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가 주는 의미

장현식 (인천국제개발협력센터장/인천대 초빙교수) 

아프가니스탄 사업현장을 방문

최근에 종영된 KBS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엄청난 시청율과 함께 우리 국민들에게 구호현장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준 멋진 드라마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도 동 드라마를 보면서 현장에서 발생한 모습을 약간 과장되게 묘사했다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적인 모습을 많이 반영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에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은 전장과 긴급구호 현장에서 파견되어 근무하는 우리 군인들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마음이다. 필자는 2010년 아이티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우리 구호대를 만나 격려한 적이 있다. 당시 콜레라가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와중에서도 열심히 생존자와 환자를 돌보는 우리 긴급구호팀과 공병대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 6.25사변 때 우리나라를 도와주기 위해 파병된 다른 국가의 군인들과 의료진에게 빚진 것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하였다. 
  우리는 왜 개발도상국을 도와주어야할까? 물론 ‘태양의 후예’에서 본 것처럼 지진이나 홍수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떠나 반드시 국제사회가 해야 할 도덕적 책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하는 또 다른 당위성은 우리가 그동안 어려운 시기 때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던 것을 이제 돌려주어야한다는 책무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6.25 사변 후 국제사회로부터 약 128억불의 해외원조를 제공받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경제사회발전을 이룩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128억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600억불정도 추산되며 이는 미국이 제 2차 세계대전 후 유럽부흥을 위해 제공된 마샬플랜의 금액과 맞먹는 액수이다. 
   그러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인가? 이는 바로 PKO(평화유지군) 파견과 ODA(공적개발원조) 제공이라 할 수 있는데, ‘태양의 후예’에서 보는 평화유지군과 의료진 및 긴급구호물품 제공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PKO 파견은 일반적으로 UN에서 요청하여 파견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파견국은 개발도상국에서도 현재 준 전시상태인 국가로 국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이티지진 후 파견된 단비부대, 이라크의 자이툰 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및 소말리라 해전에 파견된 청해 부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오쉬노 부대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 UN에서 우리 정부에게 PKO파견을 많이 요청하는데 이는 우리가 파견한 PKO가 파견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및 필요한 인프라 건설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아이티 지진현장을 방문 시 20만불 상당의 구호품을 한국정부를 대신하여 제공

PKO파견과 함께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또 다른 수단으로는 바로 ODA 제공이라 할 수 있다. ODA를 통해 우리의 개발경험을 전수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적절한 기술을 제공하며,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도로, 교통, 항만, 발전소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우리나라처럼 외국의 ODA를 받아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도와주기 위해 매년 ODA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또한 ODA를 담당하는 인원도 늘리고 있다. 참  의미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무역규모가 10위안에 들어가는 국가로써 외국으로부터 수출에 힘입어 발전한 국가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멋지게 기여하는 국가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물론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송송 커플처럼 멋진 PKO와 ODA 결합품도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