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島 박사 정연철의 독도 이야기-3>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독도)

일반적으로 강화조약은 전쟁 당사국 사이에 전쟁상태를 종국적으로 종결지어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고 아울러 전쟁 처리에 대한 기본적인 조건을 규정한 조약을 의미한다. 이러한 강화조약의 기본적인 조건에는 영토의 할양, 배상금의 지불 등이 포함되며,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담보수단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일본과 연합국 48개국이 맺은 평화조약이다. 이 조약은 1951년 4월 28일 발효되었다. 이 조약의 특징은 제3장의 안전조항으로서 미국과 일본의 안전보장조약의 체결을 위한 복선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9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치면서 최초 규정했던 독도 관련 조항을 삭제한 채로 체결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독도 관련 조항이 최총에 규정되었었다는 사실은 부정하면서 최종적으로 삭제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일본과의 전쟁과 관련하여 전승국에 대한 전쟁배상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전시 손해 및 고통’에 대한 배상청구권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이전의 조약과 비교해 볼 때 중요한 문제점을 보여준다. 통상적으로 전쟁 관련 강화조약은 전쟁 종료후 빠른 시일 내에 체결하는 것이 관례이다. 19세기 이후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강화조약 체결 기간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제1차 아편전쟁의 경우 전쟁이 종료된 1842년 6월 이후 2개월 만인 1842년 8월에 남경조약을 체결하였고, 제2차 아편전쟁의 경우에는 1858년 6월에 전쟁 종결 즉시로 천진조약을 체결하였으며, 1895년 4월에 종결된 청일전쟁에 대하여도 전쟁 종료 즉시 시모노세키조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1905년 5월에 끝난 러일전쟁에 있어서는 4개월 후인 1905년 9월에 포츠머스조약을 체결하였고, 1918년 11월에 종료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하여는 7개월 후인 1919년 6월에 베르사이유 조약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1945년 8월 15일에 2차대전 전쟁이 종료되었으나, 그에 대한 강화조약은 무려 6년 1개월이 지난 1951년 9월에 체결되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끌어 강화조약을 체결한 것은 조약의 내용을 다듬는데 충분한 논의를 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도 있지만, 상식을 뛰어 넘는 장기간의 소요는 강화조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당초의 뜻을 왜곡시킬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1947년 3월 20일 1차 초안이 나온 이래 무려 9차례의 수정과정을 거쳐 1951년 9월 8일 마무리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독도 관련 조항이 문제가 되었다. 1차 초안조차도 전쟁이 종료된 지 2년이나 지난 시점에 발표되었지만, 1차 초안에서 5차 초안까지 독도 관련 조항은 “일본은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및 독도를 포함한 한국의 모든 해안 소도들에 대한 모든 권리와 권원을 포기한다”라고 명기하고 있었다.
5차 초안이 나온 1949년 11월 2일 이후 보름 정도 지난 11월 19일 일본의 정치 고문으로 활동중이던 윌리암 요셉 시볼드(William J. Sebald)가 독도를 일본 영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조약 초안 수정을 권고하는 의견서를 연합국측에 제출하면서 독도 문제는 당초의 취지를 상실하게 되었다. 일본 정치고문 시볼드의 개입으로 인하여 1949년 12월 29일 발표된 6차 초안에서는 독도가 일본 영토로 포함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가, 연합국측에 참가하고 있던 영국과 네덜란드의 이의 제기로 7차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독도 관련 조항은 완전히 삭제되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그 체결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결과로 마무리되는 바람에 현재까지도 일본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게  하는 빌미가 되었다.

※ 자료 출처 : 위키피디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