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과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국회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하여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국회를 찾아 총 세 번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예산안이 아닌 다른 국정 현안으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국정연설의 의미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부 정리 

박 대통령은 2월 1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약 30분간 ‘북한 도발의 심각성, 그 동안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 노력, 향후 정부의 대응, 개성공단 중단과 입주기업 지원, 국민·국회에 대한 호소,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과 경제 활성화·노동개혁 법안 처리 호소’ 등을 말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의 핵 포기를 위해 강력한 압박의 봉쇄정책을 펴겠다고 대북(對北) 정책의 전면 전환을 선언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정권의 핵 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면서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정권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체제 붕괴’를 처음 언급함으로써 김정은이 체제 붕괴 대신 핵 포기를 선택할 때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에 나서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대북 정책 방향의 근본적인 전환을 알리는 자리였다. 

대북 경제적 제제 국제 사회가 공조해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현재의 남북관계 형태를 더 이어지게 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라는 설명이었다. 개성공단 중단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와 공조하려는 조치였다는 점도 알렸다.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실행은 목전에 있고, 일본은 대북 제재에 들어간 상태이다. 
여기에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5자 간의 한반도 비핵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단합된 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게 이날 박 대통령이 호소였다.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의 국회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부탁한 대통령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16일 국회연설에서 제기된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요구이자, 해야 할 임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불장난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극도로 불안해진 안보위기 속에서 국민 단결과 국회 협조를 촉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 아쉬운 점도 있다. 국회 연설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소
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그동안 대북정책의 변화에 대한 외부상황 변화와 함께 남북관계를 화해와 안정으로 관리하지 못한 정책 실패에 대한 시인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의 통일대박론과 한반도 프로세스의 노선 변경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실패도 인정해야 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대화, 포용과 압박, 제재의 양면성도 있는 정책이라는 설명은 궁색하게 비칠 수 있다. 행여 총선을 앞두고 국회나 정치권 특히 야당에 대해 국회심판론이나 야당심판론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박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초당적인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진솔하고 전략적인 향후 대처방안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시민사회의 분열된 의견을 공론화하고 합의를 도출해 나감으로써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 대통령 국회 연설 공감한다 의견 높아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감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월 18일 리얼미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6일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에 대해 응답자의 75.2%가 인지하는 등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연설내용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6.3%가 공감한다고 답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한 의견은 32.4%로 ‘공감한다’는 응답과 비교해 절반수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