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선 제 11대 (사)한국산업간호협회 회장

직장인 건강과 산업보건의 ‘파수꾼’을 자부한다

산업간호사…산업현장의 안전-보건 관리…협회 중심으로 활동
모든 산업체와 기관 등이 대상 “소규모 사업장 관리 위한 정책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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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자칫 건강을 잃기 쉽다. 산업간호사는 각종 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법률에 따른 보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정혜선 (사)한국산업간호협회장은 보건학의 권위자이자, 산업간호 분야의 전문가로서 바람직한 산업간호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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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간호사들은 LG,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을 비롯한 크고 작은 기업체나 각종 기관, 단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 현장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점검, 관리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활동의 초점은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라며 “초기에는 제조업 위주였으나, 지난 2014년부터는 서비스산업체, 2015년에는 건설업체에도 산업간호사를 두게 되었다.”고 전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근로자 건강문제가 속출하는 편이다. 우리나라 사업장의 98%가 중소기업인데, 정부는 산업간호협회에 소속된 간호사들이 이들 소규모 사업장을 포함, 매년 2만여 기업체들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간호사들은 2~3개월에 한 번씩 사업장을 방문, 관리하곤 한다.

산업전문간호사, ‘3년 이상 실무경력, 석사학위 후 시험 합격해야’
산업전문간호사는 지난 2006년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13개의 전문간호사 분야 중의 하나로 생긴 제도다. 직장인들의 질병을 사전에 예방, 관리하는 산업전문간호사는 첫 해에 자격시험을 통해 73명이 배출됐다. 이후 해마다 산업전문간호사가 신규로 배출되고 있다.

산업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보건 분야에서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쌓고, 대학원에서 2년간의 석사학위 과정을 거친 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현재까지 총 129명이 산업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는 유일하게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며, 정혜선 회장이 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정 회장은 “협회는 산업간호사의 권익을 옹호하고, 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94년 4월에 고용노동부 인가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했다”며 “현재 2,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전국에 지부를 확충하고 있으며, 산업체 보건 컨설팅 기능을 포함한 보건진단기관으로 승인받은 바 있다.”고 소개했다. 협회 회원들이 주로 대기업을 관리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협회 직원들이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 특히 영세한 소기업이나 취약한 업종까지 아우르며, 전문화된 관리를 하고 있다.
협회는 이 밖에도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일종의 찾아가는 건강관리 시스템인 보건안전센터를 두고 있고, 건강교육과 상담을 하는 근로자건강센터를 전국 5개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지원제도 정착, 교육시간 확대 필요”
정 회장은 협회를 운영하면서 조직의 질적 향상을 위해 ‘회원들의 역량강화’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전문성은 물론, 뚜렷한 사명감, 책임감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를 위해 본부는 물론, 지부에 이르기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 회장은 “교육센터가 서울에만 있어, 앞으론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도시와 각 지역마다 거점센터를 확충했으면 한다”고 했다. e-러닝(온라인) 등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그는 특히 “여성들이 많은 직장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별도의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2017년부터는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안전?보건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도 변화와 개혁도 주문했다. “산업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생지원제도를 정착화하고 보수교육 및 연수교육 등의 교육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우리 직원 및 회원 1명이 1천~2천명을 관리하고 있는 현실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다만 “협회의 집단이기주의는 곤란하다”고 했다. “산업간호협회의 역할이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면 안 됩니다.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그래서 “협회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이팅게일’이자, ‘산업현장을 누비는 ‘백의의 천사’”라고 표현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의욕적으로 신사업 추진
가톨릭의대 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정 회장은 서울대 간호대학과 보건대학원 출신의 보건학 박사다. 숱한 현장 경험도 갖고 있다. 삼영전자공업주식회사 보건관리자,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전문위원, 그리고 한국산업간호협회 교육국장,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환경연구소 특별연구원 등을 지냈다. 또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 부회장, 부천 근로자건강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장, 한국학교보건학회장등도 역임하였다.
그런 산업간호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엔 교육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정 회장 취임 후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만 해도, 금년 1월부터 준비하여 7월경 싱가폴을 방문키로 한 정기 해외산업시찰, 새내기 보건관리자 1004 멘토 프로그램, 컨설팅도 겸해, 운영 중인 보건진단,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서포터즈단, 근로자 건강센터, 장학금조성사업 등이다. 특히 정 회장 스스로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1004멘토 프로그램’, ‘보건진단’ 등 시행
새내기보건관리자 1004멘토 프로그램은 현재 전국 9개 지부 18개 지회에서 운영 중이다. 이는 개인적 역량과 네트워크를 가진 보건관리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신규 보건관리자를 1 : 1, 멘토와 멘티로 연결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심리적,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지원함으로써  비전을 형성하고 신규 보건관리자의 역량을 높이며, 지부?지회 회원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멘토링은 건강관리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되, 근로자 보건교육, 근로자 건강관리 및 증진, 공문서 작성 등 기타 업무, 작업환경관리 등도 망라한다.
보건진단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 및 근로자 건강관리에 이바지하기 위해 사업장의 산업보건업무 전반을 점검, 측정,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종합컨설팅까지 겸한다. 보건진단을 통해 건강관리 상의 문제점과 잠재적 위험성을 발굴, 개선 대책을 수립한다. 이 제도는 협회처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건진단기관에서 시행된다.
보건진단에는 자율진단과 명령진단이 있다. 자율진단은 사업장 등에서 자율적으로 업무상 질병예방 및 안전 수준 향상을 위해 진단 기관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명령진단은 산업안전보건법 제 49조에 의거, 고용노동부 지부 관서에서 사업주에게 전문적인 보건진단기관으로부터 진단을 받도록 명령하고, 진단 결과를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산업전문간호는 곧 건강, 생명, 안전의 파수꾼임을 자부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도 “제도의 원활한 운영,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건강관리에 철저를 기하기 위해서라도 예산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일터의 안전, 건강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제도적, 정책적, 문화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서 사회와 기업들이 직장인들의 건강관리에 더욱 관심을 갖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산업간호사들 스스로의 노력과 자기계발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더욱 수준높은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고, 현장에서 능숙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제 교육철학이기도 합니다.”