌에 통합관리하면서 정기예금을 적금처럼 자유롭게 추가입금 하고, 만기에는 자동 재예치돼 최장 10년간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입금 건별로 별도 만기가 적용돼 일부 자금이 필요한 경우 전체 예금을 해지할 필요 없이 분할지급이 가능하고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도 최소화했다.
◆NH농협은행
이 은행은 고객군별로 상품을 세분화해 3종의 주거래 상품을 선보였다. ‘NH주거래우대패키지’는 급여고객 등을 위한 범용상품으로, ‘NH주거래우대통장’은 입출식통장임에도 최고 연2%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또 전국 농협은행과 지역농축협 자동화기기에서 입·출금은 물론 타행이체, 전자금융 수수료가 모두 무제한 면제된다. ‘NH주거래 우대대출’은 주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
입출식, 적립식, 거치식으로 구성된 패키지 예금상품 ‘IBK평생한가족통장’이 대표상품이다. 
주거래 조건이 충족되면 입출식통장의 경우 전자금융, 자동화기기 출금·이체 등 각종 수수료 면제와 환전·송금 시 환율 70%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적립식과 거치식상품은 각각 연 0.3%포인트와 연 0.15%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적립식과 거치식 상품의 경우 대학교 학자금, 결혼, 출산, 주택구입 등 사유로 중도해지 신청시 특별중도해지금리를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IBK평생한가족통장’의 입출식, 적립식, 거치식 상품에 모두 가입하면 일회용비밀번호(OTP) 발생기를 무료로 준다. 또 직장인 맞춤형 월급통장인 ‘新IBK급여통장’에 급여이체 실적이 있는 경우 50만원 이하 금액에 연 1.0%의 금리 우대를 제공하고, 당행 자동화기기 및 전자금융 타행 이체수수료뿐 아니라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월 10회) 면제 혜택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