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영 떡공예 연구소 & 미담떡마실

인스턴트,퓨전 거부…전통의 ‘진미’를 오늘에 되살린다

전통 떡공예 1번지, ‘떡, 쌀베이킹, 앙금플라워, 육포, 정과’ 등 교육
‘미담떡마실’ 통한 창업도 지원…‘떡카페’ 운영 계획, ‘전국 지사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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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즉 옛것을 알고 새것을 구한다는 격언은 먹거리 문화에도 통한다. 인스턴트와 퓨전 음식이 판을 치는 요즘,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전통 먹거리는 또다른 문화적 함의를 지닌다. 그렇다고 전통식품의 원형만을 고수하는건 공감을 얻기 어렵다. 현대적 정서에 맞게 진화하고, 현대인의 미각을 설득, 감동시켜야 옳다. 떡, 한과 등 전통식품을 전수, 전파하는 최가영떡공예연구소(소장 최가영)와 미담떡마실(대표 정매환)은 이처럼 ‘전통의 현재화’에 앞장서며 선구자적 소임을 해내는 곳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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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소방서 근처에 있는 최가영떡공예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전통식품 교육과 계몽은 물론, 주부 등 생활인들을 위한 ‘창업 발전소’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음식문화연구소 광주본원이기도 한 연구소는 이를 위해 앙금플라워 자격증반, 떡 자격증반, 정과반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은 20대에서 60대에 이를 만큼 다양해서 전통식품에 대해 날로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엿보게 한다.

수강생들, 소정의 교육과정 후 ‘준(準) 전문가’
강의 품목은 대체로 떡, 쌀베이킹, 앙금플라워, 육포, 정과 등이다. 같은 종류라도 품목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다양하다. 떡은 무려 30~50개에 달하는 품목이 있고, 정과도 10여개, 육포 10여개, 베이커리 30~50개 등이다. 전부 합해서 대략 100여 가지의 품목을 강의하는 셈이다.
최 소장은 “아무래도 식품이다보니, 수강생 중엔 여성들이 많지만 앞으론 남성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철저한 실습과 이론을 통해 완벽하게 숙달하게 합니다. 만약에 이해나 학습성취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재수업이나 보강을 통해 완전히 마스터하게 하죠. 필요하면 재수강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교육기관 운영자로서, 최 소장은 수익논리나 계산 따위는 아랑곳않는다. 오로지 전통 먹거리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돕고, 이를 현대사회에 널리 전파하겠다는 소명의식으로 무장되어있다.
그 덕분일까. 열과 성을 다한 2개월 과정의 ‘앙금’ 프로그램, 6개월 가량의 1급/2급/3급과정 등을 거치고 나면 웬만한 수강생들은 준(準)전문가 수준이 된다. 이들을 위해 별도로 2개월 과정의 창업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무공해 재료와 자연친화적 제조공정 고집
이곳에서 전수하는 전통음식 조리법은 오로지 옛것의 순수함과 지혜로움을 취한다. 반면에 현대의 자본과 기계문명이 만든 인공과 가공, 사이비적 술수는 철저히 배격한다.
모든 재료는 산지에서 직송한 100% 무농약의 국내산을 원칙으로 하며, 최고의 재료, 최상급의 품질을 추구한다. 
예외적으로 육포는 호주산 재료를 쓴다. 그러나 제조법 만큼은 극히 자연친화적이며, 인본적이기까지 하다. 설탕, 물엿, 간장으로만 만들되,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상온에서 자연건조시킨다. 그야말로 ‘자연’의 순수한 맛을 내기 위함이다. 발색제, 첨가제 따위는 철저히 배격하고, 오직 전통 간장으로만 맛을 우려낸다. 그 때문에 육포 제작에만 3일 정도가 걸린다.
정과도 마찬가지다. 건조기 대신 상온에서 자연건조로 도라지정과, 연근정과 등을 만들어낸다. 모든 재료는 오직 국산만을 고집하며, 제조 공정에서 방부제나 화학조미료는 일절 금한다. 그래서 이곳 도라지정과는 도라지 특유의 아린맛이 없고, 풍미 짙은 젤리 식감이  난다.
과일정과, 연근정과는 제철 과일만을 재료로 쓴다. 색소는 일절 금하는 대신, 치자, 백년초, 쑥, 호박가루, 비트 등으로 빚은 천연가루를 쓴다. 심지어 케익에도 천연가루를 사용한다. 또 찹쌀로만 빚은 쌀베이킹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미식품 중 하나다.
전통식품의 달인이라고 할 최 소장은 그러나 결코 자만하지 않는다.
그는 “‘앙금플라워’를 시작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이래 커피, 빵, 정과, 떡, 육포 등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혀왔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게 많아 오늘도 공부하고, 연구한다.”고 겸손해했다. R&D를 향한 최 소장의 끝없는 열정, 새로운 지식과 성취를 향한 열망의 또다른 표현이다. 
“무엇이든 배울만한 것이 있다면, 전국 어디라도 뛰어갑니다. 누구에게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습득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어요.”

창업 지원, ‘성공시대’의 문으로 이끌기도
수강생들은 소정의 교육과 함께 별도의 창업반에서 매장 운영과 경영기법, 사업 노하우 등을 익힌다. 특히 최 소장의 부군인 정매환 대표가 운영하는 ‘미담떡마실’을 그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담떡마실은 전통 발효떡의 일종인 기정떡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전통식품을 제조, 보급하는 곳이다. 이곳에선 복분자 가래떡, 블루베리 설기, 떡 케익 등 30여 종의 고품질 떡 제품을 판매한다. 
최 소장 역시 미담떡마실에 자신의 다양한 떡 제품을 전시, 여느 전통식품 메이커와는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또 수강생들에게 미담떡마실의 운영기법을 접목한 사업경영 노하우를 알기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전수한다. 특히 시대 추세에 걸맞은 마케팅과 고객관리, 시장 전략 등을 전해준다.
“특히 주부창업으로선 단연 최고로 꼽고 싶어요. 저희 연구소에서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종의 ‘떡카페’ 창업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장차는 안정된 노후대책으로도 손색이 없어요.” 
연구소는 또 한국음식문화연구소 광주본원이기도 해서, 창업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지사도 모집하고 있다. 원할 경우 누구든 지사로 가입, 창업을 해도 된다.

