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 대거 탈북
북한 통치 체제의 균열 가능성 보여…추가 집단 탈북도 예상 

지난 4월 7일 서울에 도착한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했다. 이 탈북 사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던졌다. 철저한 상호감시와 통제 속에서 어떻게 집단 이탈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북한 김정은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측면에서다. 가족도 아닌 한 직장 동료일 뿐인 13명이 동시에 똑같은 마음으로 자유를 찾아 탈북을 감행한 사실 자체만으로 북한의 통치체제에도 빈틈이 충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리: 편집부

현재 13명의 북한식당 여종업원 일행은 경기도 시흥의 보호시설에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경찰·통일부 등 해당부처 베테랑 조사관들이 탈북동기와 구체적인 신상 등에 대한 합동신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위장 귀순 여부를 가려내려는 전략신문도 있다. 
이번 북한 식당의 종업원 탈출 이후 중국 내 100여개의 북한 식당은 50% 이상 줄어들 것이란 보도도 있었다. 유엔의 대북제재조치에 이은 경영난과 우리 해외 여행객들의 북한식당 출입 등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북한은 중국, 베트남, 타이, 라오스 등 해외 12개국에서 130여 개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김정은 통치자금을 만들어 왔다. 13명의 집단 탈출로 지금까지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던 북한식당과 여기서 활동하던 종업원들이 대거 본국으로 소환될 것이란 소식에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추가 탈북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저장성 류경식당 종업원으로 알려져
이번 집단 탈출한 북한 식당은 류경식당으로 알려졌다.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류경식당은 이들이 탈북한 이후 문을 닫았다고 한다. 류경식당은 저장성 지역에서 ‘1호 북한식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중국 내 북한식당은 동북 3성에 밀집해 있다. 류경식당은 저장성에 북한 종업원이 있는 흔하지 않은 식당이다. 13명의 집단탈북이 가능했던 이유는 저장성에는 북한 영사관이나 파견 보위부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대북소식통은 “저장성에 있는 류경식당은 그 지역에서 유일했던 만큼 상호 감시하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에 13명 탈북민들은 30대 남성 지배인 1명과 20대 여성 종업원 12명이다. 대북소식통은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에서 파견되는 근로자 집단에는 반드시 이들을 감시하는 보위부 요원이 한명 이상 포함되고, 대개 부지배인 직함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 탈북과 관련해서도 마침 부지배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탈북이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납치 사건이라며 억지 부려 
북한은 집단탈북 사태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적십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전대미문의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특단의 징벌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해당 국가의 묵인 하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중국 정부를 우회로 비난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공화국 북반부 전체 여성들의 이름으로 박근혜 역적패당이 저지른 집단유인 납치행위를 특대형 도발행위로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고 19일 보도했다.
대변인은 귀순한 여성 종업원들을 ‘조국을 위해서라면 생명도 서슴없이 바치는 공화국의 참된 딸들’이라고 칭하며 “이러한 그들이 공화국의 품을 떠나 남조선을 ‘동경’해 ‘집단탈출’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집단 탈북과 강력한 대북제재조치에 대한 불만을 예상외의 방법으로 남쪽을 향해 분풀이할 수도 있다. 당 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로 주민들을 규합하듯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 불만과 북한 내 엘리트와 집단탈북에 따른 동요를 무마시키고 분위기를 추스르고자 할 수도 있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의 주시하여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