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야당 국회의장 탄생하나?

20대 총선에서 야권(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의석수가 과반을 넘기게 됨에 따라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나올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민주에서 배출하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을 제3당인 국민의당에 할당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국회법상 국회의장 선출은 무기명 투표로 과반을 넘겨야 하는데, 더민주(123석)와 국민의당(38석) 표를 합하면 과반을 넘는다. 두 야당의 공조에 따라 의장직을 야권에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의장단 선출은 20대 국회에서 두 야당의 첫 합작품이 된다.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은 조만간 무소속 당선인에 대한 복당 허용으로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한 뒤 통상 원내 1당 몫인 국회의장직 사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킨다고 해도 과반을 넘기지 못해 두 야당의 공조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선 차라리 의장을 넘겨주는 대신 상임위원장 배분이나 핵심 상임위를 많이 배정받는 쪽으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로선 집권4년차를 맞아 국정과제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도출해 경제활성화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계류중인 각종 민생법안의 처리를 위해선 입법적 뒷받침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직권상정 요건이 과거보다 강화됐지만, 각종 안건 처리나 의사일정 등 국회 운영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회의장의 측면 지원은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노동개혁 추진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인식한다. 현행 국회법에는 의장·부의장 선거에 대해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고만 명시돼 있다. 문제는 그동안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여야간 사전 협의를 통해 조율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원내 1당 지위를 회득한 더민주가 국민의당과 연대해 의장직과 부의장직 차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여권의 속사정이 복잡해졌다. 새누리당은 유승민·윤상현·주호영 당선인 등 여당 성향의 무소속 당선인 7명을 전원 복당시켜도 여소야대 구도를 깨지 못한다. 반면 야권은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야당 성향 무소속 4석을 합치면 171석으로 여당을 압도한다. 이에 두 야당은 향후 원구성 협상에서 여소야대 국회라는 점을 내세워 의장직 양보를 여권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최근 더민주가 의장직을, 국민의당은 여야가 1명씩 나눠 맡는 국회부의장 2석 중 한 석을 맡는 쪽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여야가 합의에 실패해 각자 의장 후보를 내세워 본회의 표결까지 간다는 경우를 가정해도 수적에서 우세인 야당에게 의장직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야권으로선 총선 결과가 박근혜정부 중간심판론의 귀결로 나타난 만큼 당정청이 국정 강공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력한 입법적 견제를 위해서라도 의회권력의 정점인 의장직을 과반의석을 차지한 야권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권이 노동개혁법안을 비롯해 한국판 양적완화를 위한 한은법 개정안, 경제활성화법안들을 강력하게 밀어부칠 것으로 예상돼 야권으로선 의장직을 통해 강력한 견제전선을 형성해야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정작 발등의 불이 떨어진 쪽은 새누리당이다. 두 야당이 공조해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워 표결까지 간다면 의장직 사수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차라리 국회의장직은 포기하고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을 통해 위원장 몫을 많이 받거나 핵심 상임위를 많이 가져오는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집권여당으로서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의장직을 사수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부딪히고 있다. 여권 내부에선 지난 2000년 당시 16대 전반기 국회에서 제1당인 한나라당을 제치고 제2당이지만 여당인 민주당 소속의 이만섭 의원이 국회의장에 선출된 사례를 거론하며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