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에 서 있는 이란, 한국 정상으로 처음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
두 나라의 경제교류를 크게 활성화시키는 계기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란의 테헤란을 국빈 방문 이란의 루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박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제2의 중동붐을 만드는 기폭제가 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리: 편집부

이란은 지금 큰 역사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란은 핵을 개발한다는 이유로 국제연합과 미국 등으로부터 2008년부터 제재를 받아왔다. 특히 미국은 2010년 포괄적 이란제재법(CISADA)을 발효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제3국이 이란의 에너지 산업과 관련해 거래나 투자를 하거나 이란계 은행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바람에 이란의 경제교류는 사실상 마비됐다. 원유수출량이 종전의 40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절반 줄었다. 국가의 주 수입원이었던 원유 수출이 줄면서 이란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015년에 핵 개발을 포기했다. 이후 미국 등 서방은 2016년 1월 이란의 제재를 해제했다. 지금 이란은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역사적인 변화의 순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게 되었다.  
청와대는 18일 박대통령의 이란 방문 사실을 공표했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 이란 측 초청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및 협력방안, 한반도 정세 등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역사 이래 처음이다. 한국과 이란은 1962년 수교했다. 1969년에 팔레비 전 이란 국왕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문을 타진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1978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팔레비 전 국왕을 초청했으나 이 역시 불발됐다. 1979년에 이란혁명으로 팔레비왕조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정상 회담을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루게 된 셈이다. 이번 한국-이란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경제교류를 크게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이란의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한 고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 핵 포기 프로그램의 모범국가인 이란 방문을 계기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상회담의 초점은 이란 재건을 위한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이 참여 확대 방안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화학·담수화 플랜트가 우리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다. 특히 석유화학 플랜트 기술에 강점을 가진 SK건설, GS건설 등이 이란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한다. 도로·철도·교량 등 토목 또는 도시 건설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도 기대된다. 대형 건설사 뿐 아니라 중소형 건설사들까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구성되는 경제사절단 참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밖에 원격 의료 등 보건 분야를 비롯해 환경, 해양·수산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도 예상된다.
이란 석유부 말리예 리야히 담당 국장은 박 대통령의 이란방문에서 "이란 국영 가스수출회사(NISOC), 국영 가스회사(NIGC)와 한국 측이 양해각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전 산유량 증대, 가스 수송관 사업인 IGAT-9와 IGAT-11에 대한 한국의 투자와 기술 이전도 이번 협력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스관 수송관 사업인 IGAT-9는 이라크 남부 아살루예에서 이란 서부를 거쳐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위해 1800㎞의 가스관을 구축하는 사업이며, IGAT-11은 아살루예와 테헤란을 잇는 1100㎞ 길이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대해 청와대는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통해 인구 8000여만 명의 이란 내수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 위한 국제적 여론전의 포석이기도 하다. 서방과의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복귀한 이란을 직접 찾아가 이란을 모범 사례로 들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