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고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과 교수

“수산업은 국부의 원천…인재양성, 사회, 정책적 뒷받침 중요”

“국제화 통한 ‘글로벌 수산’ 지향, 교육, 연구 등 내실있는 발전 기해야”
“지자체와 산업 주체들, 수산 정책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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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 선진국을 향한 ‘수산입국’은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국제적 수준의 수산인을 양성하고, 수산기술을 향상시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상고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수산 교육의 권위자이자, ‘글로벌 수산’을 향한 대열의 선구자적 인물이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 노선을 자문하는가 하면, 유엔 식량농업기구 산하 수산위원회 부의장에 선출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선굵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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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의 프로필 반경은 그야말로 국내외 수산과 해양 분야를 아우른다. 가깝게는 FAO수산위원회 부의장을 필두로, OECD 수산위원회 부의장,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자문위원, 농림수산부와 해양수산부 FTA농어업지원위원회 위원 등 숱한 직책을 맡고 있거나 거쳐왔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면모는 교육자다. 부산 부경대 현직 교수이자, 이 대학 (사)해외어업협력센터 소장, 해양수산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이 그의 ‘본업’이라면 본업이다. 
이 교수 스스로도 “이런 저런 모든 역할과 경력은 궁극적으로 딱 한 가지에 그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 한 가지는 곧 수산교육이다. 수산 분야의 후학과 예비 전문가들을 양성하는게 그것이다.

“교육 중요…‘수산교육’의 마중물 역할 할 것”
그는 평소 “대학 이상 과정을 통한 수산 분야 고등교육은 곧 수산 입국을 통한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수산과 해양 교육학자로서, 이 교수는 늘 “수산교육의 마중물”임을 스스로 자처한다. 
“수산 산업이야말로 미래산업입니다. 평소 이런 자긍심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려고 노력하죠. 다음 세대에 물려줄 거대한 자산, 그건 곧 수산과 해양의 무궁한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강의와 함께 늘 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 주로 ‘환경과 수산’을 강의하지만, 시야를 넓혀 거시적 관점의 ‘건강한 생태환경’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곧 건강한 생태와, 이를 토대로 한 건강한 해양 환경의 중요성 때문이다. 
강단에서 그는 성실한 인성을 갖춘 ‘인간교육’을 실천해왔다. 숱한 후학들과 수산인들을 길러내는 교육자로서, 그가 굳게 부여잡고 있는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수산자원’ 중요한 줄 알아야…국제협력도 중요”
그는 ‘글로벌 수산’의 안목을 갖고, 한국과 국제사회의 교집합을 구하고 있다. 우리 수산의 어제와 오늘을 돌이켜볼 때 그 당위성은 더욱 확연해진다.
“1950년대만 해도 수산 분야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4을 차지하기도 했죠. 1957년 인도양에서 우리 원양어선이 처음 참치를 잡는 감격시대도 있었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함께 기념촬영을 할 정도였어요”
이 교수는 “당시에는 수산산업이야말로 가장 유력한 달러 박스이자,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뤘던 종자산업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런 만큼 “바다와 수산물은 천혜의 보물이며, 이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수산교육이야말로 인류의 미래산업을 육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나름대로 수산강국의 반열에 오른 이 즈음. 이 교수는 “수산자원을 공유하고, 우리보다 못한 나라를 도울 줄 알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단순히 경제력이나 돈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즉, “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도 불과 수 십년 전까지만 해도 무척이나 못 살았잖아요. 그러다가 지금 이 만큼  잘 살고 있지만….  그렇듯 우리가 가진 것을 국제사회와 공유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한국’과 ‘한국의 것’을 심어줘야 합니다.”

부경대 해외어업협력센터 ‘국제적 교류 협력의 산실’
교육을 통한 코스모폴리탄의 실현이랄까. 그가 맡고 있는 부경대 해외어업협력센터 역시 그런 키워드를 내포하고 있다.
이곳은 외국인들을 초빙해 연수와 교육을 시키는 일을 한다. 주로 아프리카, 남미 등의 개도국이 대상이다. 특히 해당 국가의 수산공무원들을 단체로 초빙해,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지난 10여 년 간 그렇게 교육을 마친 사람이 지금까지 520여명에 달한다.
“언젠가는 알제리 수산부 장관도 직접 와서 ‘한국을 배우고 싶다’고 할 정도였어요. 이렇듯,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산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부경대 해양수산전문인력양성사업단도 ‘수산 전문가’의 산실이다. 2년 전 설립된 이 기구의 단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이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식량기구 등 국제기구에 매년 14명 가량 인턴으로 파견하기도 하는 등 국제적 교류도 활발하다.

FAO 수산위원회 부의장 등 국제적 활동 두드러져
특히 그가 지난 2014년 국제연합(UN) 산하 세계식량기구(FAO) 수산위원회 부의장에 선출된 것은 국내 언론의 큰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 만큼 의미가 매우 크고 중대하기 때문이었다. FAO 수산위원회는 세계 수산분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당시 그는 이탈리아 로마의 FAO 본부에서 열린 제31차 FAO 수산위원회 회의에서 아시아지역수산위원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부의장에 선출됐다. 한국인으로서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FAO 수산위는 138개 회원국이 협력해 세계 수산정책의 흐름을 주도하는 FAO의 분과위원회다. 한국인이 FAO 수산위 부의장직을 수행한 것은 이 교수가 세 번째다. 1977년과 1979년에 이어 35년 만의 일이다.
이 교수는 오는 6월까지 향후 2년 동안 아시아를 대표해 다른 7개 권역별 부의장들과 브라질 출신 의장을 보좌하며 FAO 수산위를 이끌게 된다. 
이에 앞서 이 교수는 FAO, WTO(세계무역기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의 수산 분야 회의에 정부 대표로 참여해오면서 국제적 성과와 권위를 인정받아 왔다. 2008년에는 OECD 수산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륜이 밑거름이 되어 FAO 수산위원회의 중책을 맡기에 이른 것이다.

“대한민국 수산업의 내일은 밝다”
수 십년 동안 정부의 수산정책 입안과정에 참여해왔다. 한국 수산업 발전을 위한 외길 인생을 살아온 셈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수산입국’에 대한 그의 염원과 신념은 오히려 더 굳건해지고 있다. 
“수산업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선 많은 산업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앙부처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자체나 민간의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활발한 여론 수렴과 논의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론 수산업이 또다른 국부 창출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훌륭한 인재 양성과 함께 사회적, 대중적 역량이 모아질 때 대한민국 수산업의 내일은 밝다고 본다”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