전통 기정떡 제조?판매, ‘미담떡마실’ 통해 창업도
수강생이나 창업자들로선 특히 창업 아이템으로 미담떡마실을 활용하며, 벤치마킹할 수 있어 좋다. 
전남 담양에 위치한 '미담떡마실'(대표 정매환 www.미담떡마실.com)은 이 지역에서 주로 여름철에 즐겨먹는 '기정떡'을 만들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40여 년간 ‘음식이 곧 약이 되게 하라’는 선친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로지 떡만 만들어왔다”고 술회한다.
기정떡은 막걸리를 혼합해 만든 발효떡의 일종이다. 한 여름에도 쉽게 상하지 않아 주로 잔치상에 자주 오르곤 한다. 칼로리가 낮고 소화에도 좋아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많이 애용되며, 특히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아주 그만이다.
미담떡마실의 기정떡 브랜드 가운데 제1호는 ‘담양 죽향기정떡’이다. 이는 쌀을 곡주(막걸리)로 발효(10시간 이상)시켜 만든 것이다. 오로지 친환경 무농약 쌀만 사용, 특유의 쫄깃한 맛이 보존된 식감 덕분에 친환경 웰빙 먹거리로 인기가 높다.
“막걸리를 원재료로 10시간 넘게 발효시키는 등 무척이나 까다로운 제조 과정을 고수하고 있다”는 정 대표는 “호남전통주협의회 회장이자 전통주 전문가에게 6개월 이상 막걸리의 비법을 전수 받았다”고 들려줬다. 그 때문에 ‘담양 죽향기정떡’은 ‘제품’이라기보단, 장인으로서 정 대표의 영혼이 깃든 ‘작품’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그는 계절을 불문하고, 우리 고유의 복분자 가래떡, 블루베리 설기, 떡 케익 등 30여 종의  떡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천 번의 시행착오와 연구를 통해 심오한 이치를 터득했다. 결국 어머니로부터 배운 전통 기법에, 자신의 자연발효 기법이 가미된 기정떡 조리법을 개발, 특허(제10-1339786호) 등록을 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정떡만으로는 계절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른 메뉴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흑미블루베리영양떡은 그런 노력의 결과다. 담양은 블루베리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며 블루베리 자체가 '슈퍼푸드'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지역적 특성과 생태, 그리고 시장성을 분석한 끝에 이처럼 차별화된 떡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흑미블루베리영양떡은 물론, 담양대잎기정떡도 그런 노력으로 빚어낸 명품이다. 담양대잎기정떡은 담양에서 봄에 자라나는 죽순의 어린잎인 대잎차를 이용해 만든 건강식이다. 이 밖에도 미담떡마실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희귀한 떡 제품은 숱하게 많다.
이곳엔 1만5000원부터 시작,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있다. 홈페이지나 전화로 구입할 수 있다.

최 소장 “떡공예, 모든 이의 ‘희망’…나에겐 인생 자체”
연구소에선 미담떡마실의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한편, ‘실전’을 방불케하는 창업 수업을 진행한다. 수강생들과 함께 고객용 선물세트를 직접 포장하거나 제작하기도 한다. 수주에서부터 재료 공수, 제조, 포장,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 자리에서 배울 수 있다.
최 소장이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맛’이다. 모든 제품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또한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듯, 모양과 포장도 중요하다. 창업 수업을 통해 그는 이 두 가지를 특히 강조한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커리큘럼과 새로운 품목을 개발, 수강생이나 예비창업자들과 공유한다. 
단, 이 모든 노력을 관통하는 대원칙이 있다. “모든 것은 100% 수제(手製)이죠. 기계나 가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로지 정성이 중요합니다. 떡 제품 하나하나에 사랑과 정성이 듬뿍 묻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최 소장은 이른바 ‘정성 철학’을 경영 키워드로 내세운다. 
수강생들도 그런 최 소장의 열정과 노력에 감화되어, 강의와 수업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선 창업을 통한 수익은 물론, 우울증까지 극복하며 가정의 화목을 이룬 사례도 있다. 
최 소장은 그래서 “연구소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 발전소’도 된다”고 했다. 
“어떤 주부는 무척이나 우울증이 심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배우고 익힌 끝에 창업까지 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우울증을 싹 날려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죠”
최 소장 자신도 “‘떡’은 나의 전부이고, 생활”이라고 했다. 떡공예산업에 대한 그의 신념과 애정은 확고하고 극진하다.
“요즘 흔히들 퓨전. 퓨전하는데…. 모름지기 우리의 먹거리는 전통을 돌아보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나마 이를 계승해온 원로들이 돌아가시면 맥이 끊어질까 두려워요. 저로선 그런 숙명과도 같은 소명감을 갖고 ‘떡공예’에 제 인생을 바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향후 적극적으로 지사를 모집할 계획이다. 금년 하반기엔 체계화된 메뉴의 ‘떡카페’도 개설해서, 전국 프랜차이즈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최 소장은 또한 “각종 요리와 음식경연대회에도 참가해 전통 떡공예의 소중함도 널리 알릴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