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가리비공동체 해명수산(회장 : 박기출)

“가리비양식,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청정해역 고성 자란만 ‘가리비의 보고’…“알 굵고 맛좋은 명품, 수입산 대체”
“가격안정, 종묘수급과 기술 발전 위해 ‘민, 관협조, 정책지원’도 절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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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는 패류 가운데에서도 영양소가 뛰어난,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꼽힌다. 아쉽게도 아직은 수입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고성가리비공동체 해명수산(회장 : 박기출)은 경남 고성의 청정해역 자란만을 배경으로 품질좋고 알이 굵은 가리비를 대량 생산, ‘신토불이’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민, 관 협력을 통한 가격보장과 품질향상, 종묘의 원활한 수급, 그리고 종묘기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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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고성군 자란만은 수질이 좋고 기온이 적당하며, 단백질이나 미네랄이 풍부한 곳이다. 심지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세계적인 청정해역으로 지정할 만큼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고성가리비공동체는 이런 환경에서 고품질 가리비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박기출 회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리비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하다.

플랑크톤만 먹는 ‘사실상의 자연산’
고성가리비공동체가 생산하는 가리비는 말이 양식이지 실상 자연산이나 다름없다. 다른 패류와는 달리 가리비는 별도의 사료를 줄 필요가 없다. 스스로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자연산이라고 해야 옳다.
이곳에서 생산된 가리비는 출하 전, 중금속이나 방사능과 같은 유해물질에 대한 검사를 철저히 한다. 대체로 1년생 가리비를 출하하는데, 먹이가 풍부해서 알이 꽉차있고 실하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가리비는 수입산이 대부분이다. 2014년 기준으로 수입되는 가리비는 1만여 톤에 달하는데, 그중 일본산이 53%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은 국산이 미미한 실정이다. 게다가 국산 가리비는 흔히 수입산에 비해 생산량이 적고 크기도 작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성 자라만의 가리비만큼은 예외다. 수입산 못지않게 크고, 맛과 품질은 더 뛰어나서 시장 경쟁력도 있고, 인기도 좋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해역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저칼로리, 단백질, 미네랄 풍부 ‘천혜의 건강식’

가리비는 4월경 인공종묘를 배양하면서 시작된다. 5월에 육성망에서 좀더 키운 후, 6~7월경 양성망에서 성체로 자라게 한 다음, 10월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하다. 이듬해 4월까지는 판매할 수 있다.
그렇게 생산한 가리비는 그야말로 천혜의 건강식이다. 저칼로리 식품이며, 단백질,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 두뇌발달, 골다공증 예방, 간기능 강화, 빈혈 예방 등에 두루 좋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현재 고성가리비공동체는 약 30여 회원 어가(漁家)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96ha의 가리비 양식장에서 연간 3840t을 생산, 14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어가와 지역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가리비공동체 해명수산의 자체 양식장은 약 7ha 규모”라고 전했다. 그 중 가장 먼저 가리비 양식을 시작했고, 현재 가장 넓은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 또한 박 회장이다.
현재도 가리비공동체를 이끌면서 조직과 회원 어가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 “우선 어가와 업체를 연결하여 원활하고 안정된 판로를 구축하는게 급선무”라고 했다. 또 생산성을 높이고 수확량을 증대시키며, 종료기술력을 키우는 것도 회장인 그가 앞장 서야 할 일들이다.
“조만간 공동체 차원의 홈쇼핑몰을 구축할 겁니다. 그래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판매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생산자인 어가와 소비자들이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생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죠.”
 

“고성수협 연계, 집단 구매와 판매망 구축 필요”
판로 구축과 함께 가장 큰 과제는 가격 안정이다. 박 회장은 “가리비사업이 발전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도 가격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통체계를 혁신하여 일괄출하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지 못할 경우 출하나 판매 시점에 따라 가격이 널뛰듯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죠. 그래서 민?관협력 등을 통해 가격안정을 필히 이뤄야 합니다.”
종전에는 어가 단독으로 유통업체에 직접 판매하곤 했다. 그렇다보니 좋은 가격을 받기 어렵다. 박 회장은 “어가 개별 판매가 아닌, 고성수협이 전량 매입 후 판매하는게 바람직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상인들도 자연스레 수협을 통해 가리비를 구매하게 되고, 어가는 어가대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또 어가는 일일이 판로에 신경쓸 필요가 없고, 오로지 고품질의 가리비 생산에만 심혈을 쏟을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어민, 수협, 행정 당국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종묘 구입과 배양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박 회장은 “국내엔 아직 가리비 종묘 배양장이 많지 않고, 양식 기술도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업계와 전문가, 관계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 “화합 속에 상생경영 추구”
고성가리비공동체를 이끄는 박 회장은 “무엇보다 회원 어가들 간의 화합과 단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때문에라도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저부터 그렇습니다. 굳이 많은 수익을 내려 (생산량을 늘리는 등) 무리하거나 욕심낼 게 아닙니다. 그저 모든걸 내려놓고, 차분하고 안전하게 양식을 하다보면 오히려 성공 확률이 높아요”
그런 자세를 바탕으로 할 때 고성가리비공동체 회원, 소비자, 유통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박 회장의 경영철학은 ‘상생경영’이다. 
본래 그는 관광사업에 종사하다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마침 수산연구 분야에서 일하시던 박사님 한 분과 알고 지냈어요. 언젠가 그 분이 가리비사업의 ‘장밋빛 비전’을 말씀하시더군요. 듣고보니 맞는 말이었요. 공감이 가며, 확신이 들었습니다.”

박 회장은 “가리비는 앞으로 고성군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명품 특산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서도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적지않다. 앞서 말한 유통개혁은 물론, 종묘의 원활한 수급, 그리고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설 등도 시급하다. “그래서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 바탕엔 고성의 가리비양식이 유력한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우뚝 설 것이란 확신도 깔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