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소탄’ 핵실험으로 국제 사회 고립 자처
북한 주민은 핵 실험에 관심 없고 살아갈 방법에 궁리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은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도발을 벌였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이미 핵실험을 지시하고 닷새 전 신년사에서는 핵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다가 지난 3일 최종 서명을 할 정도로 면밀히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정리: 편집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2006년과 2009년, 2013년에 이어 네 번째다. 북한은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고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소형화와 경량화도 이뤄냈고 주장했다. 장거리미사일을 먼저 발사하고 핵실험에 나서는 통상의 순서를 이번에는 뒤집은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도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은 거의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보유국으로서 갖춰야 할 여러 조건에 근접한 듯하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더욱 가속시킬 것이다. 북학은 올 5월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대외 이미지  올리기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한발에 걷어 차버렸다. 
북한은 핵 실험 직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사전 통보를 해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에조차 알리지 않았다. 이로써 북·중 관계는 모랑봉 악단 철수 이후 더욱 냉각될 것 같다. 
김정은은 대외 관계 개선보다는 내부 통치 강화를 위해 군사적 능력과 자신감을 과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과 김일성 주석의 닮은 점 부각하는 이유
한편 북한은 ‘수소탄 실험’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닮은 점을 부각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정치 무대에 공식 데뷔한 이래 여전히 주민들의 신망을 받는 할아버지를 줄곧 흉내 내며 정권의 정통성과 3대 세습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주간지인 통일신보는 지난 16일 자 2면에 핵실험 최종 명령서에 서명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1953년 정전협정 문건을 비준하는 김일성 주석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실었다. 통일신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서명 모습을 본 “사람들의 뇌리에 불현듯 떠올려지는 역사의 화폭이 있었다”며 그것은 “1953년 7월 미국의 내리막길을 선언하는 역사적인 조선 정전협정 문건을 검토하고 비준하던 김일성 주석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바친 항복서를 놓고 호탕한 웃음을 짓던 강철의 영장”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진과 기사는 이번 핵실험이 50여 년 전처럼 미국을 상대로 승리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주민, 수소탄 실험에 관심 없어
수소탄 실험 성공을 김정은의 치적으로 연일 선전하고 있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이에 대해 무덤덤한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이번에 진행된 수소탄 시험(실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관심없다’고 대답한다”면서 “대부분 주민들은 관심도 없고 오히려 인민생활 개선에 당이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소탄 성공 자축 모임에 불려나가야 하는 상황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정치행사에 참여해도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장사를 잘 할까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핵 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북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전략적 대응 방안을 폭 넓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 핵에 대해 어떤 전략을 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다각도의 검토도 필요하다. 또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남북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북한의 태도와 자세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