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야당 국회의장 맡은 정세균 
협치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 만들어 가길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국회 운영 기대

국회가 6월 9일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6선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선출했다. 야당 출신 국회의장은 이번이 두 번째다. 16대 후반기 국회 때 야당인 한나라당의 박관용 의원이 의장을 한 적이 있다. 14년 만에 야당에서 국회의장을 맡은 것이다. 정세균 의원은 국회의장 선출 직후 가진 인사말에서 "국회다운 국회, 국민의 국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 편집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원은 결과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문희상 의원에 미안함을 드러냈다.  정 국회의장은 “여소야대 20대 국회는 이전 국회와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며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국회 운영을 통해 민주주의 위기,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의장은 기업인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15대 때 입문해 15, 16, 17, 18대를 전북 진안에서 4선 한 다음에 19대 때 종로구로 지역구를 옮겨서 당시 홍사덕 후보를 꺾었고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었다.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의 변모
정세균은 1950년 11월 5일에 전라북도 진안에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과 오지의 환경에서 자란 탓에 전주공고에 진학했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주신흥고로 전학해 1970년에 고려대학교 법대에 진학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대학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유신 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졸업 후 1978년에 쌍용그룹에 입사해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쌍용그룹의 종합상사 주재원으로 일했다.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뉴욕대에서 행정학을 페퍼다인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1995년까지 쌍용그룹에서 수출 관련 업무를 맡다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김대중의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1995년 김대중의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18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4선까지 역임했다. 참여 정부 시절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되기 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의장으로 활동했고, 2008년 7월 6일에 통합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정세균은 2009년 7월 24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하여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낸 뒤 원외에 머물러오다 제5회 지방 선거의 승리에 힘입어 다시 국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해 8월 2일에 7.28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개헌 추진 노력할 것
정세균 국회의장은 16일 정 의장은 국회에서 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문제를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헌은 이제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개헌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권력의 관점에서만 유불리를 따져왔기 때문”이라며 “그런 좁은 시야를 벗어나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의 흐름들을 수용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담아내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회내 개헌 특위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의장의 의지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교섭단체의 각당 지도자들과 사전협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게 더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세균의 첫 선물 환경미화원, 국회가 직접 고용
또한 정세균 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환경미화원분들을 직접 고용 할 방안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207명의 환경미화원이 용역회사에 고용돼 국회의 청소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회에서 용역업체를 거치지 않고 환경미화원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 3억 9,000만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절감분을 모두 임금인상으로 활용할 경우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은 17%가량 인상될 수 있다. 이 같은 논의는 2011년 박희태 국회의장이 공론화하기도 했으나 2012년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며 흐지부지 됐다. 이후 경제민주화의 흐름을 타고 19대 국회 초반부에 다시 등장했다가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만들어 주길
14년 만에 야당 국회의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정세균 의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국민에게 짐이 아니라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일성도 그렇지만 그는 타고난 의회주의자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의 권한은 막강하다. 국회 의사지휘권뿐만 아니라 직권상정권까지 갖는다. 그만큼 그의 임무와 책임이 무겁다.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대립과 갈등을 치유해 국민 통합을 이뤄내는 게 20대 국회의 과제다. 여야 모두 달라진 위상을 깨닫고 파격적으로 변신해야 한다. 여야 모두 협치의 약속을 살려 타협과 양보, 공존을 한국 정치의 새로운 문화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정 의장의 다짐대로 일해 준다면 그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신임 정세균 의장은 그의 성품 만큼이나 ‘조용한 중재자’로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